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혁신회의' 출범 연기돼
    준비모임 수준에서 더 진행하기로...'통진당'문제 변수될 듯
        2014년 01월 22일 01:5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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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12월 3일 노동・정치・연대는 ‘박근혜 정권의 폭압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진보정치의 구체적인 연대와 단결을 위해 진보정당들과 민주노총, 진보교연을 비롯한 진보, 민중 단체들과 함께하는 ’진보정치의 연대와 통일을 위한 원탁회의’를 구성’하자는 제안을 했다. 제안 대상은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 계급정당추진위, 민주노총, 진보교연이었다.

    원탁회의의 틀에서 현안 과제에 대한 공동실천, 지방선거에서의 공동대응, 진보정치 통일 재편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자는 것이었다.

    이 제안에 대해 녹색당은 지방선거 공동대응에는 관심을 보였지만 원탁회의에 참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었고, 계급정당추진위도 참여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논의는 노동당 정의당 노동정치연대 민주노총 진보교연으로 시작됐다.

    노동・정치・연대는 제안 대상에 통합진보당을 포함시키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 노동・정치・연대의 관계자는 통합진보당은 배제의 대상이 아님을 확인했지만 현 상황에서 통합진보당은 연석회의 참여 대상이기보다는 연대의 대상으로 설정하고 관계 모색은 추후에 진행한다는 입장이어 제안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까지 제안의 대상에 포함시킬 경우 정의당과 노동당, 진보교연이 참여 자체에 부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원탁회의의 성격은 분산되어 있는 노동/진보정치 조직들이 이견을 좁히고 단결을 모색하는 연대조직의 성격이 강하고, 정치적 합의에 근거한 통일된 정치조직체로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통합진보당을 제외한 대다수의 범진보정치세력들이 모여 노동/보정치의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

    이후 12월 10일, 12월 19일, 올해 1월 2일과 15일 네 차례의 각 단체 집행책임자 회의를 가지면서 <진보정치 혁신과 재편을 위한 연석회의(진보혁신회의)> 출범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1월 22일 오전에 대표자회의를 거쳐 진보혁신회의 출범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집행책임자회의에는 정의당 권태홍 사무총장, 노동당 정현정 사무총장, 민주노총 이근원 정치위원장, 노동・정치・연대 이병렬 집행위원장, 진보교연 이도흠 교수가 참여했다.

    2013년-노동절

    작년 노동절 집회 자료사진

    노동당 내부에서는 ‘신좌파당원회의’라는 당원모임이 진보혁신회의 참여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을 올렸고, 일부 시도당 운영위원회에서도 참여에 비판적인 의견을 제출하기도 했지만 노동당 대표단은 20일 회의를 통해 진보혁신회의 참여를 결정했다.

    정의당도 천호선 대표의 21일 ‘오마이뉴스’ 인터뷰를 통해 진보혁신회의 참여를 재확인했다. 천 대표는 인터뷰에서 “22일 정의당, 노동당, 민주노총이 함께 모여 지방선거에서 연대하고 이후에 진보정치의 혁신, 단결, 재편에 대해 함께 논의하자는 합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20일 상집에서는 큰 이견 없이 참여를 확인했지만 21일 열린 중앙집행위원회에서는 통합진보당 성향의 지역본부장들이 진보혁신회의 참여에 강하게 반발하여 난항을 겪었다. 반발의 핵심은 통합진보당이 참여하지 않는 진보혁신회의에 민주노총이 참여하는 것에 대한 반대였다.

    최종적으로 민주노총은 “진보혁신회의는 진보의 성찰과 혁신, 시국 현안 대응, 지역운동과 지방선거의 결합, 지속적인 진보정치의 길 찾기 등을 주요 논의 의제로 출발한다. 총연맹은 중집 의견을 모아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하되 통합진보당과 녹색당에도 이 내용을 제안해 참여케 하는 방안을 강구키로 했다”고 최종 결정했다.

    이러한 민주노총의 중집 결정에 따라 22일 예정되었던 진보혁신회의 대표자회의와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집행책임자회의로 전환하여 논의를 진행했다.

    22일 오전 열린 집행책임자 회의에서는 진보혁신회의 준비모임의 이름으로 “노동당, 노동・정치・연대, 민주노총, 정의당, 진보교연은 민주노총의 2014년 2차 중집 결과를 고려하여 2014년 1월 22일로 예정되었던 ‘진보정치의 혁신과 재편을 위한 연석회의’(약칭 진보혁신회의) 구성을 연기”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준비모임은 “진보의 성찰과 혁신을 통해 노동자민중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진보정치에 대해 통렬히 성찰하며 평가하고, 패권주의와 분열을 극복하는 민주적이고 혁신적인 길을 모색”하며 “박근혜정부 1년이 가져 온 노동자민중의 고통을 덜기 위한 각종 시국현안과 다가오는 6•4 지방선거에 대한 공동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이런 공동대응이 진보정치의 혁신과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결정했다.

    이제 진보혁신회의가 본조직을 출범하기 위해서는 ‘통합진보당’ 문제를 극복해야만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노동・정치・연대가 원탁회의를 제안할 당시에도 통합진보당 문제가 걸렸지만 통합진보당이 포함될 경우 다른 진보정당들과 진보정치세력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배제의 대상은 아니며 연대의 대상’으로 설정했었다.

    하지만 민주노총 내의 통합진보당 지지 세력들이 민주노총의 참여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진보혁신회의의 출범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이다.

    통합진보당이 포함되는 진보진영의 대연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비통합진보당 세력들이라도 1차적으로 단결하여 재편을 모색하는 것이 진전을 보일지, 아니면 통합진보당 지지 세력들의 비토로 분산하여 존재하는 진보정당들의 현 상황이 그대로 유지될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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