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국비로 '골프 지수' 개발
혈세로 친절하게 골프장 이용객에게 날씨 서비스 제공?
    2013년 10월 18일 10:0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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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산하 기상산업진흥원이 전국이 골프장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2012년 세부과제로 ‘기상정보를 활용한 골프지수 및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개발(골프지수 보고서)’를 국비로 지원한 사실이 드러났다.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장하나 의원이 기상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상산업진흥원은 2012년 11대 사업 중 하나로 골프지수 보고서를 선정해 국고를 지원했다.

그런데 이 보고서의 연구책임자 1명을 포함한 총 4명이 연구한 보고서 분량은 14페이지밖에 불과하는 등 부실보고서 봐주기 심사의혹도 제기된다.

골프지수 보고서는 기상정보를 활용한 골프지수 개발과 날씨와 골프지수를 활용한 안드로이드용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골프장 이용객의 수요에 맞춰 1일 8회 3시간 간격으로 지수를 개발하고, 온도 ∙ 바람 ∙ 황사 ∙ 낙뢰 ∙ 눈비 ∙ 안개 ∙ 자외선 등 7개 기상요소를 추출하여 최상위 쾌적단계에서부터 최하위 경보단계까지 5단계의 종합지수를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연구기간 및 연구비의 한계로 안드로이드 계열의 골프지수 서비스만이 개발되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iOS계열의 골프지스 서비스의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기상청이 개발한 골프지수 앱

기상청이 개발한 골프지수 앱

그러나 골프장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 특히 골프장 주변 주민들은 이러한 기상서비스에 소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 의원이 공개한 ‘골프장 조성에 따른 주민 생활환경 피해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골프장 예정지가 골프장이 조성되는 마을보다 높은 곳에 조성되어 있어, 눈비나 바람 등에 의해 골프장 지하수 등 토양, 식수 등이 오염될 가능성이 있으며, 농약비산에 호흡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즉 기상조건의 피해는 골프장 이용객이 아닌 골프장 주변 주민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기상청은 주말예보에 한해 야외활동지수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매우 나쁨’에서 ‘매우 좋음’까지 5가지 단계를 적용해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기상청이 개발하고 있는 ‘골프 지수’ 서비스는 기존의 야외활동지수를 개선해 기상조건에 취약한 어린이나 농민, 군인 등을 위한 대상별 맞춤형 정보를 개발하도록 하거나 전 국민을 대상으로 확대하는 것이 기상지원 사업에 부합할 것이라는 것이 장 의원의 지적이다.

한편 ‘골프지수 보고서’가 국가지원의 사업으로 타당한 것인지는 별개로 보고서의 질도 문제가 되고 있다. 장 의원은 이 보고서 제목, 목차, 요약문, 참고문헌을 제외하면 본 내용이 14페이지에 불과한데, 참고한 문헌도 단 두권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때문에 공모과제 평가위원회에서도 “연구개발의 필요성은 인정되나, 연구개발 최종목표, 내용, 추진전략 모두 구체적인 자료가 부족”하고 “본 과제의 추진전략과 구체적인 개발계획이 미흡하고 기존 개발된 어플과의 차별성 확보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연구를 수행한 W사는 연구비의 총75%를 지원받았다는 점에서 봐주기 심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장 의원의 지적이다.

이에 장 의원은 “민주당 장하나 의원은 “골프장경영협회가 해야 할 일을 기상청이 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하는 한편, “기상정보가 절실히 필요한 사람은 골프장 이용자가 아니라 골프장 주변의 주민들”이라며, “기상정보가 더 절실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에 더 가점을 부과해 그런 서비스가 개발되도록 유도해야 하는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학생 과제물 수준도 안 되는 보고서에 국비를 지원한 것은 봐주기 심사”라면서 “보다 철저한 연구심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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