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첫 희망버스, '유성기업'으로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 회사...노동탄압의 백화점
        2014년 02월 27일 01:5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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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야노동 철폐와 주간연속 2교대제 쟁취를 위해 정당한 절차를 거쳐 ‘2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했다는 이유로 직장폐쇄를 당했던 유성기업 노동조합의 힘겨운 투쟁이 3년째 이어지고 있다.

    2011년 5월 18일, 직장폐쇄 직후 용역깡패가 대포차를 타고 인도에 서있던 13명의 조합원들을 들이받고 도주한 사건을 시작으로 노조 파괴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일도 서슴치 않았던 유성기업, 그의 사장과 폭력 책임자는 여전히 ‘무죄’다.

    창조컨설팅이라는 노무법인과 짜고 노조 파괴 시나리오를 작성했다는 사실이 국회에서 폭로되고, 용역깡패를 고용해 조합원들을 폭행한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지만, 국민들의 관심사가 이들 사건에서 멀어지고 있을 때, 사태의 책임자인 사장과 공장장, 노무관리 이사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여전히 아무런 처벌을 받고 있지 않다.

    유성기업 희망버스 제안 기자회견(사진=장여진)

    유성기업 희망버스 제안 기자회견(사진=장여진)

    반면 너무나도 당연한 요구인 ‘주간연속 2교대제’를 합의한 대로 이행하라고 촉구했던 노동조합측은 부분파업을 진행한 이유로 2011년 5월 18일 해고와 다름 없는 직장폐쇄를 당해야 했고, 투쟁 과정에서 사측으로부터 12억, 국가로부터 1억2천원만의 손배가압류를 받아야 했고, 17명이 구속되고 27명이 해고됐다.

    이 때문에 2012년 10월 21일 유성기업 아산지회 홍종인 지회장이 관련자들 처벌과 해고 무효 등을 외치며 고공농성에 돌입했다가 151일차에 노동부측이 유성기업 책임자들에 대해 구속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겠다는 말만 믿고 농성을 해제했다.

    하지만 검찰은 노동부의 이러한 구속의견에 대해 보강할 것을 지시해 결국 2013년 8월 구속의견이 ‘불기소’로 뒤집혔다. 노동부측은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2013년 10월 13일 다시 홍종인 유성기업 아산 지회장과 이정훈 영동 지회장이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홍 지회장은 129일차인 2월 18일 천안지청 노사정 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내려왔지만 이정훈 지회장은 138일째 하늘 위에 있다.

    이들의 요구는 너무나도 명료하다. 유성기업 사용자 구속, 아산과 영동 공장장 퇴진 등 2가지이다.

    27일 오전 11시 민주노총에서 열린 ‘힘내라, 민주노조’ 유성기업 희망버스 대국민 동참호소 기자회견에서 홍종인 지회장은 “제가 고공농성에서 내려올 때 이정훈 부장이 이렇게 말했다. ‘유시형 사장이 구속될 때까지 안 내려가겠다’고 했다. 둘이 있다가 이제 혼자 남은 동지의 심정이 얼마나 외롭고 힘들지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어제 ‘손잡고’ 출범식에서 어떤 기자가 왜 이렇게까지 투쟁하냐고, 왜 그렇게 계속해야 되냐고 물었다. 나는 이미 노동자가 징계되고 해고되고, 구속되는데 자본가는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투쟁을 안 할 수 있냐고 답했다”며 “지금 이 문제는 유성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권과 자본의 노조 파괴에 대한 심각성은 모두의 문제”라며 희망버스에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유성기업은 노동탄압의 백화점이자,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것이 민주노조의 현실이라는 것을 정확히 대변하고 있는 곳”이라며 “손배가압류와 구속, 해고, 고공농성으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 노동자를 외면하는 사업주와 또 그러한 사업주를 기소하지 않는 검찰에 대해 우리 민주노총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성기업측이 어용노조를 설립해 조합원들을 압박하고 민주노조를 파괴하려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장하나 민주당 의원은 “복수노조가 시행된 지 만 3년이 되고 있지만, 그 제도는 노동자들의 단결권 강화와 노동자들의 이익을 위해 제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사실상 노조를 차별하고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사용되어 왔다”며 올해 안에 노동부가 복수노조를 갖고 있는 사업장에 대해 전수조사를 통해 이 부조리가 깨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현재 금속노조가 항소해 판결 직전에 왔다”며 “유성기업 등 민주노조를 파괴하려 했던 사업장에 대한 특검도 실시해야 겠지만 이번에 제대로 법적으로 따져 유성기업을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가 제안해 민주노총, 금속노조, 민중의힘, 민교협, 민변 노동위, 노동당, 청년좌파,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정의평화불교연대, 통합진보당 등의 제 단체가 모여 오는 3월 15일의 희망버스를 제안했다.

    시민들이 모여 이종훈 지회장이 고공농성 중인 옥천 IC 광고탑을 찾아가 응원하기 위해서이다.

    이들은 2011년 한진중공업, 2012년 쌍용자동차, 2013년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에 이어 2014년 유성기업으로 희망버스를 운행하자며, 3월 15일 이종훈 지회장 고공농성 154일째가 되는 날을 맞이해 전국적으로 154대의 희망버스를 출발시키자고 제안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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