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것은 우골탑이 아니다
[이상엽의 시선] '인골탑'이 되어가는 오늘의 대학 현실
    2014년 02월 12일 10:0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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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두고 상아탑이라는 이야기는 사라진 지 오래고 ‘우골탑’이라는 말만 남았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80년대 자녀를 대학 보낸 부모들에게 우골탑은 아니었다.

당시 한국경제는 거의 두 자리 숫자로 성장하고 있었고 노동력은 부족하기만 했다.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은 100% 정규직에 정년보장을 추구하던 때였다. 그 자식들도 직장을 골라서 가던 때였으니 부모 자식이 모두 정규직이던 사회였다. 학자금 장기 대출은 식은 죽 먹기였고, 수년거치로 졸업 후 갚을 수 있었다. 분명 대학이 우골탑은 아니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한국은 부모 자식이 모두 비정규직인 세상을 살고 있다. 그동안 사회 물가에 비해 대학 등록금은 비교할 수 없게 치솟았다. 그리고 이제 대학을 보내는 중년들의 실질 수입은 오히려 줄었다.

이미 집 장만과 자녀 대학보내기라는 두 마리 토끼잡기라는 환상은 깨진 지 오래다. 노후 대책이라는 것도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면 접어야 한다.

전후 가장 가난한 세대가 탄생하고 있다. 그것을 모를 리 없는 우리의 자식들은 대학에서 정의와 낭만을 선택할 수 없다. 부모에게 기대기는 애당초 글러먹었으니 살 길을 찾을 수밖에 없다. 참으로 우울한 세대간 동거가 시작된 것이다.

중앙대 청소노동자들의 힘겨운 투쟁을 취재하러 갔다가 우울해졌다. 학교는 강산보다 더 변했는데, 학생들의 대부분의 부모들은 참으로 많은 번민의 나날을 보내리라. 부모들의 대부분이 비정규직 아니겠는가?

도대체 우리는 이 사회가 이지경이 되도록 무슨 일이 했단 말인가? 그리고 마음으로야 상아탑을 기대하겠지만 현실은 우골탑이다. 이제 돌이켜보니 대학을 입학했던 때가 28년 전이다. 거의 한세대가 지났다. 나는 대학이 인골탑이 될까 두렵다.

서울 흑석동 중앙대. 2014

서울 흑석동 중앙대. 2014

필자소개
이상엽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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