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하게 상상하고 꿈꾸라
[책소개] 『소셜픽션, 지금 세계는 무엇을 상상하고 있는가』(이원재 외/ 어크로스)
    2014년 02월 23일 01:01 오후

Print Friendly

옥스퍼드 스콜월드포럼, 아스펜 아이디어 페스티벌, 사회적 자본시장 컨퍼런스…….

지금 세계의 혁신가들은 살고 싶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거침없는 상상에 뛰어들었다. 공상과학소설이 등장해 과학과 사회를 바꾸었듯이 소셜픽션은 우리가 살고 싶은 사회를 만들어내는 가장 도전적인 기획이다.

이러한 상상의 역사는 대공황 시절 ‘100년 후 우리 후손들의 경제생활’을 예측했던 케인스로부터 출발한다. 유럽공동체, 제주 올레길, 스웨덴 복지국가 등으로 이어지는 오늘을 바꾼 어제의 상상들을 살펴보면 이 놀라운 제안들이 어떻게 구체화되고 실현되는지를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세계 경제의 최전선에 있는 혁신가들은 지금 무엇을 상상하고 있을까? 이 책에서는 참여, 자립, 달라지는 정부, 알고리즘 사회라는 4개 분야로 나누어진 11개의 혁신적인 기획들로 미래를 바꿀 오늘의 상상을 제시하고 있다.

스콜월드포럼에서 소셜픽션의 개념을 제안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함마드 유누스는 ‘제약 없는 상상을 마음껏 하는 것’이야말로 사회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지금 세계는 1929년 대공황 때보다 더 높은 벽 앞에 서 있다. 소셜픽션을 쓰는 이들은 대담하게 상상하고, 스스로 살고 싶은 미래를 더욱 적극적으로 생각해내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역설한다.

소셜픽션

케인스가 대공황의 한복판에서 100년 후 세상을 상상한 까닭은?

“하루 3시간만 일하는 시대! 생계를 위한 노동이 사라진다.” – 1930년, 케인스가 쓴 100년 후 세상에 대한 소셜픽션

“왜 집집마다 망치가 필요하지? 자동차도, 집도 함께 쓰면 안 될까?” – 2008년, 경제위기 속에서 소유에 대한 태도를 바꾼 사람들

“GDP 대신 행복GDP, 사회진보 지수로 진짜 삶의 질을 평가하자!” – 2013년, 경쟁 전략의 대가 마이클 포터가 제시한 빅 아이디어

20세기 세계 경제의 밑그림을 그렸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1930년에 쓴 에세이 <우리 후손들의 경제적 가능성>에서 꼭 100년 뒤인 2030년의 사회를 그렸다. 케인스는 100년이 지나면 과학 기술로 인해 축적된 자본과 높아진 생산력으로 인간의 경제적 능력이 8배까지 상승될 것이라 보았다. 이 사회에는 생계를 위한 노동이 사라지고, 사람들은 일자리를 나누며, 유쾌하고 지혜롭고 풍족한 삶을 누리는 것 만이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예언이 틀렸을까? 아니다. 케인스가 쓴 것은 일종의 소셜픽션(Social Fiction)이었기 때문이다. 소셜픽션이란 사회에 대해 제약 조건 없이 상상하면서 미래를 그리는 기획 방법이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예측이 아니라 사회나 조직의 변화를 만드는 과정인 것이다.

이렇게 상상을 통해 먼 미래의 이상적인 모습을 그리고 나면, 현재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차례대로 생각하고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케인스는 기존의 관점을 바꿔 대공황의 한복판에서 현실적 제약 조건을 뛰어넘는 사회적 상상력을 발휘했다. 그 결과 공황 때 돈을 풀어 수요를 늘리는 처방을 내렸고 이는 뉴딜 정책으로 구현되거나 복지국가의 비전을 제시하며 자본주의의 황금기를 만들어냈다.

1929년 대공황보다 더 높은 벽 앞에 서 있는 오늘날, 또 다시 미래를 상상하는 사람들은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 책은 지난 100년 동안 상상을 통해 세상을 바꿔나간 혁신가들의 사회적 상상의 계보를 추적하고 있다.

사회를 바꾸는 가장 강력한 기획은 바로 소셜픽션을 쓰는 것!

“빈곤이 사라지는 소셜픽션을 써보도록 합시다. 빈곤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어린이들이 박물관에 가야 하는 세계를 그려봅시다. 공상과학 소설이 있었기에 과학이 따라가서 그것을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사회적 상상력을 발휘해 소셜픽션을 쓰고 문제 해결 방법이 따라오게 해봅시다. 상상이 모든 것의 출발점입니다.”

저자는 자신의 비전을 정책으로 구현하겠다는 미완의 꿈을 완성하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혁신의 밑그림을 그리는 현장들을 찾아 나섰다. 그곳에서 그가 발견한 것은 바로 소셜픽션이었다.

사회적 상상들이 벌이는 잔치의 자리는 한국의 소셜픽션을 쓰는 ‘소셜픽션랩’으로 이어졌다. 사회 변화는 미래와 과거가 밀고 당기는 가운데 일어나며 사회적 상상이 사라지면 사회 진보는 멈추고 만다. 전 세계는 이미 사회적 상상의 잔치를 벌이고 있다.

소셜픽션(Social Fiction)이란 그라민 은행의 총재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함마드 유누스가 스콜월드포럼에서 “과학이 공상과학 소설(Science Fiction)을 닮아가며 세상을 변화시킨 것처럼, 소셜픽션을 써서 사회를 변화시키자”며 주창한 개념으로, 상상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유누스는 제약조건 없는 상상을 마음껏 하는 것이 사회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세상을 바꾸는 빅 아이디어를 강조하는 아스펜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는 빈곤층에게 사회적 금융의 혜택을 주는 어큐먼 펀드의 창립자 재클린 노보그라츠, TED라는 집단지성의 상징을 이끄는 총괄 큐레이터 크리스 앤더슨을 만나 혁신의 구체적인 방향과 실천을 배울 수 있었다.

가까운 과거를 살펴보자.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계에 대한 염원으로 만들어진 유럽연합, 사람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자 한 넬슨 만델라, 유럽 최빈국에서 최고 복지국가가 된 스웨덴, 빈곤 문제를 다른 금융으로 해결해낸 그라민 은행, 한국에도 치유의 순례길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 제주 올레까지 어제의 사회적 상상이 오늘의 세상을 바꾸어낸 사례는 이미 우리 앞에 가득하다.

지금 세계가 상상하는 미래 혁신에 대한 가장 구체적인 안내서

빈 침대와 주차장에서 쉬는 자동차로 부수입을 올리는 공유경제?

주민과 직원이 하나가 되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도시가 있다면?

세계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에 투자하는 비영리 벤처 펀드?

여성들이 모여 동네 의원과 헬스장을 만든 여성주의 공동체 경제의 실험 결과는?

인센티브제를 정부 정책에 적용할 수 있을까?

자전거 타기처럼 단계별로 쉽게 배우는 수학 공부로 대학 캠퍼스가 대체된다면?

기자 없이 작성되는 로봇 저널리즘, 완벽한 디지털 화폐 비트코인의 시대에 인간은 어떤 노동을 할까?

전 세계 혁신의 구루들은 지금 무엇을 만들어내고 있을까? 참여를 통해 집단지성과 공유경제라는 연대를 실현해 낸 사람들, 스스로 고용하고 돕기 위해 시장의 원리로 빈곤을 극복하는 현장들,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기발한 방법을 제시하는 거버넌스, 인간의 노동과 비효율을 제거하려는 기술의 가능성이 보여주는 알고리즘 사회라는 4가지 분야는, 각기 미래 트렌드를 만드는 소셜 키워드들이 제시한다.

이 책은 세계가 지금 어떤 사회를 상상하는지에 대한 안내서이며 우리가 살고 싶은 세계에 대한 이 유쾌한 상상들은 경제적 파국에 맞서 사회를 바꾸어나갈 소중한 미래 기획이다.

장기적인 미래를 생각하는 이들이 꿈꾸는 미래 사회의 모습과 현재 진행 중인 가장 앞선 실험들이 어우러져 세상을 바꾸리라는 확신을 전달하고 있다. 1년짜리 기획이든 10년짜리 기획이든 지금 새로운 일을 기획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바로 그 넘치는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변화하는 세상에 관한 자유로운 상상을 담은 소설보다 더 흥미진진한 소셜픽션. 미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경제는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