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최종범 열사 대책위,
    유족과 함께 3일부터 노숙농성
    프레스센터 장소 예약도 갑자기 취소돼...삼성 압력 탓?
        2013년 12월 03일 01:3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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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서비스 최종범열사대책위원회와 유족들이 3일 200여개의 노동,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서초동 삼성 본관 앞에서 삼성측이 교섭에 응할 때까지 무기한 노숙농성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대책위는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종범 열사가 전태일 열사를 따라 동료들을 위해 목숨을 바친 지 33일이 지났지만 삼성전자서비스측은 사과 한 마디 없이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삼성 재벌에게 경고한다. 까불지 말라. 삼성, 돈 좀 있다고 까불리지 말라. 죽음 앞, 학살 앞에서 엄숙을 저버리는 삼성은 사람이기를 저버리고 있다”며 “이제 우리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큰 싸움을 벌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제부터 사람이냐, 개새끼냐 하는 엄숙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삼성이 말을 안 들으면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며 “여기 계신 분들이 결론을 내리자. 언제나 이렇게 사람아닌 고뚜레에 끼운 망아지처럼 끌려만 다닐 꺼냐. 여러분들이 죽음보다 엄숙한 결단을 내린다고 하면 이 늙은이도 반드시 따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 최종범

    최종범열사대책위 기자회견 모습(사진=장여진)

    권영길 전 민주노총 위원장도 “민주노총의 꿈은 삼성에 민주적이고 자주적인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이라며 하지만 “삼성의 이병철 창업주는 내 눈에 흙이 들어오기 전에는 노조는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노조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사람을 사람으로 여기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으며 “노조 결선을 선언할 때 가장 중요한 의미는 인간 선언이다 노동자들이 기계가 아니고 사람이라는 것을 선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삼성에 많은 동지들이 노조를 만들려다 해고를 당하고 다시 싸우기를 반복했다. 결국 우리 최종범 동지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기 몸을 바쳤다”며 “민주노총이 그 정신을 이어받아 하나된 힘으로 싸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종범열사대책위의 권영국 대표는 “지금까지 삼성은 금속노조에서 3차례 교섭을 요청할 때마다 자신들은 사용자가 아니고 바지 사장에 불과한 하청업체가 사용자라고 주장하며 교섭을 거부했다. 특히나 사망에 대해 어떠한 조치도 하고 있지 않다”며 “조금 더 적극적인 실천이 필요할 때가 왔다고 판단해 우선 유족분들이 본사에서 노숙농성을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책위는 유족들의 노숙농성을 적극 옹호, 지원하기로 결의했으며, 삼성전자서비스 지회를 중심으로 유족들이 노숭농성에 결합하기로 했다”며 “185여개 시민사회단체도 참여하기로 했고, 다른 단체들도 추가적으로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석운 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오늘(3일) 기자회견을 프레스센터에 하려고 예약했지만 프레스센터측에서 돌연 취소를 해서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며 “이 상황만 보더라도 한국에서 삼성이라는 문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민생, 평화는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대책위의 언론홍보 담당인 박점규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집행위원도 “프레스센터 이용료 35만원이나 되지만 많은 분들과 함께 하기 위해 예약했는데 예약한 지 6시간이 지나자 ‘사기업이라서’, ‘특정기업 문제라서’라는 이유로 이용할 수 없다고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까지 프레스센터에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 밀양 문제 등 각종 기자회견을 진행한 바 있다고 해도 ‘그건 잘 모르겠다’고만 말해 결국 사용하지 못했다”며 “이번 일을 통해 삼성이 갖고 있는 힘을 또다시 확인하게 됐다”고 개탄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삼성전자 노조파괴 문건 사태와 간접고용 남용이라는 두 가지 핵심 모순에서 최종범 열사의 죽음이 발생했다”며 “열사 문제의 해결 위한 투쟁에 적극 동참하고 나아가 삼성그룹의 노조파괴와 간접고용, 위장도급과 불법파견 문제까지 전 사회적으로 맞서 투쟁하고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헌국 예수살기 목사는 “자본과 재벌들에 의해 생명의 고귀함이 짓밟히고 있다”며 “특히 추모조차 제대로 할수 없는, 죽음 앞에 장례를 치르는 일조차 할 수 없게끔 만드는 비인간적 처사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최종범 열사의 유족인 아내와 둘째형과 함께 삼성 본관 앞에서 노숙농성에 돌입한다.

    삼성전자서비스 지회는 이날부터 15일까지 삼성 규탄 전 조합원 순환 항의집회 및 하루 노숙농성(월차투쟁)에 돌입하며 민주노총과 대책위의 참여를 열어두기로 했다.

    금속노조도 확대간부 및 조합원 약 3천여명과 함께 7일 오후 1시 서울 도심의 주요거점과 삼성전자서비스 수원본사 앞에서 삼성규탄 결의대회를 개최하기로 했으며, 14일과 21일에는 확대간부 중심으로 집단 노숙농성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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