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셔터 벽화 프로젝트 in 오류동
    [나의 현장] 당신 마을은 ‘안녕’하신가요? 마을디자이너, 셔터를 올리다.
        2012년 06월 20일 02:1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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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마을은 ‘안녕’하신가요?
    오늘도 대문 안팎을 오가며 바쁜 하루를 보냈을 당신, 오늘은 몇몇의 동네 분들과 인사를 나누셨나요? 혹시 어색하고 수줍어 인사를 못 건네셨나요? 이사를 오면 떡을 돌리고, 비오는 날이면 막걸리에 부침개를 나누어먹던 마을의 이웃과 사라진 동네 풍경 되찾기 프로젝트를 시작해요! 늦은 귀가길, 동네 가게의 닫힌 셔터 위에 가게 주인 아저씨 이야기를 담아내고, 가게 추천 ‘오늘의 별미’가 그려진 벽화가 그려진다면 우리의 귀가길은 어떻게 변할까요? 마을에 수줍은 인사를 건네고, 닫혀있는 동네 가게의 셔터를 힘껏 당겨 함께 올릴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작년 12월 경, 구로 민중의집 문이 빼꼼이 열리더니 두 명의 젊은 여성이 쭈뼛쭈뼛거리면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그녀들이 “구로 민중의집에는 프로그램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저희가 프로그램을 채워 드릴게요.”라고 하더군요. 그 순간 제 머리 속은 ‘쟤들 뭐니?’와 ‘당찬데?’라는 생각이 번갈아 들더군요.

    사실 당시 저는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해야할지 막막해하던 때라, 당차고 무모해 보이는 그녀들이 어떤 이야기를 할지 호기심이 생겨 그녀들의 이야기를 듣기로 했습니다. 그 때 나온 프로그램 중의 하나가, 지금 진행되고 있는 ‘셔터벽화프로젝트 in 오류동’입니다.

    구로 민중의집에서 셔틀벽화 고민 중

    만효라는 친구는 오류동에서 기거한 지 4년 정도가 되었습니다. 오류동은 오랫 동안 개발이 되지 않은 노후한 주거지역, 상가지역이 더 많은 동네입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조금 싼 편이어서 성공회대를 다니는 청년들이 많이 거주하기도 합니다. 만효도 성공회대 출신입니다. 만효는 4년이라는 시간 동안 동네를 다니면서, 같은 동네 주민이면서 얼굴은 알지만 막상 인사를 하기엔 좀 뻘쭘한 상황에 접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허름한 동네라, 밤늦은 시간의 귀갓길이 무섭다고 합니다.

     그래서 동네 상가 셔터에 벽화를 그리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상가 운영하는 주인을 인터뷰하고 그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셔터벽화로 만들어내는 작업을 통해, 사라진 마을의 이웃과 풍경을 되찾는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저에게 제안했습니다. 그래서 셔터벽화프로젝트 in 오류동은 시작되었습니다.

    상가 주인들의 반응은 꽤 좋습니다. 단골 밥집 주인을 통해 소개 받아 연결된 미용실, 청과가게, 반찬가게, 그리고 ‘우리도 해달라’라는 요청을 받게 된 노래방과 호프집 등. 셔터에 벽화를 그릴 때 맛있는 것을 해주시겠다고 오히려 우리를 현혹하기도 하시고, 빨리 그려달라고 성화도 부리십니다. 상가들이 오래되다보니 이곳저곳 보수도 필요한 상태라, 셔터벽화 이외의 보수 요구도 많이 들어옵니다.

    인터뷰하자고 하면 손사래를 치시며 인터뷰할 게 없다고 하시면서도, 이것저것 질문을 하면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옵니다. 그 사연들, 하나하나가 드라마입니다. 살면서 굴곡을 겪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만은, 상가 주인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시간이 어느새 훌쩍 지나가버립니다. 하나같이 자신의 가게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십니다. 오랫동안 이 동네를 지키면서 장사를 해오신 분들이라서 그런지, 동네에 대한 애정도 깊습니다.

    그래도 경쟁 가게 셔터에 벽화를 그리겠다고 물어보면, 하나 같이 싫어하시네요^^. 팀워크를 다지고 마을 벽화 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4회차 워크샵을 열었고, 성북구 장수마을 사례, 인천 배다리 마을 사례를 통해 주민들 간의 이해 조정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현실로 닥치니, 고민이 깊어집니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가 자원활동을 기반으로 하다보니, 개인적인 마음과 달리 좀 느리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 3개월이면 끝낼 수 있겠지 했는데, 어느덧 6개월 넘게 이 프로젝트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오류동 주민, 1인 시민활동가, 구로민중의집 상근자, 열린사회 나눔재단 준비위원회 소속 자원봉사자들, 마을문화를 고민하는 청년, 구로민중의집 회원이지만 집은 저 멀리 사는 직장인 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알음알음 모였습니다.

     그리고 이 다양한 사람들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은 셔터벽화 프로젝트이지만) 이 프로젝트가 끝나면 영등포, 가리봉, 서대문 등 다른 곳에도 벽화프로젝트를 해보겠다는 각각 야심찬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참, 성공회대도 벽화를 그려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네요. 열정과 사람만 가지고 시작한 셔터벽화 프로젝트이지만, 많은 이들의 요구와 욕구들이 모여서 점점 완성시켜야만 하는 목표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일단 구로구 오류동부터 구로민중의 집과 함께 자신이 사는 마을의 복원을 바라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시작합니다. 작지만 느릿느릿, 당신과 함께.

    [텀블벅 모금] 마을가게 셔터에 벽화 그리기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눈에 예쁜 그림이나 마을을 놀러오는 다른 사람들을 위한 그림이 아니라 마을에 사는 바로 그 마을사람을 위한 그림을 충분한 인터뷰를 통해 가게 셔터에 그리려고 합니다. 마을의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새로운 가게 셔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페인트와 각종 도구를 사기위한 비용에서부터 준비과정 워크샵을 진행하는 비용까지 꽤 많은 비용이 소요됩니다. 텀블벅을 통해 셔터벽화를 그리기 위한 재료비를 만들고 주민들과의 인터뷰를 하기 위해 진행되는 비용을 마련하려고 해요. 겁도없이, 열정과 사람만 가지고 시작한 이 소통과 협업의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겠어요?도움을 주시려면 여기를

    필자소개
    구로 민중의 집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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