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 갖고 한국 왔지만 악몽 됐다"
    아프리카 예술인들, 새누리당 앞서 노예노동 규탄
        2014년 02월 10일 04: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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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어지는 기사 링크(홍문종 의원측 “전혀 모르던 일”)

    현대판 노예 노동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포천아프리카예술박물관 노동자들이 10일 오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에게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이날 12명의 예술공연단은 새누리당 당사 앞에 모여 최저임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 초과노동과 열악한 기숙사 환경, 강제적인 여권과 예금계좌 압수 등 노예 노동 실태를 고발했다.

    부르키나파소에서 온 무용가 엠마누엘씨는 “박물관장과 직접 오디션을 보고 선발됐지만 한국에 도착한 첫날부터 계약서와 다른 일을 시켰다”며 “우리는 전문공연인으로 하루 3회 공연하기로 했지만 청소와 어린이 교육 등을 떠맡았다”고 호소했다.

    엠마누엘씨는 “계약서에 없는 내용이라고 박물관 관장에서 항의했지만 박물관 규칙에 따라야 한다고 강요했다”며 “우리는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공연을 해봤지만 이런 대우를 받은 것은 처음”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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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이주노동자들 기자회견과 공연(이하 사진은 장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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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이주노동자 기자회견과 공연2

    특히 엠마누엘씨는 “우리는 전문예술가이기 떄문에 계약해지 3개월 전에 미리 통보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지난 주(2월 9일) 비자 만료가 다 되서야 일방적으로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때문에 엠마누엘씨 등은 오는 2월 27일 출국해야 한다.

    짐바브웨에서 온 파이나씨는 “저는 한국에 올 때 꿈을 가지고 왔지만 곧 악몽으로 바뀌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한달에 50만원, 미화 500불도 되지 않는 돈을 받았다. 이걸로는 제대로 된 음식도 먹을 수 없다면서 박물관장에게 불만을 제기했다. 하지만 그는 아프리카에서는 충분한 돈이 아니냐며 이 돈으로 살라고 했다”며 “아프리카에서 10달러와 한국에서의 10달러는 차이가 있기 떄문에 부족하다고 했지만 이걸로 살아가라고 했다”고 비판했다.

    식비에 대해서도 그는 “원래는 하루 2,500원이었다. 터무니없이 적은 돈이라고 홍문종 이사장에게 직접 항의방문을 했다. 그래서 올려받은 금액이 하루 4천원”이라며 “이걸로는 아침밥만 간신히 먹는다”고 말했다.

    특히 파이나씨는 “우리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라고 항의할 때마다 관리자는 우리에게 홍문종 이사장이 한국에서 대단히 중요한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우리가 항의할 때마다 이사장이 국회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를 맡고 있다는 대답만 들었다”고 주장했다.

    부르키나파소의 라자크씨는 “한국에 온 음악인들은 각 마을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들이다. 음악은 우리의 학교이자 삶이고, 우리 부족에서 가장 중요한 활동”이라며 “따라서 박물관이 우리의 삶을 죽인 것과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주노총 주봉희 부위원장은 “집권여당 사무총장이란 자가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는 박물관에서 임금 착취가 일어났다”며 “외국인 노동자들의 임금을 착취하고 육체적 고통을 전가하는 것이 새누리당이 할 짓이냐”고 질타했다.

    주 부위원장은 “우리는 결코 이 문제를 호락호락 넘기지 않을 것”이라며 홍문종 사무총장에게 “국회의원과 사무총장 자리를 내려놓고 노동자들에게 사과하고 체불된 임금 100%를 법정이자를 포함해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다야 이주노조 비대위원장은 “한국에는 여러 나라에서 온 노동자들이 많다. 그리고 그들도 법적으로 최저임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전혀 다른 대우를 받고 있다”며 “이번의 아프리카박물관 노동자들뿐 아니라 거의 절반 이상의 이주노동자들이 이런 대우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한국의 대표적인 정당의 사무총장까지 맡고 있는 사람들이 노동자들을 이렇게 대우하다니 너무나도 기가 막힌다”며 “국회는 법을 만드는 곳이다. 그런데 국회의원이 법을 무시하고 지키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12명의 예술공연단과 이주공동행동, 민주노총,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경기지역 이주노동자 공동대책위 등 20여명은 장하나 민주당 의원실을 찾아 사태 해결을 위한 면담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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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하나 의원과의 면담 모습

    장하나 의원은 “한국에서 부당하고 불법적인 처우를 받게 된 것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하루라도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하고 책임자가 처벌 받도록 할 것이다. 책임자가 아무리 권력자라고 하더라도 똑같이 처발받을 수 있도록 잘 싸우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장 의원은 오는 1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이 문제를 다루겠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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