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연맹 대대 유회
선관위 진상조사, 의무금 등 논란
    2014년 03월 01일 12:2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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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연맹이 28일 2014년 정기대의원대회를 열었지만 파행을 거듭하다 끝내 유회가 됐다.

이날 오후 2시 용산 철도회관에서 정기대의원대회를 개최한 공공운수노조연맹은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공공서비스지부(서경지부)가 이화여대분회 선거에 대한 중앙선관위 진상조사 결과에 반발해 ‘중앙선관위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한 문제로 시작부터 논란이 됐다.

의무금 500원 인상과 관련해서도 산별 전환 조직 대의원과 미전환 조직 대의원간 첨예한 입장 차이가 드러나면서 끝내 파행으로 끝났다.

공공운수노조연맹 대대 모습(사진=장여진)

공공운수노조연맹 대대 모습(사진=장여진)

중앙선관위에 대한 진상조사 요구…중앙선관위 전원 사퇴

사건의 발단은 박명석 전 서경지부 지부장이 이화여대 분회장 선거에서 불공정 행위를 저질렀다는 문제제기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8월 26일 이화연대 분회장 선거에 5명의 후보가 등록하자 박 전 지부장은 후보 난립을 이유로 선거를 무기한 연기시켰다. 또한 9월 3일 이대분회 조합원 총회에서 박 전 지부장은 특정 후보에 대한 비방을 해 공정선거 의무를 위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태와 관련해 박준호 조합원이 중앙선관위에 진상조사를 요구했고, 중앙선관위는 이화여대 분회장 선거 중단 요청을 공문으로 발송했지만, 서경지부는 11월 6일 선거를 강행했다.

중앙선관위의 진상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전 지부장측이 선거를 무기한 연기한 것은 ‘반조직 행위에 대한 진상조사’였다고 주장했지만, 관련 자료를 중앙선관위에 제출하지 않았으며 입후보자의 반조직 행위에 대한 입증자료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총회 당시 박 지부장이 분회장 후보에 대한 신상발언으로 “선거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위배”했으며 서경지부 선거관리위원장에 대해서도 “이대 분회 선거 사태에 대한 중재와 개선의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중앙선관위는 일반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고 특정 후보를 비방, 사퇴 압박의 간접적인 영향을 끼친 점 등 선거 불공정 행위를 했다고 판단, 중앙집행위원회에 박 전 지부장 등 3인에 대해 징계를 요청했다.

그러나 서경지부는 이 같은 중앙선관위 결정에 반발하고 상무집행위원회에 김윤기 중앙선관위 위원장과 선거 실무 담당자인 총무국장에 대해 진상조사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중앙선관위에 대한 진상조사라는 전례가 없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또 집행부는 중앙선관위의 징계 요청의 건은 받아들이지 않은 채, 중앙선관위에 대한 진상조사는 결정해 지난 2월 17일 중앙선관위 측에 진상조사를 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반발한 중앙선관위원회는 ‘사퇴 입장서’를 통해 “서경지부는 중앙선관위의 진상조사에 비협조적이었으며, 중앙선관위가 선거 중단을 결정했는데도 강행했으며, 중앙선관위 결정에 반발해 지부 선관위 업무중단을 조치하고, 핵심 조사대상은 서면조사조차 응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상무집행위가 중앙선관위에 대한 진상조사를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중앙선관위 기능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며 1인을 제외하고 모두 사퇴했다.

임시중앙선관위 구성 VS 위원장 해명과 사과가 먼저

양측의 입장이 첨예한 가운데 정기대의원대회에서 회계감사와 민주노총 파견 대의원 등을 선출해야 했다. 그러나 중앙선관위가 사실상 기능이 마비되면서 임시 중앙선관위를 먼저 구성해야 가능했다.

이에 한 대의원이 임시 중앙선관위원 선출의 건을 첫 번째 안건으로 발의했지만, 중앙선관위에 대한 진상조사 사태에 대한 해명과, 이상무 공공운수노조연맹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대의원들이 줄을 이으면서 장시간 토론이 이어졌다.

한 대의원은 “중앙선관위가 서경지부 3인에 대해 징계요청을 했는데도 왜 집행되고 있지 않는지”를 지적했다. 이에 이상무 위원장은 “다시 조사해서 징계하든지 중집에서 논의할 예정”이라며 중앙선관위에 대한 진상조사에 대해서는 “용어가 진상조사일 뿐 사실 확인 수준이다. 양 조직간 갈등이 증폭되지 않도록 중집에서 논의하겠다” 답변했다.

하지만 이 대의원은 “이전에도 중집에서 경기지역지부에 대해 제명한 적이 있고, 그 역시 중앙선관위 진상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라며 서경지부의 3인에 대해서는 징계조차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집행부가 다른 생각 갖고 있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이 대의원은 “중앙선관위는 정상적으로 진상조사 활동을 수행한 것인데 이를 조직 갈등(중앙선관위와 서경지부)으로 몰아붙인다면 중앙선관위가 어떻게 일을 하겠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대의원도 “중앙선관위의 진상조사 결과에 대한 서경지부와 경기지부의 처리 방법에서 다른 결론이 나온 것은 문제”라며 “가장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할 중앙선관위에 대한 진상조사를 (중앙위나 중집이 아니라) 상집에서 결정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상무 위원장은 “조직간 갈등이라고 한 것은 서경지부에서 중앙선관위에 대해 진상조사 요청을 문서로 제출한 상태이기 때문에 중앙선관위와 서경지부간에 오해가 있었다면 해소시키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이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또 다른 대의원은 “현재 중앙선관위가 집행부로부터 부당한 간섭을 받고 사퇴한 것인데, 집행부가 그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그들의 독립성을 훼손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하고 사과해야 하는 것이 우선 아니냐”며 집행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상무 위원장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책임이 위원장에게 있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중앙선관위원들께서 사퇴를 철회해주시면 좋겠지만 이 자리에 안 계셔서 어려울 것 같다. 그러니 안건 처리를 위해 중앙선관위를 임시로 선출할 수 있도록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성원 143명 중 84명의 찬성으로 임시 중앙선관위원을 선출하기로 하면서 일단락됐다.

 회순 변경 문제로 몸싸움 직전까지

중앙선관위 논란을 마무리 짓고 회순을 정리하면서 또다시 문제가 불거졌다. 의무금 500원 인상과 조직발전 방안이 중요한 논의인 만큼 먼저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그러나 이러한 논의 과정 중 일부 대의원들이 고함을 지르면서 격한 말들이 오가면서 몸싸움 직전까지 번지는 사태까지 갔다. 주변 대의원들의 만류로 사태는 수습했지만, 회순변경 논의를 더 진척시키지 못하고 곧바로 찬반 투표로 들어가 재적 131명 중 40명만이 찬성해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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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순변경에서 일부 대의원들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과 곧바로 찬반 표결에 들어간 것은 회의를 압축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공공운수노조연맹의 독특한 구조 때문이기도 하다.

산별로 전환한 조직인 공공운수노조와, 아직 전환하지 않은 공공운수연맹이 모여 있기 때문에 산별전환 조직과 미전환 조직간의 입장 차이가 뚜렷한 상황이다.

의무금 인상 논란…산별 전환 조직과 미전환 조직의 갈등

집행부는 산별조직의 의무금이 평균 5700원이고 납부율도 82.3%이지만, 미전환 조직의 경우 정액 4천원인데다가 납부율도 57.4%에 지나지 않는다며 미전환조직의 의무금 500원 인상을 제시했다. 산별조직은 임금에 따라 조합비를 책정하지만 연맹을 정액 조합비를 납부하기 때문에 금액에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집행부는 산별로 전환한 조직의 과도한 재정 부담과 산별전환 조직과 미전환 조직간의 의무금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 4월부터 500원을 시작해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미전환 조직에서 이에 대해 강력 반발했다. 납부율이 높지 않다면 조합원 수를 축소해 의무금을 납부하는 조직 등에 대한 납부를 독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조합원 수를 축소해 의무금을 납부하는 조직은 철도노조처럼 해고자의 희생자기금을 적립해야 하거나 어용노조와 경쟁해야 하는 서울지하철노조 등에서 불가피한 행위이고, 독려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집행부의 입장이다.

그러나 일부 미전환 조직은 의무금을 인상할 경우 다소 남감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미 70개의 지부를 갖고 있는 소산별인 공공연구노조의 경우가 그렇다. 이들 대의원에 따르면 공공연구노조는 조합원 수를 축소하지 않고 성실히 의무금을 납부해왔지만 10년 동안 희생자기금, 법률 지원 등 연맹으로부터 한 번도 지원을 받은 적이 없다.

특히 공공연구노조의 한 대의원은 “연맹의 역할을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도 기능적으로 70여개가 넘는 사업장과 투쟁하는 작은 산별 노조”라며 “우리 노조가 가장 많이 지출하는 것이 사업비로 3천만원이다. 그런데 의무금 500원이 인상된다면 이 금액과 맞먹는다”고 토로했다.

미전환 조직인 한국지역난방공사노조의 대의원도 “다른 재정수입이 없어 결국 의무금 단계적 인상을 한다는 건데, 기존에 의무금을 성실하게 납부했던 사업장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조치”라며 “의무금 인상 안건을 철회하고 오히려 미납 사업장에 대한 대책을 강구할 것”을 요청했다.

반면 산별전환 소속 대의원들은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대의원은 “미전환 조직은 임금이 인상되더라도 의무금은 4천원”라며 “현재 각 지역별로 전략조직화 사업을 하면서 특히 비정규직 조직 사업비가 많이 들어가는 상황에서 돈 없어 조직활동 못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사회보험지부의 한 대의원도 “조합원들이 산별 전환될 때 불만이 예산이 없다는 문제”라며 “연구노조 상황은 이해되지만 그런 문제는 어느 정도 산별과의 의무금 격차를 줄인 후에 방안을 찾아야지 이런 차이를 그냥 두면 산별 조합원들이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미전환 조직도 단돈 10원이라도 매년 임금이 인상될 텐데 의무금은 4천원으로 동결하는 건 어느 누구도 이해 못할 것”이라며 인상안에 찬성 의견을 내비쳤다.

이상무 위원장도 의무금 인상으로 가장 피해를 보게 될 연구노조에 대해 “소산별이고 사업비도 많고 상근자도 많은 걸 알지만, 비정규직 사업도 연맹과 공동사업으로 재정지원 충당할 수 있도록, 통합운영 방안을 모색해서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연구노조의 대의원은 “구질구질하게 돈 이야기 자세하게 안 했는데, 우리 노조의 특정 지부가 우리 규약 반해서 산별로 전환해서 갔다. 그런데 우리 노조에 있을 때는 1만5천원씩 내던 걸 산별로 가자 1만원 조금 넘게 내고 있다”며 “마치 우리 노조가 조합비를 적게 내려고 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오히려 산별 전환하면 적게 내는 구조”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대의원도 “연구노조가 연맹(미전환)에 남아있는 이유는 연구노조의 공공부문 대표성을 우리 연맹이 갖고 있길 바라기 때문”이라며 “의무금을 인상하냐 마냐의 문제가 아니다. 천원으로 인상한다 하더라도 우리 노조가 공공부문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전망 있어야 하는데 현재 조직발전 전망은 없고 돈만 떼가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지난해 사업결과에도 있지만 공공기관의 연구노조가 연맹이든 노조든 가입한 사례가 1~2곳 아니냐. 연구노조는 지난해만 지자체를 포함해 10여 군데가 가입했다며 “중요한 것은 5백원이 아니라 우리 노조가 근본적 문제를 점검하고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심층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이 안건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통과시킬 때 실제로 돈 내는 사람들이 누구냐”며 “우리는 소산별이지만 미전환이라는 이유로 성실히 납부하고 있는데도 인상해서 내야 하냐. 잘 판단해 달라. 우리는 명백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제출하고 퇴장했다. 산별 대의원수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투표 결과는 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지체되면서 이미 저녁 7시를 넘긴 탓에 자리를 비운 대의원들이 늘어나면서 재적 과반 110명에서 4명이 모자라 투표까지 성사되지는 못했다.

이상무 위원장은 “끝까지 회의를 사수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유회를 선언한다. 빠른 시일 내에 성사시켜 처리하지 못한 안건을 함께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공공운수노조연맹이 처리하지 못한 안건은 △의무금 인상안 △2014년 사업계획 및 예산 승인 △조직발전 방안 △가맹조직 제명 등 총 4가지 안건이다.

향후 다시 개최될 대의원대회에서 다시 의무금 인상안과 조직발전 방안을 두고 산별전환 조직과 미전환 조직간의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또  중앙선관위에 대한 진상조사와 관련해서도 중집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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