[단독] “무노조 경영 폐해 커.
심적 고충 겪은 근로자들께 죄송”
삼성 이재용 부회장, 전격 기자회견
    2014년 04월 01일 06:5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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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3) 최면뇽 기자 = 사실상 삼성그룹의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45세)이 ‘무노조 경영 중단’과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를 인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재용 씨는 이날 오후 3시 호텔신라 영빈관 에메랄드홀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의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설립과 노사 문제, 노조 탄압 논란 등에 대한 삼성전자 대주주로서의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끊임없이 변화를 도모했던 삼성에 최근 시련이 닥치고 있다”며, 노사 관계 등에 있어서 어느 정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공감한다”며, 이와 같이 밝혔다.

덧붙여서 이 부회장은 “그간 삼성의 무노조 경영이 회사에 애정을 갖고 일해 온 근로자들에게 끼친 심리적인 고충과 아픔이 크다”며, “생활 임금을 보장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는 등 정상적인 기업의 역할은 져버리지 않아야겠다고 반성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재용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전자서비스노조 경인부지회장(왼쪽)

이재용 부회장의 이와 같은 입장 발표는 사실상 76년간 유지되던 삼성그룹 무노조경영의 중단을 선언한 것이어서 재계와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

이재용 부회장의 기습적인 입장 발표에 재계는 적지 않게 당황한 기색이다.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갑작스런 입장 발표에 “예상 밖의 입장이 나와 노동조합에 난색을 표하는 재계가 술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의 이번 입장 발표가 이 부회장 단독에 의해 일어난 것인지, 삼성의 실질적인 방향을 설정하는 미래전략실의 대대적인 방향 전환에 의한 것인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학계에서는 일부 변칙적인 사건이 일어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최근의 그룹 승계 구도 과정 속에서 뭔가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현대경제연구소의 김 모 연구원은 밝히기도 했다.

한편 노동계는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위영일 지회장은 “삼성전자서비스 엔지니어들의 끈질긴 저항과 상식적인 외침이 만들어낸 성과 아니겠냐.”며 민주노조 운동의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노동자운동연구소 한지원 연구실장은 “이런 입장 발표는 삼성으로선 불가피한 것이었을 것이다. 그룹 전체의 변화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노동자운동이 삼성그룹 내 뿐만 아니라 바깥의 부품사 하청 노동자들을 적극적으로 끌어안고 조직해나가는 구체적인 계획을 도출할 때다.”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들로부터 교섭권을 위임받아 금속노조와 교섭을 진행중인 경총 교섭대표단은 “앞으로 교섭이 쾌속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부 협력사 사장들이 여전히 과도한 이윤 추구 의도를 꺾지 않고 있어 넘어야 할 산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삼성의 약속 이행 여부 역시 예의 주시할 부분이다.

그 뿐 아니라 롯데나 CJ 등 삼성처럼 노동조합을 불인정하고 탄압해왔던 기업들에서도 영향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호텔 신라 관계자는 “오늘 만우절인데, 너무 심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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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3 기자. liar@news3.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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