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팔의 두번째 제헌의회 선거
        2013년 12월 17일 09:5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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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서남아시아의 내륙 국가, 히말라야의 나라로 알려진 네팔에서 4월의 혁명으로 불린 민주화로 인한 역사적인 시대 변화는 왕정이 무너지는 동시에 공화정이 들어서면서 많은 사람들이 네팔이 21세기 최초의 공산국가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10년 동안 무력 투쟁을 해 온 마오이스트당이 평화로운 변화를 받아 들여 다른 정당과 합의하여 공화국 건설을 위해 같이 활동하면서 왕정은 아주 쉽게 무너졌습니다. 그 후 2008년 4월 10일 공화국을 제도화하기 위해 네팔에서는 역사적인 제헌의회 선거가 진행되었습니다.

    주요 정당을 물리치고 마오이스트당이 제1당이 되었으며 지역 활동을 하는 시민들도 정당활동으로 눈에 띄게 세력화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선거를 통해 만들어진 제헌의회에서는 헌법을 만드는 것과 정권을 꾸리는 일을 동시에 하게 되었는데 제1당 마오이스트당은 정권을 꾸리고 권력 잡은 후 “제도개선”을 한다면서 권력을 남용하여 시민, 정당들로부터 반대 의견에 부딪쳤습니다.

    2년의 기간을 가진 제헌의회는 2년을 연장하였고 다시 1년을 연장 하여 총 5년 동안 계속 되었지만 결국 헌법을 만들지 못하고 해산 되고 말았습니다.

    우선 권력투쟁에 집중되어 헌법을 만드는 과정이 늦은 면이 있었지만 핵심적으로 네팔의 구조 즉, 연방제로 가는데 민족 중심이 되어야한다는 부분과 그를 인정 하지 않는 부분의 대립이 큰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오당은 제1당 이면서 민족 중심의 연방 구조를 대변했지만 모든 정당이 이를 반대하여 결국 시간만 버리는 의회가 되었고 새로운 헌법을 기대했던 국민들의 실망은 심했습니다.

    11월 네팔 선거에서 투표하는 모습

    11월 네팔 선거에서 투표하는 모습

    네팔은 130개가 넘는 민족이 존재하는데 지금까지 다양성을 가진 이 사회의 조화로운 구조를 흔들어 권력을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마오이스트당은 10년 동안의 무력투쟁 동안 1만7천명의 젊은이들이 죽었지만 권력을 잡으면서도 국민에게 답을 주지 못한 채 민족 중심의 연방만을 내세워 왔습니다.

    동시에 네팔 같은 작은 나라가 연방제로 가는 것을 반대하는 세력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지만 왕을 지지하며 힌두교 국가가 계속 되어야한다는 왕정 지지자들도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5년 동안 국민의 실망의 표현이었습니다.

    결국 마오이스트당의 바부람 수상은 제헌의회를 해산 하고 선거 날짜를 지정했습니다. 바부람 수상이 수상으로 있는 한 선거가 정당하게 치러지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아지면서 모든 정당들은 대법원장이 임시 정부 수상을 하며 선거에 참여한다는 의견을 모았고 선거만을 위한 정권을 만들어 2013년 11월 19 일 두 번째 제헌의회 선거를 하게 되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동록되어 이번 선거에 참여하는 정당이 122개였으며 33개의 정당은 이번 선거를 반대하여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의석수 601개 중에 240명은 선거구 에서 선출하고, 335명은 비례대표이며 26명은 의회가 임명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선거구에서 선출되는 의원은 10개 정당에 불과했습니다.

    전국에서 비례대표를 1명 이상 당선된 정당이 31개 정당이며 무소속이 2명으로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번 선거에 제 1당은 총 의원수가 196명으로 Nepali Congress (네팔 국민의회당)이고, 그 다음은 175명의 의원을 당선시킨 Communist Party of Nepal-Unified Marxist Leninist (네팔공산당-통합 맑스레닌주의)이며 마오이스트당은 80석에 그쳤습니다. 눈에 띄게 비례대표를 23명 당선시킨 RPP당은 왕정제을 지지하는 당이며 지역 중심의 정당은 한두 명 선출 하는데 그쳤습니다.

    Nepali Congress 105(지역)/ 91(비례)/ 196(전체의석)
    CPN-UML(네팔공산당-통합맑스레닌주의) 91/ 84/ 175
    UCPN-Maoist(통합네팔공산당-마오이스트) 26/ 54/ 80
    RPP(왕정제 지지 정당) 0/ 23/ 23

    33개 정당이 반대 하는 가운데에서도 전국에서 73%의 높은 투표율을 보였으며 선거 결과는 네팔에서 민족 중심의 연방제도는 안된다는 메세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선거를 치르는데 그 전과 달리 이번에는 유권자가 한번밖에 투표를 할 수 없어 선거가 깨끗하게 이뤄졌다고 할 수 있으며 지역 정당들은 국민을 지도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동시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성공적이고 역사적인 선거였다고 평가하면서 성명서를 발표한 마오이스트당의 대표 프라찬다가 3일 뒤 선거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자 부정선거라고 또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부정선거라면서 조사위원회에서 조사하지 않으면 의회 참여를 안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런 태도의 목적은 23년 동안 당의 대표 역할을 해왔던 프라찬다가 대표로 책임지고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는 평가를 정치권에서 하고 있습니다.

    이번 제헌 선거 후 네팔 국민은 빨리 나라가 안정화되고 경제 발전이 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부디 국민의 이 기대를 버리지 않기를 바라며…

    필자소개
    네팔 이주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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