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지역 최저임금 인상과
    저임금 노동자 투쟁 활성화
        2013년 12월 03일 04:1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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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미국에서는 연방 차원의 법적 최저임금인 시간당 7.25달러를 인상하려는 노력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주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결정들이 잇다르고 있다.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노동자 생활임금을 쟁취하려는 아래로부터, 지역에서의 투쟁이 미국의 미래 정치지형을 바꿀 수도 있다는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또한 다른 차원에서는 월마트 노동자들과 패스트푸트 노동자들의 열악한 최저임금과 노동통제에 대해 저항하려는 흐름과 연대활동이 확대되고 있고, 노조 차원에서 이를 적극 지원하면서 사회적 파장을 키우고 있다.

    워싱턴주의 시택시에서 최저임금을 15달러로 급격히 인상하는 11월 5일의 주민투표안이 단 77표의 차이로 통과됐다. 찬성 3040표로 50.64%, 반대는 2963표 49.36%로 통과됐다. 찬반 양론이 극한적으로 대치를 하면서 등록 유권자 1만2천여명인 작은 도시 시택시에서 찬성과 반대진영에서 사용한 선거운동 비용이 무려 2백만 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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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유 1갤런(3.8리터)를 사는데 필요한 최저임금, 중간임금, CEO의 노동시간 비교(30분/13분/0.01초). 출처는 커먼스드림

    메릴랜드주의 몽고메리 카운티와 프린스 조지 카운티에서는 의회에서 최저임금을 11.5달러로 2017년까지 인상하기로 표결로 결정했다. 캘리포니아 주의회에서도 최저임금을 2016년까지 10달러로 인상하기로 주의회의 공화당이 격렬히 반대했지만 통과시켰다.

    일리노이주와 매사추세스주의 민주당도 최저임금을 10달러 인상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으며 워싱턴D.C 의회에서도 민주당이 최저임금을 11.5달러로 인상하는 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뉴저지주에서도 유권자들이 낮은 수준이지만 8.25달러의 최저임금안을 결정했는데 60대 39의 일방적인 차이로 결정했다. 뉴저지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는 공화당의 크리스티 주지사를 비슷한 비율로 재선시키면서 최저임금 인상을 동시에 결정하기도 했다.

    미국의 상당수 주들과 일부 도시들에서는 최저임금을 연방수준의 최저임금보다 약간 높게 규정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같은 경우 연방 수준보다 대략 1달러 정도 높도록 1993년부터 규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연방의회에서 민주당의 두 명의 상원의원이 제출한 최저임금을 10.10달러로 인상하는 안을 지지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공화당은 인상안에 대해 “그것은 고용주들의 활동에 장애가 되고, 오히려 고용을 줄이게 될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의 모든 의원들이 이 인상안에 찬성하는 것도 아니고 당론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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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노동자 조직 ‘우리 월마트’의 항의 시위 사진 출처 OURWalmart

    이러한 지역 차원의 최저임금 인상 움직임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지방정부의 결정이나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하는 흐름은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인상과 노동조건을 개선하려는 운동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이것은 최근 맥도날드나 웬디스와 같은 패스트푸드 가게 노동자들의 파업과 투쟁 속에서, 그리고 지난 주말 성공적인 블랙프라이데이 투쟁을 이끌었던 월마트 노동자들의 투쟁 속에서 드러나고 있다.

    미국에서 추수감사절 연휴는 소매 매출이 1년 중 가장 많은 날이다. 블랙 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 금요일]에 미국 전역 1천 개 이상의 월마트 매장에서, 월마트 노동자 수천 명과 지지자들이 참가한 대규모 투쟁이 벌어졌다

    이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이번주 목요일에는 전국적으로 100개의 도시에서 패스트푸트 노동자들의 파업과 또다른 100여곳에서는 연대시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즈>가 보도했다. 그리고 이러한 노동자들의 행동들은 노동조합과 노동운동을 재활성화시키고 개조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커먼스드림>의 칼럼리스트 리처드 에스코는 이러한 최저임금 인상 운동의 흐름은 “경제는 아래에서 위로, 중간에서 더 확장되는 것이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지역 최저임금의 인상과 그것이 지역공동체의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을 보여준다면 이 운동은 전국적으로 더 확산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러한 운동과 갬페인이 미국의 정치지형을 조금씩 더 왼쪽으로 이동시킬 것이라고 관측했다.

    사실 최저임금 인상 캠페인과 주민투표에서 민주당의 지역조직과 후보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워싱턴포스터>는 민주당이 최저임금 인상 운동을 정치적 지지 기반을 확대하고 약세인 지역에서는 이를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지지는 보수적인 주에서도 높기 때문이다.

    공화당을 기업과 부자들의 정당으로 규정하면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려는 민주당 일각의 전략은 2004년 공화당이 동성결혼 금지 주민투표를 적극 활용하여 자신의 지지자들을 동원하고 결집시켰던 전략과 유사한 것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진보정당 자체가 없는 미국의 정치지형의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리처드 에스코는 이러한 노동자들의 삶과 노동문제와 관련된 두 가지의 흐름, 월마트와 패스트푸트 노동자들의 투쟁은 ‘노동현장’에 근거하여 진행되고 있으며, 주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최저임금을 인상하려는 흐름은 의회와 주민투표라는 ‘투표소’를 적극 활용하는 운동인데, 서로 연계하고 결합하여 더 광범위한 운동으로 발전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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