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회의 문제,
협동의 정신으로 풀다
[진보정치 현장]일본 생활공동체 현장을 가다 2편
    2014년 01월 15일 10:2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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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생활공동체 현장을 가다 1편 링크

메사그란데 음식창업지원센터

가와사키시 나카하라구에 위치한 메사 그란데(mesa grande) 음식창업지원센터 입구는 한국의 일반 생협 매장처럼 소박하며 콩, 마늘, 수박 등 야채들을 소량 포장하여 판매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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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는 퓨전 레스토랑처럼 넓은 주방과 테이블이 오픈되어 있어서 요리하는 사람과 손님들이 편안하게 담소를 나눌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었다.

이날 소개를 맡은 타시로 매니저는 여기서 사용되는 식재료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채소들이며 현재 일본에서도 농지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 지역농산물을 판매하고 있고 지역 야채로 요리를 만들어서 지역 농가를 살리는 지산지소 운동을 3년전 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이동식 가게로 시작하였지만 지정된 장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문을 열게 되었으며 지역 채소가 신선해서 지역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고 월 2~3회 야채를 판매할 뿐만 아니라 농가의 일손도 보탠다고 한다.

또한 여기서는 요즘 일본의 젊은 사람들이 야채 요리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요리법을 가르쳐 주며 산지 생산자들에게 손님들의 반응을 피드백 하여 정보를 제공하는 일도 하고 있었다. 메세그란데 음식창업지원센터는 가와사키시와 상공회의소가 협력하여 만들었다.

이곳의 주요 사업은 원 데이 세프와 랜탈 키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원 데이 세프는 하루 동안 가게를 빌리고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가게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주로 음식점을 창업하는 사람이 창업 전에 음식을 만들어 주민들의 반응을 들어 보고 이후 창업에 도움을 받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우리나라도 매월 많은 음식점이 문을 열지만 성공하기 어렵듯이 일본도 비슷한 상황인 것 같다. 만든 음식을 팔 경우 음식비는 1만 5000엔~1만 8000엔 정도이며 빌린 사람이 수입을 가져가고 월 3~4회 신청하고 있다.

물론 여기서 음식점 창업에 대해 여러 정보를 제공하며 창업상담과 관리도 맡아서 한다.

또 하나의 사업은 랜탈 키친 사업이다. 요리에 관심 있는 분들이 조리실을 빌리거나 사람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한다. 일본인이지만 한국 음식을 만들어서 초청한 지인들과 음식을 나누기도 하고 일본에 사는 이주민들이 원 데이 숍을 열어서 커뮤니티 공간을 열기도 한다. 이 외에 한적한 시간에는 주민들의 교류의 장소로 활용된다.

메사 그란데의 운영은 NPO 단체인 그라스 가와사키에서 운영하며 가와사키시와 상공회의소에서 관련기관에 홍보를 하고 있다.

협동의 정신으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유메코프 생협

다음 방문한 곳은 Pal system 가나가와 유메코프 생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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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협 사무실 안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유메코프 생협의 정신이 담겨진 액자였다. “생명을 사랑하고 자립과 협동의 힘으로 풍부한 지역 사회를 만들어 냅니다.” 평소 생활정치에 관심 있는 나로서는 소박한 이 글 속에 많은 것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 공동체 안에서 생명을 지니고 살아가는 생명들을 귀하게 여기며 스스로 깨우쳐 지역공동체 구성원들과 협동하여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지역사회를 창조하자는 이 글에 가슴 뭉클한 감동이 밀려 왔다.

사무실 안에는 생협 조합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교육장이 여러 군데 있으며, 영어, 한국어 등 외국어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식재료 안전교육 등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장이 있었다. 특이한 것은 부모와 동반한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방이 곳곳에 있었다.

참고로 유메코프 생협은 육아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임심중이거나 산후에 아이 돌봄이 필요할 경우 조합원끼리 도와주는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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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을 둘러보면서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사무실 구석 공간에 각종 재활용품들이 깨끗하게 분리 수거되어 있었다. 유메코프 생협은 홈페이지에 매월 재활용품 수거 현황을 공지하고 참가 조합원들에게 포인트 혜택을 주어 재활용 참여를 독려하였다.

유메코프 생협은 한국처럼 매장 운영 방식이 아니라 인터넷 주문과 OCR 주문으로 물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생협 조합원은 28만 명, 실제 이용하는 회원은 17만 명 정도이며 월 매출액은 34억 엔이다.

다음 방문한 곳은 유메코프 생협 물류센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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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메코프 물류센터 입구 및 내부

여기서는 매일 약 500대의 트럭이 조합원을 방문하고 있으며 주문 상품 배달로 가정을 방문하는 장점을 살려 가나가와 현과는 “지역 보호 활동에 관한 협정”을, 야마토시와는 “안심할 수 있는 도시 조성에 관한 협정서”를 체결했다. 이는 행정과 연계하여 방문 가정에 고령자가 있을 경우 고독사 등 가정의 불행에 대해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조처로 보였다.

물류센터에서는 배달한 물건을 점검하고 이송을 준비하며 이미 방문한 곳에서 수거한 재활용품들을 선별하고 있었다. 분리수거 대상품목은 요구르트 병, 우유팩, 주스 통, 계란 팩, 플라스틱 봉지, 종이 상자 등 총 7가지이며 종이는 카탈로그, 계란 팩, 종이 등을 다시 분리하고 있었다.

조합원들이 스스로 확실히 분류를 하며 재활용품과 재사용품을 물류에서 다시 분류하여 생활쓰레기의 양도 줄이고 환경을 살리는 차원에서 중요한 사업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잠시 후 유메코프 생활의 물류 센터장인 스기 야마상이 천장에 설치된 자연채광 시설을 안내하였고 이 건물 옥상에 위치한 태양광 발전시스템으로 안내했다.

유메코프 물류센터 자연채광 시설

유메코프 물류센터 자연채광 시설

유메코프 물류센터 내 태양광 시설 및 전력생산 시설

유메코프 물류센터 내 태양광 시설 및 전력생산 시설

유메코프 생협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조합원들과 함께 원자력 발전 반대 운동을 해왔다. 일본은 에너지를 자기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로부터 받는 것으로 여겨 왔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가로부터 받는 것이 아니라는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스스로 에너지 정책에 참여하기로 했다.

하지만 처음에는 생협 조합원들이 우리가 에너지 정책에 참여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고민도 했지만 먼저 생협 배달 차량에 “원자력 발전 중지, 재생에너지 전환” 이라는 홍보 스티커를 붙였다.

이후 Pal system이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여 재생에너지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전기 판매자가 적어서 도쿄전력에서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그들의 노력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에는 전력을 파는 회사가 20개 정도이었으나 원전 사고 이후 회사가 100개로 늘었다. 유메코프 생협은 도쿄전력에서 우나 카미노 다이치로 거래 회사를 바꾸었다.

이 회사는 Pal System에서 만든 회사로 전기를 공급하고 있으며 위와 같은 태양광 발전소를 통하여 전기를 생산하고 전기를 팔아서 올라가는 전기료를 충당하고 있다.

현재 유메코프 생협에서 생산하는 출력량이 증가하고 있는데 그 양은 일반 가정 66가구가 사용하는 정도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이 양은 전체 전력의 7% 정도이며 금액으로 환산하면 800만 엔이며 이중 수입은 90만 엔 정도 된다. 2010~2011년은 유지 정도만 하고 이후 수입이 증가하면 자체 전력을 확대하여 얻어지는 수입으로 재생 에너지 확대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다. 또한 도쿄전력에서 전선을 분리시키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중이다.

유메코프 생협은 조합원 20만 명의 서명을 받아서 ‘가나가와 현 절약·재생 에너지 촉진 조례’를 만들어 가나가와현 지사에게 제출했다.

처음에는 가나가와현 지사가 이 조례 도입에 대하여 자신에게 맡겨 달라고 했지만 지사가 바뀌거나 현의 재정이 없으면 중단될 수 있기 때문에 계속 진행했고 의회가 시민들의 목소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결국 조례가 제정되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지역 사회 내에 든든한 동료들이 늘어남을 실감했다고 한다.

‘가나가와현 절약·재생 에너지 촉진 조례’를 살펴보면 가나가와현에서 재생에너지 계획을 수립·발표하며 이 과정에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 원자력 발전을 줄이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이 조례를 검토하면서 한국의 지방자치단체의 재생 에너지 관련 조례를 살펴보았는데 전반적으로 중앙 정부 및 관 중심의 일반적인 행정을 담은 조례이며 산하 기관 운영에 관한 내용 만을 담고 있었다. 그나마 지속 가능한 에너지 체계 구축을 위한 시·사업자·시민들의 책무와 에너지 절약에 대해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수원시 에너지 기본 조례’인 것 같다.

이 밖에 일본은 ‘우치에코’라는 제도가 있는데 환경진단사가 집에 방문하여 가정에서 사용하는 스토브, 컴퓨터, 전등 등 에너지 사용에 대해 진단하고 그 결과를 알려 주는 에너지 컨설팅을 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절전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유메코프는 절전 포인트 제도를 시행하여 조합원들에게 혜택을 제공한다.

마지막 날은 동신주쿠에 위치한 Pal system 연합회를 방문했다.

Pal system 연합회 사무실

Pal system 연합회는 유메코프 생협을 포함하여 1개 도와 9개 현에서 활동하는 생협으로 구성된 그룹이다.

“팔 시스템”은 영어 pal (친구, 동료)과 system (시스템, 체계)의 조합어로서 개인의 참여가 큰 협력을 만들어내는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팔 시스템의 주요 사업은 조합원들 간의 활동, 생협 상품 개발 및 서비스 지원 등 팔 시스템 사업뿐만 아니라 식품의 안전성 및 환경문제 등에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었다. 팔 시스템에 가입한 생협 조합원은 약 140만 명이다.

사무실은 인터넷 주문을 받는 콜센터, 품질관리부, 영업부 외 여러 부서로 나누어져 있었고 저마다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

이후 Pal system 임원들과 방문단 간에 간담회를 마치고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하던 중 야마모토 이사장은 “현재 Pal system 연합회에서는 반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운동을 진행하고 있는데 우리는 자본주의 모순에 대항하고 민족주의를 넘어서 민중의 협력으로 이 사회를 극복하자”며 가슴 뭉클한 말로 방문객들을 감동시켰다.

비록 언어나 문화가 다르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저항하며 실천하는 이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면서 교류와 협력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고 이후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새로운 대안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희망을 가슴에 품어 본다.

마지막으로 Pal system 관계자의 제안으로 우리는 모두 어깨동무를 하고 양희은의 ‘아침이슬’을 함께 부르며 서로를 격려하며 행복한 일정을 마감했다.

야마모토 이사장과 함께한 연대의 밤

야마모토 이사장과 함께한 연대의 밤

필자소개
엄정애
정의당 소속 경북 경산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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