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집트 법원, 529명에 사형선고
        2014년 03월 25일 10:1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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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집트 남부의 민야 지방법원이 축출된 무르시 전 대통령의 지지자 529명에 대해 살인 등의 혐의로 사형을 판결했다고 24일(현지시간) 이집트 언론이 보도했다. 이런 집단 사형선고는 이집트 사법부 역사에서 초유의 일이다. 전체 피고인 545명 중 16명만 무죄가 선고되고 나머지 전원에게는 사형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529명의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 지지자들에 대한 사형 선고 이후 이집트 사법체제에 대한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무르시 축출에 반대하는 시위 과정에서 벌어진 1명의 경찰관 살인와 2명의 살인 미수에 대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이 대규모 재판은 22일도 시작되어 두차례 공판밖에 진행되지 않았지만 집단 사형이 선고된 것이다. 변호인들과 분석가들은 항소심에서 형이 경감될 것으로 예측했지만 이들은 정치적 반대파에 대한 탄압 속에서 이집트의 법치주의에 대해 큰 우려를 표명했다.

    방송화면

    방송화면

    국제엠네스티는 최근 전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단일 사건의 집단 사형선고라고 비판하며 ‘거대한 불의의 판결’이라고 묘사했다. 이 판결에 대해 세속적인 사람과 이슬람 지지자들 모두 분노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집트의 불안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무르시 대통령의 지지조직인 ‘무슬림형제단’은 재판 결과에 반발하며 즉각적으로 거대한 저항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디언>에 따르면 피고들의 가족과 변호인들은 “이 사태는 무엇으로도 설명할 수 없다. 이건 사법적 판결이 아니라 잔인한 폭력행위”라고 비판했다. 가족 중 한 사람은 “24일 재판은 5분간 진행됐으며, 그 과정에서 변호인이나 피고인들 심지어 검찰조차도 제대로 듣지 못했다. 판사는 단지 16명에게만 무죄를 선고하고 나머지 전부를 사형에 판결했다”고 말했다.

    25일에는 또다른 683명의 무슬림형제단 지지자들을 포함한 피고들의 재판이 같은 민야의 지방법원에서 예정되어 있는데 이 재판에서도 가혹한 판결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의 분석가들은 이번의 초유의 집단 사형 선고는 이들을 직접적으로 처단하는 것 보다는 6월 전후로 예상된 대통령선거에서 무르시 축출의 주역인 군부 지도자 엘시시 국방장관이 대선 출마를 할 것인데 이에 대한 반발이나 저항에 대해 강력한 경고의 성격이 크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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