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하라,
태양의 시대와 초록 사회를 향해!
[책소개] 『초록발광』(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이매진)
    2013년 10월 19일 12: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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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매우 불안한 ‘9시 31분’, 에너지 전환 없이 미래도 없다 2013년 한국의 ‘환경 위기 시계’는 9시 31분이다. 에너지 등 자원을 지나치게 소비하는 생활 방식이 심각한 문제 1위에 꼽혔다.

유엔 세계 행복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행복도 지수는 56위다. 마음껏 자원과 에너지를 쓰면서 사는데도 말이다. 반면 핵 발전을 전혀 하지 않는 덴마크는 1위, 에너지의 95퍼센트를 재생 에너지에서 충당하는 코스타리카는 12위다.

시간을 어떻게 되돌리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초록발광 ― 태양의 시대, 녹색 사회로 가는 정의로운 전환의 길》은 에너지·기후 분야의 진보적 민간 싱크탱크인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프레시안》과 《레디앙》에 연재한 칼럼을 엮은 책이다. 조승수, 장영배, 하승수, 박진희, 한재각, 이진우, 이강준, 엄은희, 이정필, 김현우 등 21명의 필자들은 초록 사회를 위해 ‘발광(發光)’하는 마음으로 기후변화와 기후정의, 핵 발전과 에너지 문제에 관해 꾸준히 발언해왔다.

점점 더 심각해지는 기후변화,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와 방사능 오염 문제, 한국 핵 발전 정책의 문제점, 전력 수급 경보의 이면에 자리잡고 있는 전기 요금의 불편한 진실, 에너지 사용에서도 차별받는 가난한 사람들, 자원 외교로 포장한 해외 자원 개발의 진실 등은 연신 뉴스 지면을 오르내리는, 또는 전혀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우리 시대의 과제다.

태양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지금, 우리는 초록 사회를 향해 어떻게 ‘발광’할 수 있을까?

초록발광

핵 발전 밀집도 세계 1위 한국에서 탈핵하는 법,
녹색 사회로 정의롭게 전환하는 법

1장 ‘바보야, 문제는 탄소가 아니야 – 우리에게 기후변화란 무엇인가’는 기후변화는 어떻게 사회적으로 인식되고 구성되는지,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정치와 행정은 어떻게 작동했는지 등 온실가스 감축을 둘러싼 논란을 다룬다.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 9위, 에너지 사용량 세계 10위인 한국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 정책에서도 대기업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 한국 온실가스의 60~70퍼센트 가량을 배출하고 있는 기업들은 온실가스 감축량 중 고작 18.2퍼센트만 책임지면 된다. 게다가 녹색성장기본법 시행령이나 기후변화에너지부 신설 같은 섣부른 정책들은 갈등만 부추길 뿐이다.

2장 ‘원전 없이는 못 살아! 정말 못 살아? – 탈핵 에너지 전환의 길을 찾아’에서는 2011년 후쿠시마 핵 발전소 사고 전후로 펼쳐진 국내외 탈핵 현상에 집중한다. 후쿠시마에서는 여전히 방사능 피폭 사고가 터지고, 피난 주민은 2년 넘게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핵 발전 밀집도 세계 1위를 자랑하는 한국 정부는 고리 1호기 재가동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밀양 송전탑 건설을 재개하고, 2024년까지 핵 발전소 12기 추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게다가 핵 발전소 수출에도 적극적이다.

정부는 핵 발전이 멈추면 국가 부도라도 날 것처럼 호들갑을 떨지만, 탈핵은 불가능하지 않다. 최대 2029년까지 원전을 폐쇄하기로 한 독일은 ‘100퍼센트 재생 가능 에너지 지역 프로젝트’를 통해 차근차근 탈핵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마이크로 그리드, 적정기술 상점, 심야 노동 제한법, 칼퇴근법, 운영 시간 제한법, 프랑스식 여름휴가 등 탈핵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얼마든지 있다.

3장 ‘조선소에서 풍차를 만들어 지구를 구하라 – 녹색 경제로 가는 정의로운 전환의 길’은 전기 요금, 전력 산업 구조 개편, 배출권 거래제, 유류세와 탄소세를 둘러싼 경제적 이슈와 사회적 쟁점을 파헤치고, 환경과 노동이 연대해 녹색 사회로 정의롭게 전환할 수 있는 전략들을 적극 검토한다.

킬로와트당 전기 요금이 주택용은 103.3원, 산업용은 76.6원이고, 한국의 산업용 전기 가격을 1킬로와트시당 100원으로 놓을 때 미국 117원, OECD 평균 184원, 일본 266원이다. 그런데도 기업들은 산업용 전기 요금을 올리겠다고 하니 펄쩍 뛴다.

정부는 배출권 거래제가 온실가스 감축에 효과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온실가스 배출자(기업)에게 주는 또 하나의 혜택일 뿐이다. 평등한 녹색 경제를 만들려면 한계에 다다른 기존 산업을 재생 가능 에너지 산업으로 전환한 해외 사례를 참고해 녹색 일자리를 만들 방안을 찾고, 에너지복지법과 기후정의세, 재생 에너지 협동조합, 탈핵-공공성 연석회의 등을 통해 ‘복지의 녹색화’와 ‘녹색의 복지화’를 함께 추구해야 한다.

마지막 4장 ‘석유는 혁명을 잠식한다 – 국경을 넘는 에너지 기후정의’는 유엔 기후변화 협약 당사국 총회, 공적 개발 원조, 4대강 수출 사업, 셰일가스, 북핵 문제 등으로 시야를 넓힌다.

대우인터내셔널의 버마 가스 개발, SK건설과 한국서부발전이 추진 중인 메콩 강 수력 발전 프로젝트에는 강제 이주와 강제 노동, 환경 파괴와 생존권 붕괴 등 해외 자원 개발의 추악한 이면이 도사리고 있다.

그렇지만 정부는 ‘너희들의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ODA를 주겠다’는 검은 속내를 굳이 감추지 않으며 해외 자원 개발에 적극적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는 작은 전깃불조차 너무나 소중한 라오스 주민들과 ‘재생 에너지 동맹’을 맺으며 기후정의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내가 오늘 죽어야 문제가 해결되겠다” ― 모든 사람을 위한 지속 가능 에너지를 위해

70대 농사꾼이 분신해 세상을 떠났는데도 ‘765kV’에 맞서 8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밀양의 투쟁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정작 송전탑 건설 재개의 근거가 되고 있는 신고리 3호기는 원전 비리로 드러난 안전 문제 때문에 준공조차 기약할 수 없다.

전기가 끊긴 집에서 촛불을 켜고 잠들었다가 보일러를 틀 돈이 없어 휴대용 가스버너에 의지하다가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있지만, 정부는 에너지복지법 제정을 미루고 있다.

2011년 정전 사고 뒤 확산된 전력 수급 위기는 전력 설비가 부족해서 일어난 게 아니다. 무작정 전기를 많이 쓰는 사회를 만들어놓고 대기업에게 싼값으로 전기를 펑펑 쓰게 한 ‘정치의 실패’이자 ‘정책의 실패’ 탓이다.

에너지를 기계나 설비로만 보지 않고, 기후변화를 더위와 추위로만 느끼지 말고, 우리 주변에 그리고 지구 어딘가에 살고 있는 사람과 생명을 떠올려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발광하라, 초록 사회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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