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의혹의 삼성...
    삼성 자사고 불법 설립 인가
    임직원 자녀의 '특권 귀족학교'…그들만의 특혜
        2013년 10월 24일 04:0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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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당이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국감 증인 신청과 삼성 청문회 개최 동의안 제출에 이어 충청남도교육청이 삼성자율형사립학교(자사고)를 불법 설립 인가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4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진후 의원은 충남교육청 국감에서 충남 삼성 자사고가 공유지를 무단점유하는 등의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설립을 추진한 배경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또한 삼성 자사고는 기존 자사고 평균 학비보다 학생 1인당 200만원이나 더 높은 데 반해, 학교법인인 삼성학원은 애초 제출한 출연액의 일부만 출연하는 등 법인의 책임 태만 문제도 심각한데도 학교 설립이 인가됐다고 제기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충남 삼성고는 지난 7월 ‘학교설립인가 신청서’를 냈다. 그런데 이 신청서 중 ‘교지 확보 명세서’를 보면 교지의 대부분이 ‘삼성 디스플레이’ 소유로 등록돼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고등학교 이하 각급학교 설립운영 규정>에 따르면 사립의 각급학교의 교사 및 교지는 당해 학교를 설립, 경영하는 자의 소유여야 한다. 또한 교지안에는 설립주체 외의 자가 소유하는 건축물을 둘 수 없다.

    즉 삼성고의 교지 소유가 법인 명의로 전환되어 있지 않는 한 학교 설립 인가가 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충남교육청은 교지 소유자를 ‘삼성 디스플레이’로 등록했음에도 학교 설립을 허가해준 것.

    특히 개교는 2014년 3월인데 학교용지는 2012년 10월에 결정됐다. 즉 1년 2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설계, 건립, 인가 등이 모두 완료되어야 한다. 정 의원은 이 때문에 충남교육청이 올해 7월 설립 인가를 내준 것이 “삼성 측에 특혜를 준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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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사고 반대 일인시위 자료사진(평등교육학부모회)

    문제는 또 있다. 바로 삼성 임직원 자녀를 위한 이른바 ‘귀족학교’라는 것이다. 전국 자사고의 평균 학비는 2012년 기준 659만원인데 삼성 자사고는 200만원이나 더 비싸다. 그런데 삼성 자사고는 무료 70%의 신입생을 임직원 자녀 대상으로 선발하며, 이들 자녀들은 입학금과 수업료를 제하는 등의 학비 혜택을 받게 된다. 결국 나머지 30%의 학생이 값비싼 학비를 지불하는 불합리한 구조인 것이다.

    그럼에도 학교법인 삼성학원이 출연하겠다고 한 수익용 기본재산 100억원과 기부금 95억2,200만원은 당초 계획과 달리 수익용 기본재산으로 50억원만 출연했다. 나머지 금액은 ‘각서’ 형태로 존배할 뿐이다.

    한편 정 의원은 이같은 문제를 살펴보기 위해 충남교육청 평생교육행정과로부터 지난 8월 공문을 받았으나, 해당 공문에는 충남교육감의 직인도 없고 접수 날짜도 기재되어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시 해당 공문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충남교육청의 여러 부서와 문서 유통 담당과에 확인해 본 결과 놀랍게도 해당 공문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제남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명백한 공문서 위조”라며 “정계와 재계를 넘어 교육현장에서조차 삼성을 위해 불법이 자행되는 현실은 대한민국 그 어느 곳도 삼성의 부당한 거대영향력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함을 보여주고 있다”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정 의원은 “충남교육청은 삼성고 설립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는데, 결국 토지 소유권이나 국유지 양도 문제 등을 해결하지 않은 채 불법행위까지 저지르면서까지 삼성 자사고를 설립하고자 한 것 아닌가. 삼성에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살 수밖에 없다.”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또 “‘삼성가족’이 아닌 학생들에게만 비싸게 받은 학비로 학교를 운영하려고 하면서, 한편으로는 법인으로서 책무를 태만히 하고 있는 게 삼성고의 현실이다. 불법적 과정을 거쳐 인가된 삼성고의 인가는 취소되어야 하며, 현재 신입생 모집도 중단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23개 교육시민단체로 구성된 교육운동연대는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이 내년 초 충남 아산시에 자사고 개설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대기업 부설 자사고는 경제 권력층의 자녀들이 들어가는 특권·귀족 학교로 변질돼 공교육을 무너뜨릴 수 있다”며 삼상자사고 반대의 뜻을 밝혔다.

    이날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와 민주주의법학연구회도 오는 11월 1일까지 서초동 삼성 본관 앞에서 ‘삼성특권귀족 고등학교 반대 연속 1인 시위’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두 단체는 “한국의 대표적 재벌인 삼성이 1000여명 규모의 특권 귀족학교를 만드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삼성이 개설하는 학교가 삼성의 임직원에게 특혜를 줘서 문제가 될 가능성은 불을 보듯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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