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표절 논란,
엉터리 저작권 시대의 초상
[金土日의 Retweet] 과도한 권리자 중심의 '저작권' 체제
    2013년 10월 31일 10:0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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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인기가수 아이유가 안타깝게도 표절 시비에 빠져들고 말았다. 새롭게 발표한 음반의 타이틀곡인 분홍신이 네티즌들의 레이더에 걸려들고 만 것인데, 넥타[Nekta]라고 하는 해외 음악인의 ‘히어즈 어스(Here’s Us)’라는 노래와 일부 구절이 닮아도 너무 닮았기 때문이다.

많은 음악팬들과 네티즌들은 아이유의 분홍신이 표절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아이유측과 몇몇 작곡가 및 평론가들은 표절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표절이 아니라는 측에서는 이런저런 단어와 관행들을 내밀면서 대중들을 설득하거나 비판하려 하지만 두 곡의 선율 진행 및 창법이 지나치게 똑같은 탓에 쉽사리 승패는 가려지지 않는 분위기다.

이 격전의 현장은 다소 맥빠지게도 아이유의 해당 곡 프로모션 중단으로 막을 내리려는 상황이다.

Nekta+_nathalie2

Nekta 넥타의 모습

표절을 주장하는 대중들의 견해에 대해서는 사실 특별히 부연할 것이 없다. 두 곡이 매우 닮아있는 것은 사실이고 그것을 근거로 표절이라고 주장하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재미있게 살펴볼 만한 것은 소위 전문가라고 나서는 이들의 주장이다.

표절이 아니라는 주장의 근거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해당 노래의 스타일이 원래 거기서 거기’라는 말로 요약된다.

클리셰같은, 전문적인 용어처럼 포장된 외래어를 통해 마치 업자들의 특별한 영업기술 혹은 당연한 권리인 것처럼 설명하려 들지만, 그래서 분홍신이란 노래는 표절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클리셰라는 것이 아무런 창작성도 없는 기존의 것 베끼기라는 뜻이고 대중들은 베꼈으니까 표절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클리셰의 의미 자체가 기본적으로 ‘베꼈다’는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물론, 클리셰라는 이름으로 오래도록 용인되어온 음악 업계의 관행을 반복한 아이유가 특별히 남다른 비판을 받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만 두 곡이 지나치게 비슷하므로 설사 분홍신의 창작자가 해외의 음악을 의도적으로 베끼지 않았더라도 이런 경우라면 자신의 권리를 철회하는 것이 상도덕적으로 적절해 보인다. 따라서 해당 곡에 대한 프로모션 중단은 나름 적절한 선택이었다.

게다가 이 논란을 엄정한 표절의 심판대에 올리게 된다면 이 나라의 제도는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손을 들어주게 되어 있다. 표절을 의심하는 대중들을 향해 전문가들이 내뱉는 훈계는 대체로 쓸데 없는 소리거나 개인적 푸념에 불과한 것이다. 문화관광부가 제시한 음악의 표절 판단기준은 일반 청중의 입장에서 표절을 판단한다는 것이고 그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기 때문이다.

음악의 표절 여부를 판단할 때 그 기준을 일반 청중 시각으로 삼을 것인가 아니면 음악 전문가들의 판단에 의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하여 우리 법원이 명시적으로 판단을 내린 바는 없다.
그러나, 미국의 많은 사례들을 살펴보면, 원칙적으로 음악의 실질적 유사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그 음악의 수요자인 일반 청중을 기준으로 하여 그 청중들이 듣기에 실질적 유사성이 느껴진다면 전문가들의 분석에도 불구하고 두 곡이 유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학설들도 대체로 미국과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주로 10대를 위한 대중음악이라면 10대 청소년의 관점에서, 클래식 음악이라면 클래식을 즐기는 대중의 관점에서 그 유사성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표절방지 가이드라인, 문광부, 2007년)

사실 아이유 뿐만 아니라, 로이킴이나 박진영 등 클리셰를 쟁점으로 삼고 있는 비교적 최근의 표절 논란들을 보면서 가장 의아한 것은 사실 이거다. 별다른 창작성이나 독창성이라 할 것이 없는 뻔한 스타일의 차용 행위를 통해서도 그들 작곡가와 음악인들은 저작권이라는 갈쿠리를 손에 쥐게 된다는 것 말이다. 돈은 돈대로 긁어 모으고, 경우에 따라서는 타인들을 위협할 수 있는 희한한 도구 말이다.

전문가들이 ‘클리셰’라고 이야기하는, 바꿔 말해 그냥 모두가 다 알고 있는 뻔하고 흔한 표현을 가져다 상품으로 포장해 판매하는 이들이 이러한 권리를 갖는 것은 과연 정당한 것인가. 저작물이 보호받기 위해서는 ‘표현의 독창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남의 표현 방법을 빌린 것이 아닌 독자적인 표현이어야 하는 것이다. 설사 예술성은 다소 떨어질지언정 독창성은 가져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상품들이 사회적으로 보호가치가 있는 저작물인양 행세하는 것, 이것은 심각한 제도의 결함이다. 게다가 그 갈쿠리는 저작자의 사후 70년까지 유지된다는 것, 수치상으로도 좀처럼 납득이 가지 않는다.

‘남들도 다 쓰는 것’이라는 것을 항변이라고 내어 놓으면서 사후 70년까지 유지되는 그 무지막지한 독점적 권리는 놓치지 않으려는 것, 상도덕적으로 좀처럼 납득이 되지 않는다. 아이유를 옹호하는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이 도덕적인 올바름이 아니라 자신들의 재산권 지키기처럼 들리는 이유다.

한편, 아이유를 비롯 많은 가수들의 표절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전문가를 자처하는 이들의 말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데에는 온라인 시대에 맞닥뜨렸던 저작권자들에 대한 반감도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들이 네티즌들을 협박하고 고소한 일들이 기억에 켜켜이 쌓여 있지 않나.

그런데, 그렇게 대단한 것처럼 난리를 쳐왔던 권리라는 것이 클리셰라는 미명 하에 이처럼 엉터리 마구잡이로 업자들에게 주어져 왔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것이다. 아이유와 제작자, 그리고 전문가인 양 하는 사람들은 이런 저간의 맥락을 알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아이유의 분홍신을 둘러싼 표절 논란은, 허술하면서 과도한 권리자 중심의 저작권 체제와 그들의 저작권 남용에 그 배경이 있는 것이다. 이런 논란을 방지하려면 현행 저작권 체제는 근본부터 반드시 의심되어야 한다. 사회적 형평성에 맞추어 음악 상품은 저작권이 아닌 산업재산권으로 재편되어야 한다거나 말이다.

근데, 아이유의 음악이 표절이냐고? 그에 대해서는 즉답 대신 ‘그게 그럼 베낀 음악이 아니라고?’라는 반문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클리셰라는 우산 밑에 안주하며 별다른 창작성도 없이 수억, 수십억의 부가가치를 100년 이상 독점하는 이들은 이러한 대중들의 항의에 대해 자기 방어가 아니라 자기 성찰부터 먼저 해볼 일이다.

사족 하나만 덧붙이자.

그런데, 아이유를 옹호했던 소위 전문가님들아, 그대들은 음악 스타일이 다 거기서 거기라고 했는데, 그렇게 따지면 수백, 수천 곡이 다 표절이라고 항변했는데, 정말 궁금해서 묻노니 분홍신과 히어즈어스에서 대중들이 똑같다고 느끼는 그 부분, 그런 노래 몇 개는 최소한 제시해주고 그게 다 거기서 거기라고 주장하는 게 순서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렇게 똑같아도 저작권을 사후 70년까지 독점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말이 되는 것인지에 대해 먼저 친절히 설명하는 것이 도리 아니었을까?

필자소개
전주대 연구교수, 라디오관악FM 이사 머리는 좌익, 마음은 보수, 동네 음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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