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노예로 살 수는 없다
[기고]AS기사 탄압하려 ‘폐업카드' 꺼낸 삼성전자의 ‘노조 파괴’
    2014년 03월 06일 04:1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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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또 하나의 살육’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월 27일 정오 삼성전자서비스 해운대센터 사측은 그야말로 ‘기습적으로’ 센터 폐업을 통보했다. 그간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열악한 실상과 눈물에 대해 제대로 된 보도 한번 없었던 일부 언론은 삼성이 친히 보낸 보도자료를 받아쓰듯 기사를 내보냈다.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실수령액 97만원 남짓의 급여를 받던 AS노동자들이 “과도한 요구를 했기 때문”이라는 삼성의 주장은 터무니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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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자료 : 월급 명세표 (18년 근무자 (부장))
– 파업을 하기전인 2013년 11월 실수령액 957,170원
– 뭐가 부끄러운지 임금명세표를 대외비로 분류했다.

AS노동자들을 ‘앵벌이’로 세워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았던 삼성전자는 5개월째 임금안도 내놓지 않으며 교섭을 질질 끌어오기만 했다.

지난 해 36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때에도 협력사에 대한 일감 뺏기와 폐업 협박으로 노동조합 탄압을 지속했지만, AS노동자들은 흔들림 없이 대오를 지켜왔다.

울산과 광주, 영등포 등에서는 조합원들을 향해 납치와 감금, 폭행 등 온갖 파렴치한 짓도 서슴치 않았다. 지난 9월에는 칠곡센터 고 임현우 조합원이 과로사로, 10월 31일에는 천안센터 고 최종범 조합원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일해 온 50명 남짓의 해운대센터 AS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이 만들어진 이후 본사에 의한 지역 떼가기로 막대한 생계 압박을 받아왔다.

근로기준법에 위반되는 건당 수수료 체계에 의존해야 하는 엔지니어들로서는 지역 분할만으로 임금이 절반으로 깎이는 탄압을 겪어야 했다.

해운대센터 관할 구역의 중간 지대인 좌1~4동, 중1~2동 전체를 본사가 뺏어감으로써 해운대구의 129,373세대 중 52,954세대가 떨어져 나간 것이다.

당연히 이는 센터를 적자로 내몰았고, 조합원들의 생계는 월 100만원 남짓의 임금으로 추락했다. 폐업 공표 하루 전 저녁에 있었던 유승철 사장과 조합원들 사이의 간담회에서 사장 스스로 인정한 사실이다.

삼성은 해운대센터가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내몰다가 이제는 폐업을 강제하며 가동할 수 있는 모든 언론플레이를 통해 노동조합을 흔들려 하고 있다. 지난 7개월 갖은 수를 동원해 탄압을 가했지만 그 무엇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뒤늦게 확인한 것이다.

삼성 자본과 삼성전자 고객전담최고임원 이재용 부회장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더 이상 잃을 것조차 없으며, 고작 ‘임금 몇푼’과 ‘고용’에 집착하는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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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에 이어 2월 마지막 날인 28일 아침에도 경기 이천센터에서 ‘폐업’ 협박이 있었다. 두 센터 사장은 토씨 하나 틀리지 않는 문구 ‘건강상의 이유와 경영 악화’를 빌미로 삼았다.

이천센터 김덕재 사장은 조합원들에겐 ‘폐업’이라 통보하고, 비조합원들에겐 “2~3달 기다리면 다시 열테니 그때까지 기다려라”고 말한 것이 드러났다. 삼성 자본에 의한 기획된 ‘위장 폐업’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런 조치들은 명백히 불법일 뿐만 아니라 아무런 근거도 없다. 폐업이 노동조합의 무리한 요구 때문이라는 삼성 자본과 일부 언론의 보도는 터무니없다. ‘임금안’ 조차 내놓지 않으며 교섭을 해태하는 협력사 대표들과 경총이 내뱉는 거짓말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폐업 지시의 명백한 주체가 ‘삼성전자서비스’ 원청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는 삼성전자서비스의 AS노동자들은 현재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싸움의 태세를 다지고 있다. 이제는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삼성에 맞선 싸움 제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오히려 활기 있게 앞으로의 투쟁을 당당하게 준비하고 있다.

조합에 가입된 60개 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전국 곳곳의 천오백 조합원들은 해운대센터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느끼고 모든 것을 걸고 지키겠다고 결의하고 있다. “노예와 같던 삶으로 돌아갈 순 없지 않습니까?”

삼성은 이 나라의 헌법마저 위배하는 ‘무노조’를 자기 가문의 ‘가훈’처럼 여긴다. 따라서 무슨 짓이든 할 것이다. 왜 못하겠는가? 누구보다 언론을 잘 틀어막고 잠시 시끄러워도 나중에 돈만 퍼부으면 이미지도 적당히 개선되지 않겠는가?

삼성전자서비스 AS노동자들은 가식과 위선으로 얼룩진 삼성전자의 반사회성을 무너뜨리고, 반도체공장 백혈병, 불산 유출, 태안반도 기름 유출, 3대 세습, 탈세, 대학 줄 세우기, 의료영리화, 중국에서의 아동 착취 등 온갖 사회 문제를 일으켜온 악덕 자본 골리앗에 맞서 승리할 이 시대의 다윗이다.

가끔 간담이 서늘해짐을 느낀다. 저들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도 되지 않는다. 그만큼 삼성이 무소불위의 권력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그것에서 공포를 내면화하지 않는 것이다.

언젠가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의 김태윤 감독은 “외압보다 무서운 게 내압”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물론 그 후에 밝혀졌듯 명백한 ‘외압’의 정황들도 있었지만 말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런 외압이란 아랑곳 않고 묵묵히 우리의 갈 길을 가는 것이다. 자본 권력이 강력한 만큼 그 자본을 지탱시키는 노동자들의 잠재된 힘은 그만큼 강력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더러워져 가는 이 세상에 확인시켜주어야 한다. ‘삼성왕국’의 주인이 저 ‘3대 세습’ 이씨 일가가 아니라, 삼성과 그 하청자본 하에서 일하는 ‘백만 노동자’라는 사실을 말이다.(아래 부분 설명 참고)

삼성에서 최초로 대규모 노동조합을 건설해 힘차게 싸우고 있는 1500여 명의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자신의 회사를 망하게 하기 위해 일어선 것이 아니다. 어찌 노동자들이 자기 회사를 망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싸우겠는가?

중요한 것은 삼성 노동자들 스스로 뭉치고 일어나 우리가 어떻게 인간답게 살 수 있는지, 우리의 노동과 삶을 소중히 여길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 과정 속에서 삼성도 바뀌고, 우리들의 삶도 변화되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겁 먹은 개가 더 크게 짖는다고 했다. 삼성 자본은 이제 ‘폐업 카드’라는 최후의 수순까지 왔다. 그러면서 그것이 자신들이 모의하고 공작한 것이 아니라고 발뺌할 것이다. 매우 영리하다. 어린 시절에 본 만화영화에서 영악한 천재 악당의 최후는 발랄하고 명랑한 꼬마들의 예측불허의 저항으로 만들어졌던 것 같다.

“적이 원하는 시간에 싸우지 않고, 적이 좋아하는 장소에서 싸우지 않으며, 적이 생각하는 방식으로 싸우지 않는다.” 얼마 전 세상을 뜬 베트남의 독립영웅이자 20세기 최고의 명장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지압 장군의 말이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그렇게 싸울 것이다. <끝>

<삼성의 무노조 철학 탓에 노동기본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노동자 수>

공정거래위원회 기준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국내 76개사로 이뤄져 있으며, 76개 사의 종사자 수는 약 26만 명이다. 지난해 폭로되어 파장을 일으킨 <S그룹 노사전략 문건>에 따르면 그룹 사 내 간접고용 노동자는 정규직의 약 30%로 약 8만 명 규모다. 삼성에 의해 직접적으로 무노조 상태를 강요받는 노동자가 자그마치 34만 명에 달한다는 것.

삼성과 전략적인 관계에 있는 범삼성가로 범위를 넓히면 이 숫자는 더 커진다. CJ그룹 82개사 5만여 명, 신세계그룹 27개사 3만 여명에 두 그룹의 간접고용 노동자 약 2만여 명이 이병철 회장 때부터 무노조 경영철학으로 인해 노동기본권을 제대로 누리고 있지 못하고 있다.

또한 삼성의 하청(협력사) 역시 삼성과 장기적으로 거래하기 위해서는 삼성의 무노조 철학을 따라야 한다. 삼성전자의 겨우 현재 관리 협력업체는 1차 8백여 개, 2차 3천4백여 개다. 삼성과 LG 계열사를 제외한 전자, 전기 산업 종사자 50만명 중 절반 이상, 약 25만 명 정도가 포괄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화학(삼성정밀), 군수(삼성테크윈), 선박(삼성중공업), 도매(삼성물산), 시스템통합(삼성SDI), 숙박(신라), 수리(삼성전자서비스), 소매(이마트), 운수(CJ GLS) 등을 모두 계산해보면 약 60만 명에 달하는 노동자가 삼성 무노조 정책에 포괄된다,

요컨대 삼성그룹, 구 삼성그룹, 범삼성가의 간접고용 노동자와 1~2차 하청 등을 전체적으로 보면 약 1백만 명 가까이가 삼성의 무노조 정책에 따라 노동기본권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전체 임금노동자의 6%에 해당한다. 기업 규모 상 노조 설립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10인 미만 업체들을 제외하면 한국의 10%에 해당하는 노동자들이 삼성의 무노조 철학 탓에 노동기본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한지원, 피할 수 없다면 바꿔라 – 삼성 무노조 정책의 파급효과, <월간 비정규노동>중

필자소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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