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삼성의 왜곡 반박에 재반박
        2014년 02월 28일 02:36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삼성노동인권지킴이>는 재벌권력의 상징이고 노동인권의 사각지대인 삼성그룹의 노동인권 실태에 대해 6차례의 토론회를 개최하여 그 실상과 심각성을 사회에 호소했다.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에도 종합토론에 참석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참여하지 않았다.

    대신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공식 블로그를 통해 6차 토론회의 일부 토론 내용을 왜곡하며 반박하는 글을 게시했고, 또 일부 언론은 삼성전자측의 그러한 왜곡 반박내용을 인용 보도하며 마치 해당 토론회에서 정확하지 않은 사실로 삼성을 비판한 것으로 호도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삼성노동인권지킴이는 삼성전자의 반박에 대해 반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작년 12월 발족한 삼성노동인권지킴이(사진=미디어스)

    삼성전자 블로그 반박문에서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선임연구원은 “‘아시아로 간 삼성’이라는 책을 보면, 인도네시아 버카시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4명이 숨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발표자가 ’아시아로 간 삼성’이라는 책을 인용하며 주장한 내용은 사실과 다르기에 아래와 같이 설명 드립니다.

    삼성전자는 인도네시아 버카시 지역에 반도체 생산 사업장을 개설하거나 운영한 사실이 없습니다. 버카시에는 반도체 사업장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그곳에서 사망한 직원도 있을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해 삼성노동인권지킴이측은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가 제공한 녹취록을 제시하면서 삼성전자가 토론자의 발언을 왜곡하고 사실 관계를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녹취록에서 확인된 토론자의 발언은 다음과 같다.

    “제가 책을 하나 좀 소개를 해보려고 하는데 2010년에 “아시아로 간 삼성”이 발표가 되었는데, 이건 홍콩에 기초한 아시아모니터리소스센터인가요?

    거기서 각 국가별, 삼성의 주요 산업이 위치하고 있는 인도, 말레이시아, 중국 등의 나라에서 이곳에 어떤 노동인권가 혹은 진보적인 학자들이 같이 쓴 학자들이 2013년 말에 나온 게 있더라구요. 사실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아시아에서도 동일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2가지 정도의 예시를 들어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인도네시아 버카시(자카르트 웨스트자바)에 산업단지가 있는데, 전자니까 반도체산업인 거 같은데, 황유미씨가 있던 것과 동일한 업종인 거 같습니다.

    그런데 2010년에서 2012년 사이에서 이 작업장에서 4명의 사망자 발생했습니다. 폐병(때문에 사망)이라고 나와있는데, 이런 사건이 삼성반도체 문제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기본권으로서 인간의 건강권이란 부분에서 인권의 문제와 노동자가 안전한 작업장에서 일할 권리 혹은 자기가 어떤 조업에 참여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지식정보를 제공받을 권리, 그리고 노동의 문제, 그리고 환경 안전에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환경주의자들이 같이 공동으로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지 않을까 또 이것이 국내적인 사안일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부분에서도 동일하게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삼성전자 블로그의 반박문과 토론자의 실제 발언을 비교하면, 토론자는 ‘아시아로 간 삼성’이라는 책을 인용한 것이 아니라, ‘아시아모니터리소스센터'(AMRC)에서 발행한 별도의 자료가 출처임을 밝힌 것이다.

    토론자가 언급한 자료는 ‘아시아모니터리소스센터(AMRC)’가 2013년 출판한 <‘Labour Rights in High Tech Electronics: Case Studies on Workers’ Struggles in Samsung Electronics and its Asian Supplier>로, 한국과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에 있는 삼성전자와 그 협력업체들에 대한 사례 연구를 엮은 책이다.

    또한 토론자는 이 책을 인용해 2010년과 2012년 사이 인도네시아 삼성전자 현장에서 4명의 산재 사망이 발생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삼성은 의도적으로 ‘아시아로 간 삼성’에서 인용한 것으로 왜곡해 토론자와 토론 내용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자 했다.

    특히 삼성전자측은 인도네시아 버카시 지역에 반도체 생산 사업장을 개설하거나 운영한 사실이 없었기에 사망한 직원도 없다고 지적했지만, 토론자는 반도체 공장으로 단정지은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에 삼성전자 사업장이 있으며, 반도체 사업장일 가능성을 언급했을 뿐이다.

    더 중요한 핵심은 해당 지역 삼성전자 공장에서 산재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버카시 지역에 삼성전자 공장이 정말로 없는 것도 아니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서는 삼성전자가 해당 지역에 공장을 지어 1991년 8월부터 22년 이상 운영해오고 있다고 명시했다. 주요 사업내용은 ‘전자제품 생산’으로 되어있고, 반도체가 포함됐는지 여부는 명시되어있지 않다.

    그리고 해당 ‘삼성전자 공장’에서 4명이 산재 사망한 것은 사실이다. 삼성은 단순히 ‘반도체 공장’이 없었으므로 ‘사망 직원도 없다’고 말장난으로 바꿨지만, 해당 지역에는 ‘삼성전자 공장’이 존재하며, ‘사망 직원’도 존재한다.

    토론자 또한 녹취록에서 확인되듯이 “인도네시아 버카시(자카르트 웨스트자바)에 산업단지가 있는데, 전자니까 반도체산업인 거 같은데…”라며 “(그곳에서) 2010년에서 2012년 사이에서 이 작업장에서 4명의 사망자 발생했다”고 말하고 있다. 인용한 AMRC의 책자에서도 그 노동자의 사망 사실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삼성노동인권지킴이측은 이같이 반론을 제기하며 “삼성은 여전히 산업재해 발생 사망 사실을 부정하며 진실을 은폐하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유감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버카시 공장에서 발생한 산재 사망과 관련한 역학조사 실시와 국내 사업장에서 발생한 산재 사고에 대해서도 피해자 및 유가족과의 대화에 성실히 임할 것과 재발방지대책 등을 촉구했다.

    또한 이후 추진되는 삼성 관련 공개 토론회에는 삼성측이 공동주최로 참여하여 책임있게 사회적 논의에 임할 것을 제안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