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현 '내시' 논란,
    꼭 그렇게까지 해야 되나?
        2013년 12월 12일 02: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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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지난 1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에 대해 “아침에 뉴스 듣다 보니 이 수석께서 테러, 암살 폭언을 하면서 감정이 격양돼 울컥하셨다”며 “민주공화국 홍보수석이 조선왕조 내시처럼 구시면 곤란합니다. 요즘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섬뜩섬뜩 해요”라며 ‘이정현 내시설’을 제기했다.

    이후 이 수석은 11일 “나는 울먹인 적도 없고 내시가 아니다”라고 해명하면서 “비판은 자유지만 허위사실을 갖고 인신 비방하면 나중에 그 분들이 양심의 가책을 느낄 것 같아 해명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진 교수는 다시 “이 분이 심심하셨나 보다. ‘내시’라는 말로 내가 비꼰 것은 홍보수석님의 생식 능력이 아니라 아부 능력”이었다며 더 나아가 “내시가 아니면 상궁이냐”고 비꼬았다.

    이-진

    이정현 수석(왼쪽)과 진중권 교수

    하지만 이같은 공방이 원색적으로 비꼬기와 조롱일뿐 정치적인 의미가 없고 되려 불쾌하다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성소수자 인권단체의 한 활동가는 “진 교수의 발언은 지난번 장애비하 발언과 달리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발언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다만 정치인에 대한 비유나 풍자, 비판을 원색적으로 할 때 남성성이나 여성성이라는 성적 코드를 동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하는지 계속 그런 발언하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시 발언은 재미도 없었거니와 불쾌한 마음을 들게 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문제는 진 교수가 트위터에서 자기 발언하는 건 자유지만 언론이 그런 멘트를 받아쓰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 발언에 이정현 홍보수석이 ‘내시가 아니다’라고 반박한 것을 두고도 “당사자도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면 되는데 굳이 불쌍한 이미지를 포장해서 받아쳐 이용하는 건 사실상 본인이 억압 받는 입장이 아닌데도 일종의 ‘피해자 코스프레’하는 것”이라며 양쪽 모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명인사의 트위터 글을 언론이 그대로 받아 쓰는 문제에 대해 <미디어오늘>의 김유리 기자는 “정치적으로 주요한 쟁점을 받아쓰는 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기자 스스로도 단순한 ‘전달자’가 아닌 언론인의 기본적 책무를 좀 더 고려해야 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그는 진 교수의 발언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 영향력과 발언력이 있는 사람으로서 장애 비하나 성적 코드를 동원해 원색적 비난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언론에서도 실시간으로 트위터 글을 받아 쓰는 보도관행에 대해 스스로 정화 노력과 더불어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진 교수는 지난 9월 이석기 의원 사태와 관련해 “딱 소설 속 돈키호테의 무장 수준, 철 없는 애들도 아니고 30~50대 아줌마, 아저씨라고 하던데…발달장애죠”라고 발언해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가 장애인지적 감수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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