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1kg 팔아 빅맥 하나 못 사먹는 나라
최저임금 1시간으로 겨우 햄버거 하나, 노동자 농민은 서럽다
    2012년 06월 15일 10:2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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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맥 지수는 각 나라의 구매력 평가를 비교하는 경제지표로, 1986년 9월에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에서 처음 사용했다. 맥도날드사의 대표적인 햄버거 빅맥은 전 세계 어느 매장에서나 살 수 있고, 크기와 값이 비슷하기 때문에 각국에서 팔리는 빅맥의 값을 통해 물가를 예측할 수 있으며, 이는 환율보다 더 현실적인 지표가 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빅맥 한 개의 가격이 2.50 달러, 영국에서의 가격이 2.00 파운드라면 이 때의 구매력 비율은 2.50/2.00 = 1.25이다. 이 때, 환율이 1파운드 대 1.81 달러라면 1.25 < 1.81로, 파운드가 과대평가된 것이 된다. <출처: 위키디피>

이 빅맥지수는 다양하게 사용된다. 원화의 환율이 적정한가에 대한 기준도 되며, 각국의 물가지수를 비교할 때도 많이 쓰인다. 최근 기사 중에 빅맥지수를 이용한 일본과 한국의 최저임금을 비교한 기사가 나왔다.

올 2월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빅맥 지수’를 토대로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최저임금 4000원, 빅맥 햄버거값 3300원으로 1시간 일하면 햄버거 한 개를 사먹는 정도다. 이에 비해 일본은 평균최저임금 703엔, 햄버거 값 290엔으로 2개를 사먹고도 123엔이 남는다. <출처 모닝뉴스>

빅맥 지수

이 기사를 보고 한국의 쌀값과 일본의 쌀값을 비교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의 쌀값 중 가장 비싼 쌀은 고시히카리 쌀로 일반 시중에서 5kg에 4400엔에 팔린다. 1kg으로 환산하면 880엔이다.

한국의 쌀 중 가장 비싼 쌀은 철원 오대쌀과 경기 이천쌀이다. 이천쌀은 시중에 20kg 52000원에 판매가 되고 있다. 사실 요즘 쌀값 하락으로 대형마트에서 48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1kg으로 계산하면 2600원이다.

일본의 빅맥가격은 290엔으로 고시히카리 1kg(880엔)을 팔면 빅맥을 3개를 사고도 10엔이 남는다. 반면 한국 빅맥가격은 3300원으로 경기미 1kg(2600원)을 팔면 오히려 700원이 모자란다. 짜장면 한 그릇에 4000원이니 짜장면도 못 사먹는다. 가장 많이 먹는 신라면이 750원이니 3개를 사고 350원이 남는다.

사실 경기미로 빅맥지수를 따졌을 때 이 정도이니 전남이나 경남 쪽 쌀로 계산하면 더욱 처참한 결과가 나올 것이다. 한국 쌀이 비싸다고 우겨대는 사람들. 사실 식당 밥 한 공기 추가했을 때 천원 더 붙는다. 한 공기 원가가 200원을 조금 넘는다. 일본과 쌀 가격을 비교해도 한국 쌀은 더욱 싸다.

일본의 고시히카리로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PS3)를 사기 위해서는 25kg이 필요하지만 한국 경기미로 PS3를 사려면 160kg의 쌀을 팔아야 한다.

생산비를 계산해 순이익을 빅맥을 사먹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쌀을 팔아야 하는지 계산이 나오지 않는다. 그 이유는 쌀값이 생산비를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매년 가을에 쌀 생산비 조사를 정부도 하고 농민단체도 한다. 그러나 서로 생산비가 다르다. 토지용역비, 임금 등이 다르다.

지난해보다 비료가격, 농약가격 등 농자재 가격도 올랐고, 또한 전국적인 삽질로 농지가격도 올랐다. 그런데 지금 쌀값은 끝을 모르고 하락하고 있다. 가을 들녘에 노랗게 익어가는 벼를 보면서도 농민들이 기뻐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안일한 대책을 내놓으며 쌀값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

2009년 대풍으로 쌀값이 폭락하는 대란이 일어났고 농민들은 쌀 재고 해결을 위해 대북 통일쌀 지원을 요구했지만 MB는 인도적 쌀 지원조차도 할 수 없다며 대북지원을 반대했다.

지난해에는 흉년으로 인해 쌀값이 올랐지만 오히려 최근에는 쌀값이 떨어지는 이상 현상도 보이고 있다.

1990년대 일본이 냉해 등으로 쌀이 모자라 난리가 난 뒤, 식량자급률은 농정의 첫 번째 순위가 됐다. 쌀 수출국이었던 필리핀이 지난해에는 쌀이 부족해 폭동이 일어났다. 아이티에서는 쌀을 생산하지 못해 아이들이 진흙과 쌀가루를 섞어 만든 진흙쿠키를 먹고 있다.

한국의 쌀 자급률은 96~98%를 매년 왔다 갔다 하고 있다. 대한민국 농업이 버티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당장 밀가루가 수입이 되지 않으면 쌀 자급률은 70% 이하로 떨어진다. 우리밀의 자급률은 1%, 즉 우리가 먹는 밀의 99%는 호주, 중국, 미국에서 수입됐다는 걸 의미한다.

농촌이 고령화되고 농지는 해마다 여의도 면적의 몇 배가 없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쌀 자급률을 지킬 수 있을까? 쌀보다 비싼 빅맥을 먹으면서 살아갈 수 없는 것이 5천년 한반도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식습관이다.

1980년 가을에 때아닌 추위로 인해 벼들이 냉해를 입으면서 한국전쟁 이후 최악의 식량위기를 맞았을 때 전두환은 당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에서 쌀을 수입해 왔다. 곡물메이저인 카길은 한국에 쌀을 판매하는 조건으로 필요한 100만톤보다 2배가 더 많은 200만톤을 수입할 것을 요구했고 국제 쌀 가격도 2배 이상 올랐다.

한국은 울며 겨자 먹기로 요구조건을 수용했고 필요 이상의 쌀이 수입되면서 그 다음해에는 쌀 재고량이 남아 국내 쌀값이 폭락하는 일이 발생했다. 우리가 쌀 자급률을 지키지 못한다면 어떤 일들이 생길 것인가를 생생히 보여주는 쓰라린 경험이다.

한국의 식량자급률은 25%, 흔히 말하는 OECD 국가 중 대만과 일본보다도 자급률이 낮다. 쌀은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이 아니다. 쌀을 재배하는 논이 있어야 하고 물이 있어야 한다. 지금 논에 흙을 채워 아스팔트를 깔고 골프장을 짓고 아파트를 세우면 되돌릴 수 없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농지들을 보존하고 농민을 농촌에서 살 수 있도록 소득을 보장하는 것이 식량자급의 첫 번째이다. 이전에 썼던 쌀 목표가격이 중요한 이유도 쌀자급률을 지키기 위함이다.

쌀은 수입해서 먹을 수는 있지만 그 가격은 장담할 수 없고 안전성 또한 확보할 수 없다. 국내 농업을 지키고 농민과 더불어 살 수 있을 때 우리는 안전하고 맛있는 쌀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 농업을 지키는 것은 당신의 밥상을 지키는 것이다.

필자소개
전 농어촌신문 기자. 진보신당 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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