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사유화'와 '공영화'
경전철 민자사업, 버스준공영제 평가 선행해야
    2014년 03월 26일 01: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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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에서 박원순 시장의 정책 성과와 한계를 다루는 ‘서울시정평가포럼’을 25일 개최했다.

이날 오후 2시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첫번째 평가 포럼의 주제는 ‘대중교통정책 평가 및 선거공약 제안’으로 버스준공영제에서부터 지하철과 택시, 교통카드, 경전철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다뤘다.

대중교통, 민영제냐 공영제냐 그것이 문제로다

대중교통정책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승용차 이용률, 특히 ‘나홀로 승용차’ 비율을 줄이는 데 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백남철 박사에 의하면 서울을 통행하는 승용차 5대 중 4대가 나홀로 차량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대중교통정책이 나홀로 차량 이용률을 줄이기 위한 방향인지, 또는 그 정책이 현재의 대중교통 ‘소유 구조’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가 쟁점이다. 구체적인 내용에 있어서도 기존의 도로와 버스를 활용할 것인지, 경전철을 도입할 것인지도 참석자들에 따라 입장이 엇갈렸다.

특히 교통의 ‘소유 구조’ 문제에서부터 시작된 버스준공영제에 대한 냉정한 평가 없이 민자사업으로 경전철을 추진하는 것은 반대한다는 입장과, 승용차 이용률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객들의 편익을 위해서는 경전철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으로 갈렸고, 근본적으로 전체 대중교통의 ‘공영제’냐 ‘민영제’냐의 문제가 제기됐다.

토론회 모습(사진=장여진)

토론회 모습(사진=장여진)

이신해 “승용차 이용률 줄인 만큼 수용량 큰 경전철 필요” 
백남철 “도시고속도로 BRT 시행하면 경전철 수용량의 85% 수준”

서울연구원의 이신해 박사는 경전철 사업의 찬반 질문에 대해 ‘찬성’ 입장임을 밝혔다. 특히 그는 승용차 이용률을 ‘줄였다’고 전제하면서 그만큼 대중교통으로 유입되는 인구의 수용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교통정책에는 정답은 없다. 다만 서울에 맞는 모델이 필요하다. 유럽에 좋은 사례가 많지만 항상 지적했듯 그곳과 서울의 도시 면적이나 인구수가 전혀 다르다”며 “승용차 이용률을 줄인 만큼 통행량을 어디에서 확보할지가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버스의 용량과 경전철의 용량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도로에서 승용차 공간 빠진다고 해서 그 빈 공간을 다 버스가 차지할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승용차를 빼고 난 공간은 보행자에게 돌려준다”고 주장하며 “그러니 서울시에서 전체 통행량의 20%를 차지하는 승용차를 뺀 만큼 그 분들은 어떻게 실어 나를지가 필요하고 그것이 그나마 용량이 큰 경전철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경전철이 민자사업으로 추진되어 더욱 논란이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해 “민자사업은 절대악이라고 하지만, 그동안 민자사업을 많이 해봤기에 그만큼 문제점도 많이 파악했다”며 “과거의 민자 방식처럼 운영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정토론에서도 이 박사는 “버스에서 기술이 획기적으로 개발되지 않는 이상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버스보다 경전철이 맞다는 주장이 타당성 있다”며 “경전철은 필요하고, 재원 문제는 오늘 논의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백남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는 승용차 이용률을 과감히 줄이고 이들의 대중교통 이용률을 감당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시고속도로 BRT(간선급행버스체계)를 제시했다.

특히 그는 “도시고속도로에 BRT를 시행할 경우 경전철 수용량의 85% 수준이며 평균 건설비는 경전철 460억 원, 지하철 1천억 원과 비교해 30억 원으로 매우 적다”고 말해 이신해 박사가 설명한 경전철의 수용량과 큰 차이가 없었다.

성현곤 “경전철, 포퓰리즘적 공약이지만 인구 천만 도시에는 필요”

성현곤 한국교통연구원 박사는 지정토론에서 정몽준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강북지역 경전철 공약을 포함한 새누리당 3인의 후보 공약에 대해 “결과적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개발이익으로 집값 올려주고 부자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고 서민들에게 잘 먹히는 부분”이라며 “이들 후보를 평가절하 하는 건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완벽한 포퓰리즘적 공약”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경전철 찬반 질문에 대해서는 “인구 천만 도시에 경전철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용인이나 김해, 의정부에서 경전철의 실제 이용률이 떨어져 비판적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그걸 시 재정사업으로 했으면 어떻게 됐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부산 지하철 4호선과 대구3호선도 경전철인데 돈이 없이 민간 조달했지만 공공의 교통”이라며 “시 재정사업에 대해서는 비판은 안하면서 민자사업으로 추진할 때만 비판한다”고 말했다.

송상석 “버스준공영제 평가 포함한 버스-지하철 위상체계 재정립 필요”

송상석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은 “버스준공제 평가를 포함 버스와 지하철의 위상 체계 재정립”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송 사무처장은 “버스와 지하철 노선간의 중복 경쟁 문제와 경전철 도입으로 인한 기존의 지선이나 마을버스의 수익성 하락이 예상되고, 경전철 역시 기존 버스 이용자의 전환률을 높여야 수익이 난다”고 지적하며 민자사업 형태에 대해서도 “사회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목적을 갖는 기업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노선 운영으로 수익이 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우이선이 곧 운행하는데 거기도 중복노선 등의 문제 있기 때문에 이곳을 보면 정답이 나타나지 않겠냐”며 “만약 적자를 보지 않는다면 시의 재정투자가 아니라 민자사업으로 해준다고 꼭 나쁜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제고의 여지는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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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 “처음부터 민자사업 전제로 추진하는 것이 적법한 것 맞는지 의문”
류하선 “민자사업 전제로 하는 경전철은 반대…9호선 맥쿼리 사태 상기해야”
이영수 “형태적 공영화가 아니라 실질적 공영화 위한 민주적 거버넌스 필요”
최강민 “무인역사 경전철, 열차 정지사고시 장애인 대피 못해”

나라살림연구소의 김상철 연구위원과 공공운수노조 사회공공연구소의 이영수 연구원, 공공교통네트워크 류하선 정책위원은 공익적 관점에서 대중교통의 민자사업을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김상철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법정 계획인 <도시철도기본계획>의 전체 노선을 민자사업을 전제로 수립하는 것이 적법한 것이냐고 지적할 수밖에 없다”며 “통상적인 민자사업 절차는 사업자의 사업제안을 통해 시작하는데, 아예 민자사업을 전제로 한 사업 추진은 정책투자대안과 상호검증을 불가능하게 하며 기술적으로 타당성을 검증하는 기준 자체도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울은 상대적으로 유동적인 도시 형태를 지니고 있고 고정화되어 있지 않는데, 경전철은 ‘고정적인’ 교통수단으로 도시구조 변화에 조응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오히려 버스를 통한 교통수단이 현행 경전철 노선과 같이 지선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류하선 정책위원은 “민간사업을 전제로 한 경전철 도입은 반대”라며 “기본적으로 경전철 도입한다면 누가 반대하겠냐만, 지금 있는 여러 도시정책 전반적인 것들과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특히 9호선의 맥커리 문제 등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정토론에서도 “마을버스나 지선버스 등 접근성으로 따지면 전세계 어디 내놔도 나쁘지 않다”며 “그런데 엄밀히 조사할 경우 경전철 사업 선정 지역 중 경전철이 아니면 대안이 없다고 할 수 있는 곳이 과연 몇 곳이나 있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나아가 그는 “결국 시장 후보들이 집값 올려줄 테니 찍어달라는 것과 같은 연장선”이라고 꼬집으며 “실제로 BRT가 대안이 될 수 있고, 마을버스 같은 경우는 서울시가 인수해서 좋은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기존의 지하철과 버스 많으니 당장 선거만 보지 않고 종합적으로 검토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영수 연구원은 앞선 주제 발표에서 정책제안으로 △버스공영제 △서울지하철과 도시철도의 통합 운영 및 수도권 광역교통체계 청사진 구축 △교통카드 사업 공영화 △우면산터널 등 기존 민자사업의 운영 재구조화 등 ‘소유 구조’의 ‘공영화’를 주장한 바 있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민자 경전철은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형태적 공영화가 아니라 실질적 공영화를 위해 관료 중심이 아닌 민주적 거버넌스 구조의 전환이 필요하고, 이 거버넌스가 충분히 담보할 때 관료 중심성을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통약자인 장애인 이동권 측면에서도 경전철 도입을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최강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사무총장은 “기존의 지하철에서도 무인 역사 등을 운영하면서, 사람이 없어 리프트를 이용하지 못하거나 긴급대피 시 혼자 빠져나올 수 없는 문제점 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지하철에 안전인력이 없어 장애인들이 다치는 사고가 많은데, 경전철은 무인 역사 시스템으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얼마 전에도 일부러 경전철을 타봤는데 안전인력이 없었다. 의정부 쪽 경전철의 경우 정지사고도 많은데 그 안에 장애인이 있었다면 혼자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기 때문에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버스준공영제의 한계와 경전철 문제, ‘소유 구조’의 문제로 함께 다뤄져야

버스공영제 전환 문제와 경전철의 민자 운영 모두 ‘소유 구조’의 문제라는 점에서 함께 다뤄져야 할 주제이다. 그러나 박원순 서울시장이 버스공영제보다 경전철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대중교통정책 방향을 틀면서 현재의 준공영제조차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영수 연구원의 경우 서울시 대중교통정책 평가 발표에서 버스준공영제의 여러 난점을 개선하긴 했지만, 근본적으로 ‘소유 구조’가 바뀌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단계적으로 완전공영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마무리 토론에서도 “준공영제에 대한 평가 논의가 필요하다”며 “박원순 시장은 이제 다 공개하고 있지만 과거 이명박, 오세훈 전 이명박 시절 준공영제 관련 정보공개를 청구하면 민간기업 자료라고 안 줬다. 현재 다른 지역의 경우 역시 민간기업의 자료라며 안 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운영기금을 다 대주고 있으니 민간기업에 대해 공적 통제가 이뤄져야 하는데, 번번히 민간기업 원리에 따라 운영하니 감사 하나 제대로 못하는 실정”이라며 “서울연구원은 나름대로 버스업체들을 5개로 통합하자는 안을 냈지만 못할 것이다. 사유재산이기 때문이다. 통합을 위한 인센티브도 있어야하는데 현재 준공영제에서는 몇 번 운행만 해도 돈 받는데 누가 통합을 하겠냐”고 반문했다.

이 연구원은 “운영 권한과 수단을 정부가 갖지 못하는 부분을 제대로 평가해야 하는데 그런 자리가 없는 게 제일 큰 문제”라며 “공영제로의 전환 비용이 많이 들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운영비용이 많이 들지 않고, 시민 편익 등의 강점이 있으니 충분히 공영제 논의를 시작해야하고, 그걸 위한 준공영제 평가를 정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철 연구위원 역시 “서울시가 준공영제, 공영제, 무상교통 의제를 피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요금을 내는 것도 시민이고 세금을 내는 것도 시민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교통체계의 이득을 누가 갖고 있느냐는 질문이 바로 공영제의 질문”이라며 “어떤 시장 후보건 공영제 문제 피해간다면 현실적인 문제를 도외시하는 결과 낳을 것”이라고 공개 논의를 요구했다.

송상석 사무처장은 “경전철 건설 문제와 버스공영제 문제는 이용자 관점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경전철을 민간이 운영할 것이냐 공공기관에서 운영할 것이냐도 이용자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며 “경전철 추진 문제는 버스와 지하철 위상 체계 재정립과 더불어 버스준공영제 평가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에서 이세걸 서울환경연합 사무처장과 김홍철 환경정의 사무처장은 ‘교통사고’ 사망 위험보다 배기가스 배출로 인한 미세먼지로 발생하는 사망 위험이 더 높다고 지적하며 승용차 이용률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안에 방점을 뒀다.

이를 위해서는 혼잡통행료의 인상과 자동차 공회전 시 과태료 부과의 현실적 시행 등 규제 방안을 제시했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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