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신규채용 불법임을 확인
    [현장편지] 철탑 최병승 임금소송 판결 의미…근속·임금 인정, 단협 적용
        2013년 11월 04일 01: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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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이상 근무한 사내하청 노동자는 불법파견이기 때문에 정규직이라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현대자동차가 최병승 조합원에게 8억4000만원을 지급하라는 10월 31일 법원 판결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현대차가 최대 주주로 있는 <한국경제>는 “현대차 ‘최병승 판결’ 리스크…확정 판결 땐 최대 1조 부담”이라는 기사를 내보내며 “이들이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되고 최씨처럼 밀린 임금을 받을 경우 현대차는 큰 부담을 지게 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는 한발 더 나가 “파견근로자 2년 넘게 고용땐 정규직 간주, 헌재 결정 임박.. ‘합헌’땐 메가톤급 파장”이라는 기사에서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많은 기업이 임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고, 어렵게나마 폭탄을 피해 나갈 수도 있다”며 헌법재판소를 압박하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노동자들의 관심도 뜨겁습니다. 2년이 지나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고 사내하청 노동자로 부려먹었던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 얼마인지, 언제쯤 판결이 날지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철탑 농성 당시의 최병승 조합원 모습(사진=노동과세계 변백선)

    지난 7월 철탑 농성 당시의 최병승 조합원 모습(사진=노동과세계 변백선)

    철탑농성 최병승 밀린 임금 8억4000만원 지급 승소 뜨거운 관심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재판장 정창근)의 판단은 단순합니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최병승 조합원은 사내하청업체에 입사한 지 2년이 지난 2004년 4월 13일부터 현대차 정규직이기 때문에 그 날부터 최병승의 임금 및 근로조건은 현대차 노사 간에 맺은 단체협약이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불법파견에 따라 정규직으로 인정받은 노동자가 돌려받을 수 있는 임금은 임금 채권의 유효기간인 3년의 임금만이 아니라 2년이 경과한 날로부터 현재까지의 임금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한 것입니다.

    2005년 2월 해고된 최병승 조합원이 2013년 1월까지 일을 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임금은 2억8000여만 원입니다. 하지만 법원은 현대자동차 노사가 맺은 단체협약 제 36조 “부당 징계로 판정된 자에 대해서는 출근 시 당연히 받았을 임금은 물론 해당 기간 평균임금의 200%를 즉시 가산 지급하라”는 ‘부당 징계’ 조항을 적용했습니다.

    법원은 최병승 조합원이 현대미포조선에서 농성한 기간 동안의 임금은 제외해달라는 현대자동차의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현대차가 법을 지키지 않아 이를 바로잡으려고 싸우는 과정에서 발생한 구속기간의 임금은 제외했습니다.

    법원의 판결에 대해 현대차는 “단체협약을 최병승에게 적용하는 것은 무리이고, 해고될 당시에는 현대차의 정규직이 아닌 하청노동자였기 때문에 이런 수준의 임금을 주는 게 맞는지도 따져봐야 한다”며 항소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법원, 2년 지나면 현대차 직원=단체협약 적용

    현대자동차는 2010년 7월 22일 대법원에서 2년 이상 근무한 사내하청 노동자는 정규직이라는 판결에 따라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요구를 거부하고, 신규채용이라는 꼼수를 동원해 하청노동자들을 우롱해 왔습니다.

    2016년 상반기까지 사내하청 노동자들 중에서 3500명을 선발해 신규채용을 해서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노조 조합원을 포함해 1588명을 채용했고, 앞으로 1912명을 더 채용하겠다고 합니다.

    현대차는 채용한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10년 가까운 근속을 단 1년도 인정하지 않았고, 체불임금도 주지 않았습니다. 현대차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했던 조합원들을 회유해 정규직으로 채용하면서 소송을 취하하도록 했습니다. 이로 인해 2010년 11월 1940명이었던 소송 인원은 현재 1600명으로 줄었습니다.

    이번 서울중앙지법의 판결은 근속과 임금을 인정하지 않는 현대차의 신규채용은 불법이라는 것을 확인해준 것입니다. 2년이 지난 날부터는 현대차의 정규직이자, 단체협약을 적용받는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조합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10년을 일했다면 근속기간이 8년이어야 하고, 임금은 8년 동안 정규직으로 받아야 할 임금의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법원 판결, 현대차의 신규채용은 불법 확인

    현대자동차는 대법원 판결을 지키라며 2010년 11월 15일부터 25일 동안 파업을 벌인 울산, 아산, 전주공장 노동자 114명을 해고했습니다. 법원의 판결에 따르면 해고노동자들은 불법파견이 인정된다면 최병승 조합원처럼 단체협약에 따라 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을 200% 받게 됩니다.

    그러나 회사의 꼬임에 넘어가서 소송을 포기하고 신규 채용이 된 노동자들은 200%라는 가산임금도, 정규직과의 임금 차액도, 10년에 가까운 근속연수도 허공으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최병승에 대한 법원의 임금 및 가산금 표에 따르면 2011년부터 올해까지 3년의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만 2억 원에 이릅니다. 해고되지 않은 기간이라고 하더라도 정규직이라면 단체협약에 따라 받아야 할 임금, 각종 경조사비, 자녀 학자금, 병원비 등을 계산하면 액수는 훨씬 많아집니다.

    회사의 회유에 넘어가 노조를 배신하고 몇 억을 날린 이들에게는 분통이 터지는 일입니다.

    회사에 넘어가 수 억 원 날린 노동자들

    <한국경제>는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되면 현대차는 최대 1조원 이상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근속기간과 법원판결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단순히 최씨처럼 1인당 10억원(법정이자 2억원 포함)가량을 물어줘야 한다고 가정하면 현대차는 1조600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현대차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하고 있는 1600명의 노동자들에게 일률적으로 10억 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기사를 쓴 것입니다. 그러나 이 중 해고자는 100여명 남짓합니다. 이들이 모두 불법파견으로 인한 부당해고를 인정받는다고 하더라도 해고 기간이 최병승과 달리 3년이기 때문에 기껏해야 4~500억원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나머지 1500명이 모두 불법파견을 인정받았다고 하더라도 해고자가 아니기 때문에 부당해고에 따른 200% 가산임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 정규직 임금과의 차액을 대략 추산해 1인당 2억 원이라고 하더라도 총 3000억 원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국경제>는 1조 6000억 원이라는 황당한 금액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보도했습니다.

    헌법재판소를 압박하는 <조선일보>의 기사 역시 2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간주된다는 기간제법이 합헌이라는 최근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무시하고 현대차가 엄청난 임금폭탄을 맞을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현대자동차의 순이익은 9조가 넘습니다. 그 중에서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비용은 최대 3000억 원에 불과하고, 체불임금도 ‘껌 값’에 지나지 않습니다. 현대차 정몽구, 정의선 부자가 가져간 3년 치 주식배당금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정규직 전환 비용과 체불임금 ‘껌 값’

    문제는 현재 소송을 진행 중인 현대자동차 1600여명의 노동자들이 모두 불법파견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컨베이어벨트라는 자동흐름 방식의 자동차 조립생산 공정은 불법파견”이라는 대법원 판결의 취지대로라면 최병승 조합원처럼 조립 공정이 아니더라도 불법파견으로 인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중앙노동위원회는 현대차 사내하청 114명의 해고자들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에서 의장(조립), 차체, 도장 일부를 제외한 부서들은 합법적인 사내하도급이라고 판정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도 모든 조합원이 불법파견으로 인정되기는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현대차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10년 동안 불법을 바로잡으려고 싸웠고, 이로 인해 해고, 구속, 수배, 징계, 손해배상, 가압류를 당해왔던 노동자들입니다. 따라서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불법파견이든 합법도급이든 판결에 상관없이 불법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해왔던 조합원들의 노력과 희생이 존중되어 가장 우선적으로 정규직을 전환되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첫째, 법원과 노동위원회에서 불법파견이라고 판결한 공정의 노동자는 조합원이든 비조합원이든 전원 즉시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둘째, 불법을 바로잡기 위해 희생하고 노력해온 조합원들이 존중되어 우선 정규직으로 전환되어야 하며 셋째, 사내하청제도 자체를 없애기 위한 계획을 제시하라는 것입니다.

    불법파견을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자는?

    현대자동차는 최병승 조합원이 2010년 11월 15일부터 25일 간의 공장 점거파업 파업으로 회사에 355억 원의 피해를 입혔기 때문에 밀린 임금과 상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법원으로부터 이유 없다며 기각 당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마지막으로 노리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현대차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울산, 아산, 전주공장 노동조합 간부와 조합원들에게 총 154억 원의 손배해상을 청구했고, 주요 간부들에 대해서는 월급통장과 부동산을 가압류했습니다.

    현대차는 손해배상 소송과 재산 가압류로 노조를 압박해 임금소송을 무력화시키겠다는 것입니다.

    <현대자동차가 2010~2013년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청구한 손해배상 현황>

    그림1박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한국사회 최대의 재벌에 맞서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을 내걸고 무릎 끓지 않고 당당하게 맞섰습니다.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은 산업과 업종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개항 이래 최초의 파업을 벌였고, 삼성전저서비스 노동자들이 굴종의 세월을 넘어 싸우고 있습니다. 정규직 전환의 교두보를 확보한 케이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비롯해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곳곳에서 봉기하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타오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맨 앞에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앞으로 계속 이어질 현대차 아산공장 근로자지위확인 대법원 판결, 구 파견법 6조3항에 대한 헌법재판소 판결, 1600명에 대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과 기아차, 쌍용차, 금호타이어, 현대하이스코 등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정규직 소송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힘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법의 한계를 넘어 비정규직의 차별과 설움이 없는 공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어나 싸워야 합니다. 반쪽짜리 법원의 판결도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10년 넘게 싸운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단 한 번도 최병승의 대법원 판결을 기준으로 한 정규직 전환 입장을 내지 않았고 신규채용만을 고집했습니다. 회사의 신규채용안을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의 10년 성과로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 교섭에 목매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회사가 교섭을 요청하도록 만들겠습니다.”

    노동조합 선거를 통해 새로 당선된 현대차 울산 비정규직 김성욱 지회장의 말처럼,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신규채용이라는 독이 든 사과를 내던지고, 불법파견 투쟁 10년의 역사에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기를 응원해봅니다.

    필자소개
    박점규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집행위원, 전 금속노조 비정규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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