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벤져스' 서울 촬영, 2조 경제 효과?
    "영화에 서울 장면 나온다고 서울 좋아지나. 창피한 얘기"
        2014년 03월 27일 10:3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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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어벤져스> 2편의 일부 장면을 이번 주말부터 약 보름간 서울에서 촬영하기로 하면서 마포대교, 상암동, 강남대로 등에 교통통제를 실시하기로 해 찬반 논란이 있다.

    정부는 30일 오전 6시부터 오후5시30분까지 마포대교 양방향 차량, 자전거, 보행자까지 모두 통제하고, 4월 2~4일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암동 월드컵북로는 차량만 전면 통제한다. 4월 5일 오전 4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청담대교 진입램프 역시 차량만 통제하는 등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특정 영화 촬영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 한국관광공사, 서울시 등은 이번 영화 촬영으로 약 2조원의 경제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전망하며 <어벤져스> 제작팀에 이 같은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어벤져스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박대우 서울시 문화사업과 과장은 “서울 방문 관광객 수 62만명 증가 예상과 그로 인한 소비지출로 약 876억원 정도의 수입 증가를 예상한다”며 “더 중요한 것은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 가치 상승효과가 약 2조원 정도 늘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경제적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고 그 근거가 터무니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사실 <어벤져스>와 같은 오락영화를 보고 한국이 좋아져서 관광을 온다든지 아니면 소비를 한다든지, 이런 생각 자체가 영화 장르에 대한 인식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예를 들면 ‘트랜스포머’를 보고 어떤 특정 도시를 가고 싶다는 생각이 혹시 들으셨는지 좀 의문이다. <어벤져스1>도 마찬가지”라며 “오락영화에 등장하는 격투신이나 액션, 또 파괴되는 공간 장면들에 대한 선호성이 높아져서 관광과 소비 진작 효과로 이어졌다는 식의 접근은 비약이 심하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나 크라이슬러 빌딩, 백악관이 파괴되는 장면이 영화에 담겼더라도 그곳이 유명해진 케이스가 있다는 얘기도 있다”고 지적하자 그는 “백악관이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이미 세계인들이 많이 알고 있는 빌딩”이라고 일축했다.

    세계인들에게 서울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낙후됐거나 6.25의 기억, 남북 대치 상황으로 북한과 헷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기회에 서울에 대한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는 “서울에 대한 그런 이미지는 근본적으로 우리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며 반박했다.

    그는 “그런 이미지 쇄신의 방법을 영화 한 장면이나 대박영화를 통해서 바뀔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잘못이다. 오히려 제작비 2~30%(30억원 추정)이상을 제공한다고 했을 때 다른 더 많은 영화들한테 제작비를 지원해주는 게 효과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롱테일(long tail)전략으로 가는 게 훨씬 좋다. 한국을 방문해 소비효과를 일으키는 건 대형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마니아영화나 독립영화”라며 “이 영화들에 충성도나 소구력이 더 높기 때문에 이런 영화들을 지속적으로 마케팅하는 것이 더 낫지, <어벤져스2>에 서울이 나왔다고 서울이 좋아진다는 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사실 창피한 얘기”라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막대한 경찰력과 예산이 투입되고 불편을 감소하는 건 시민들인데 사전에 전혀 합의 단계가 없었다”며 “서울이라는 공간은 수도권 시민들까지 모두 15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공간인데 ‘마블’이라는 할리우드 제작 하나의 영화 촬영에 1500만 이상의 시민들이 그 정보를 알아야 되고 조심해야 되고 어떤 단체들은 매달려 협조까지 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오버라는 생각”이라고 질타했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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