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쿠시마 3호기, 또 수증기 발생
    용융연료, 지하수 접촉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2014년 01월 02일 02:3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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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권위있는 환경저널 <더에콜로지스트 the ecologist>에서 지난 달 31일 후쿠시마 원전 3호기에서 의문의 수증기 기둥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앞서 도쿄전력도 12월 27일 오전 7시 48분경 3호기 건물 5층 중심부 근방에서 증기가 발생한 것을 카메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더에콜>은 증기의 원인을 알 수 없지만 3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첫번째 가능성은 “멜트다운(핵연료가 녹아내리는 현상. 노심 용융 또는 노심 융해)”이었다. <더에콜>은 “3호기 연로 저장수조에는 약 89톤의 플로토늄 폐핵연료가 514개의 연료봉으로 구성되어 있다”며 “후쿠시마 원전 폭발 이후 연로 저장수조의 물이 마르게 될 경우 멜트다운이 발생해 방사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더에콜>은 “저장수조에서 물이 손실될 경우, 완전한 멜트다운 이전에 물이 과열돼 수증기를 발생하기 시작한다”며 “이 경우 후쿠시마의 두번째 핵재앙”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더에콜>은 “이 설명의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며 “터너 라디오 네트워크에서 북미 서해안 거주자들에게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라고 하지만, 태평양 양쪽 그 어디에서도 공식 경고는 발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후쿠시마-12

    작년 하반기 후쿠시마 3호 원전 폐연료 수조 주변의 파편들(에콜로지스트)

    <더에콜>은 두번째 가능성으로 “‘진피(용융 연료, 이미 녹아내린 핵연료)’가 지하수에 도달했을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3호기 자체는 566개의 연료봉을 포함하고 있으며, (일부)멜트다운을 경험했다”며 ‘진피’로 알려진 ‘용융연료’의 위치는 알 수있지만, 그것이 타면서 지하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뜨거운 진피가 지하수와 접촉하면서 증기를 생산하는 것”이라며 “방사능에 오염된 물이 태평양으로 유출되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 가능성으로 <더에콜>은 빗물이 원자로 연료 요소에 접촉했을 수 있다고 제기했다.

    <더에콜>은 “원자로에서 엄청난 열을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빗물이 손상된 지붕 등으로 스며들면서 접촉해 증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에콜>은 Fairewinds Energy Education 페이스북에 포스팅된 자료를 인용하며 “현재 원자로는 1MW 열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빗물로 인한) 증기가 발생한다”며 “이 설명이 정확하다면 치명적 결과가 발생할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더에콜>은 “그러나 증기가 대기에 상당한 양의 방사능을 운반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방사능 위험을 나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너지정의공동행동의 이헌석 대표 역시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더에콜>의 이같은 3가지 가능성에 대해 “모두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3호기 자체는 사고 이후 계속해서 멜트다운 가능성이 제기됐었고, 도쿄전력 또한 핵연료봉 일부가 녹아내렸다고 인정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멜트다운의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원전 주변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수증기까지 발생했다는 것은 용융연료가 지하수와 접촉했을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여름에도 수증기 발생으로 논란이 된 바 있는데, 12월에 또다시 수증기가 발생했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는 증거”라며 “도쿄전력측이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있지만 보다 객관적이고 면밀한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후쿠시마 원전 3호기의 멜트다운이 시작됐다며 인터넷 등에서 공유되고 있는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는 사진은 2011년 당시 사진으로 현재 발생하고 있는 증기 발생과는 관련이 없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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