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익은 사유화, 손실은 국유화'
    민병두 "산업은행과 대기업들 유착, 감시기능 마비"
        2013년 10월 29일 11:1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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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산업은행과 대기업의 유착 관계 때문에 막대한 재원을 투입하고 사외이사를 파견했지만 정작 대기업의 부실과 비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이익은 사유화, 손실은 국유화’로 귀결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29일 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근 STX그룹 부실에 이어 동양그룹 사태와 관련해 주 채권자인 산업은행과 대기업의 유착 및 관리 부실의 책임을 제기하며 이같이 지적했다.

    민 의원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동양과 동양시멘트에 제공한 여신 잔액은 2013년 9월 현재 4,762억원이며 동양이 시장성 여신(회사채+여신)을 늘리며 잔액 규모를 줄이기 전에는 최대 1조771억원(2005년)의 여신 잔액을 기록했다.

    또 산업은행 출신으로 동양과 주요 계열사로 재취업하거나 파견된 사외이사는 현재 드러난 인원만 2000년 이후 13명에 이른다.

    엄낙용, 정건용 전 산은 총재는 각각 동양생명과 동양증권의 사외이사로 재직했으며, 이윤우 부총재는 동양시멘트의 부회장직을 지냈다. 김덕수 산은 이사 역시 동양의 부사장으로 재직했다.

    특히 산업은행 기업금융4실은 동양그룹의 채무를 담당하는 부서인데도 주기적으로 동양에 비상근 이사를 파견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은은 2002년 동양시멘트와 맺은 신디케이트론 계약의 일부로, 기업금융 4실장을 2년 단위로 동양시멘트의 비상근이사로 근무하도록 했다. 김윤태 부행장과 권영민 부장은 비상근이사로 파견돼 있는 동안 각각, 20번의 이사회 중 10번, 48차례 이사회 중 5번 참여해 이사회 안건에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동양-산은

    이와 관련 민 의원은 “산업은행의 사외이사들은 동양의 방만한 경영과 부실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고, 동양시멘트의 부실을 야기한 골든오일과의 합병에도 찬성한 것으로 나타나 사외이사 본연의 역할을 방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 낙하산 인사로 지탄받고 있는 홍기택 산은지주 회장 겸 산은 은행장도 2001년 6월부터 2010년 5월까지 9년간 동양증권의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홍 행장은 사외이사로 재임하면서 계열사간 자금 지원 목적 등으로 동양생명에 대한 유상증자 참여, 부실CP를 찍어낸 동양파이낸셜의 동양증권 자회사 설립 승인 및 유상증자 참여, 동양메이저가 보유하고 있던 동양선물 지분 취득 등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동양증권을 사금고화 하는 것을 견제하지 못하고 방기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대우조선해양의 납품비리 사건에서도 최대주주인 산은의 관리감독이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비리 책임자 중 한명으로 지목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조달부문장과 이모 전무가 지난 8월부터 서울업무팀장으로 발령받아 근무하고 있어 산은의 관리감독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 의원은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산업은행 관련 인사들이 산은 재무본부장 부행장 출신인 김갑중 부사장, 동양시멘트의 사외이사 경력이 있는 권영민 산은 기업금융 4실장이 비상근 이사를 겸임하는 등 산은과 대우조선해양의 유착관계가 관리감독의 부실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민 의원은 산은의 대기업 지원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위험업종인 조선, 건설, 해운, 철강 등이 기업여신 중 24.7%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위험업종 부실이 확대될 겨우 산은의 기본자본 훼손율은 최대 56%에 달하게 되고, 이럴 겨우 산은의 BIS비율은 6% 이하로 내려가게 된다고 경고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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