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은 대박이다'
    이런 사고의 단순함과 위험성
        2014년 01월 10일 04: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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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박근혜씨의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은 현 지배집단이 이 문제를 얼마나 단순하게 보고 있는지 말해준다.

    통속적인 의미에서 통일이 대박이 되려면 남한의 자본가와 남측 사람들이 북한을 엄청나게 쥐어짜야 성립한다.

    첫째, 아마도 국유인 북한 토지를 해방 전 소유자나 구 상속인에게 환원시킬 의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측의 사회기반을 완전히 와해시킬 것이고 북측의 부가 남측으로 이전될 것이다. 북측에 엄청난 사회 혼란을 야기할 것이고 소송이 남발되어 통일 후에도 10년 간은 북한에 대한 투자나 개발은 이루어지지 못할 것이다.

    독일 인사들이 독일 통일 과정에서 잘못했던 것으로 들고 있는 것이 동독의 토지를 구 소유자에게 환원시킨 조치이다.

    둘째, 북한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하자원에 대한 대규모의 약탈이다. 통일이 되면 이 지하자원을 몇몇 남한 대기업들이 독식할 것이고 그 혜택이 북측 사람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셋째, 북한의 저임금을 이용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기업들은 큰 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상당수 공장은 북으로 이전할 것이다.

    하지만 북측 사람들은 조선시대 서북사람들처럼 2등시민으로 전락할테니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속출할 것이고 그 임금 수준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칠 것이다.

    독일 통일이 가능했던 건 서독이 동독의 위성정당이나 마찬가지였던 독일 공산당도 결국에는 허용할 정도의 정치적 포용성(현재 독일 총리가 동독 출신인 것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과 사회주의국가 못지 않은 복지 확충, 가치가 10배 차이가 나는 동서독 화폐를 1:1로 바꾸어줄 정도의 경제적 지원이 합쳐진 것이다.

    이미 탈북자들을 통해 북에도 알려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탈북자들에 대한 대우가 외국인보다 못하다는 것을. 잠재적 간첩으로 간주하여 6개월씩이나 구금하다시피 조사하고 심지어 간첩으로 조작까지 한다는 것을 북측에서 모를 수가 없는 것이다.

    남측사람들도 자살율 OECD 1위인데 무슨 탈북자들에게 신경쓰겠는가 할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통일은 대박이다’, 이런 소리도 하지 말아야 한다.

    북한은 당장 붕괴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이런 소리를 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 생각에 박근혜씨와 같은 사고와 정책이 계속된다면 북한에서 인민봉기가 일어나서 3대 세습이 끝장나더라도 아마 그들은 친중 정권을 수립하고 차라리 중국군을 북한에 주둔시키지 결코 남측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을 것 같다.

    대박, 대박 하기 전에 민생을 챙기고 폭정부터 중단하라.

    필자소개
    노동당 전 부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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