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준 의원에게 묻는다
    대환이 죽음, 유족 절규에 답하라
        2014년 03월 04일 12:2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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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서울 남산 백범 김구 선생님 동상 앞에서 “저 정몽준은 대한민국의 심장 서울이 힘차게 고동치도록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다”고 선언하신 정몽준 의원께 묻습니다.

    “정몽준 의원께서 명예이사장으로 계시는 현대학원이 운영하는 현대공고 3학년 학생이었던 김대환군이 학교의 주선으로 금영ETS라는 공장에 실습을 나갔다가 2014년 2월 10일 밤 야간근무 중 당시 폭설로 인해 지붕이 붕괴되면서 그 엄청난 철 구조물에 깔려서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나 계십니까?

    그리고 그 김대환군이 장례식장 영안실 냉동고에 싸늘한 시신으로 안치된 지 24일이 지난 지금까지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19세, 청춘의 꽃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가정생활에 보탬을 주고자 공장에 실습을 나갔다가 엄청난 철 구조물에 깔려죽은 아들의 영정을 부여안고 24일 동안 영안실을 지키며 통곡하는 부모님의 피눈물을 아십니까?

    정 의원님이 명예이사장으로 있는 현대학원이 운영하는 현대공고에서 2월 12일, 김대환군의 졸업식 날 대환이 친구들이 요구한 추모 묵념조차 ‘학교 이미지’를 우려(?)하며 거부한 선생님들의 행태를 아십니까?

    아들 대환이의 영정을 들고 아들이 죽었던 금영ETS를 찾아가 절규하고, 지역사회에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호소하는 부모님과 그 가족들의 심정을 아십니까?”

    아직까지 정몽준 의원이 지난 2월 10일 울산에서 발생한 현대공고 실습생 김대환군의 사망사건을 모르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 이미 경찰서 정보과 직원이 김대환군 유족에게 정몽준 의원의 울산 방문시 조문에 관한 의견만을 물어왔다는 사실을 볼 때, 정몽준의원은 이 사건을 이미 알고 있으리라 판단합니다.

    대환이_1

    고 김대환군의 친구가 빈소에 올려놓은 친구에 대한 그리움의 글입니다

    정몽준 의원은 1990년 학교법인 현대학원 이사장에 취임했습니다. 그리고 2010년 9월 현대학원 이사장에서 물러난 후 명예이사장이 되었다는 사실을 인터넷을 통해서 확인했습니다. 정몽준 의원이 명예이사장으로 계시는 현대학원이 운영하는 현대공고에 재학 중이던 학생, 김대환군이 학교의 주선으로 실습을 나갔다가 법적으로 금지된 야간노동에 투입되었고, 근무 중 공장의 지붕이 붕괴되면서 붕괴된 건물에 깔려 죽음을 당했습니다.

    7선 국회의원, 그중 대부분을 울산시 동구를 지역구로 가졌던 정몽준 의원입니다. 현대공고는 정몽준의원이 지역구였던 울산시 동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정몽준의원이 서울로 지역구를 옮기면서 정 의원의 측근이라는 새누리당 안효대 의원이 지역구를 물려받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현대학원의 이사장, 명예이사장이신 정몽준 의원, 현대공고가 위치한 울산 동구에서 5선의 국회의원을 하셨던 정몽준의원은 아직까지 현대공고 재학생 신분으로 실습을 나가서 법적으로 금지된 야간노동에 투입되었다가 공장지붕 붕괴사고로 숨진 김대환군에 대해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나 조문조차 없었습니다. 그리고 정몽준 의원으로부터 지역구를 물려받은 안효대 의원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김대환군의 부모님과 유족들은 3월 2일 정몽준의원의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 소식을 들었습니다. 심정이 어떻겠습니까?

    대환군

    고 김대환군은 공장 바닥으로 내려앉은 저 육중한 철 구조물에 깔려죽었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을 꿈꾸는 정몽준 의원입니다. 그리고 1천만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출마를 선언 했습니다. 정몽준 의원은 백범 김구 선생님 동상 앞에서 “서민을 이용하지 않고 서민이 중산층이 되도록 도와주겠다”고 출마선언을 했습니다.

    저는 감히 말씀드립니다.

    “정몽준 의원께 열아홉 살까지 고이 키운 아들 대환이를 잃고 망연자실하며 24일째 영안실을 지키고 계시는 대환이 부모님들을 중산층으로 만들어 달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대환이가 다녔던 현대공고를 운영하는 현대학원 명예이사장 정몽준으로서 양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진짜로 ‘서민’이신 이분들 앞에 사죄하시고, 남은 문제들의 해결에 나서 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차가운 냉동고에 갇혀있는 대환이를 더 넓은 하늘나라로 마음 편히 보내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 길만이 정치인 정몽준께서 말씀하신 “서민을 이용하지 않는” 길입니다.

    현대공고 실습생 김대환군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완전한 사태 해결 때까지 정몽준의원은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필자소개
    전 현대자동차노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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