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를루스코니, 상원의원직 박탈
        2013년 11월 28일 11:2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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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전 총리의 상원의원직이 박탈됐다. 27일(현지시간) 저녁 이탈리아 상원은 세금횡령죄로 유죄가 확정된 베를루스코니에 대해 의원직 박탈을 표결로 확정했다.

    이는 유죄가 확정된 의원의 의정활동을 금지한 2012년의 세베리노법에 의한 것이다. 이 법은 베를루스코니의 정당이 지지하여 작년에 통과된 법률이다. 이에 따라 그는 앞으로 6년간 선거에 출마하지 못한다.

    중도좌파 민주당과 포퓰리스트 정당인 오성운동은 의원직 박탈에 찬성 투표를 했으며, 베를루스코니가 이끌었던 포르차 이탈리아당(전진 이탈리아)은 지난 화요일 레타 총리의 연립정부에서 탈퇴하고 베를루스코니 의원직 박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베를루스코니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전 총리

    베를루스코니는 2011년 후반기에 이탈리아의 금융불안이 한창일 때 총리직을 사임했다. 그는 20년 법적 분쟁 끝에 지난 8월 처음으로 최종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는 징역 4년을 받았으나 감형을 받고 1년의 사회봉사 명령 혹은 가택연금 명령을 받았다.

    유죄판결의 의회 결과에 대한 논쟁이 4개월만에 마무리된 것이다. 20여년간 이탈리아 정치를 좌지우지했던 77세의 미디어계의 거물인 베를루스코니는 청원과 협박을 번갈아 사용하며 상원의원직 박탈을 피하려고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그는 최후까지 자신의 의원직 박탈에 저항했으며, 월요일에는 자신의 무고함을 밝히는 새로운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상원에 그 증거의 조사가 끝날 때까지 투표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또 그는 자신의 유죄 판결은 좌파 성향의 판사들이 자신에 가해왔던 지속적인 박해의 또다른 징표라고 주장했다.

    <가디언>은 이번 판결은 그와 관련된 재판의 끝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프로디 정권을 붕괴시키기 위해 상원의원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유죄를 받았다. 또 미성년 성매매 관련 재판이 예정되어 있다. 물론 그는 두 사건에서의 혐의를 부정하고 있다.

    하지만 상원의원직을 박탈당하더라도 베를루스코니는 이탈리아 정치판에서 결코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의 이후 모델은 베페 그릴로, 5성운동의 대표자이며 선출직이 아닌 그에 견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의회 밖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며 (현 정권에 대한) 반대파 지도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가 만들었던 포르차 이탈리아당의 상당수 의원들은 당에서 분리하여 그의 상원직 박탈에 찬성하면서 연립정부를 지지했고, 연립정권이 다수당으로 남아있도록 만들었지만 그 비율은 근소하게 유지되고 있을 뿐이다. 그의 지지자들이 의회 내의 모든 사안과 정부의 개혁 조치들에 대해 사사건건 반대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또 다른 이탈리아 정치의 불안정성이 지속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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