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불법파견 무혐의, '윗선 개입'
    은수미, 삼성전자와 노동부 공모 시사하는 녹취록 공개
        2013년 10월 14일 10:4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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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노동부가 삼성전자서비스 불법파견 의혹에 대해 ‘합법도급’이라고 판단한 것이 수시근로감독 막판에 노동부 고위 간부의 ‘입김’으로 결과가 뒤바뀌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은수미 민주당 의원은 14일 삼성전자서비스 불법파견 수시근로감독에 참가한 한 근로감독관의 통화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이 근로감독관이 “위에서 누가 틀었구나, 바람이 뽕 빠졌어요. 그러니까 그 전에는 우리가 바람이 빵 들어서 이거 불법파견이다, 가자 했는데 이게 갑자기 실장 보고가 들어갔어요. 뽕, 거기서 바람이 빠져 버린 거예요. 나는 접근도 할 수 없는 고위공무원 입김이 이렇게 내려온 거예요. 이마트는 안 그랬어요. 그런데 분위기가 180도로 확 바뀌어 버린겁니다”이라고 말한다.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불법파견 주장과 불법파견 아니라는 노동부 주장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불법파견 주장과 불법파견 아니라는 노동부 주장

    이외에도 삼성측 요구로 조사할 센터를 삼성에게 유리한 지역으로 임의조정한 정황도 발견됐다.

    초기 삼성전자서비스 위장도급 등의 문제와 관련해 최초 관련사실의 제보가 이루어졌고 또한 증거은폐 등의 문제가 이루어진 곳은 서울 양천, 인천 서인천, 포항시 포항, 부산 동래 센터 등 4곳이었지만, 노동부가 수시감독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전체 업체를 대상으로 하지 않고 원청과 하청 총 14개소만 감독대상으로 선정했다.

    그런데 여기서 삼성전자서비스 남인천센터 소속 업체인 ‘삼성남인천서비스(주)의 대표이사 오모씨가 지난 6월 28일 소속 AS기사들에게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한 녹취록이 공개했다.

    녹취록에 오모 대표이사는 “여러분들이 이런 것들은 여러분들 믿고서 말씀드리지만 외부에 유출시키시면 안돼요. 이걸 갔다가 전국에서 동래서비스하고 포항, 포항하고 동인천하고 서울 양천하고 네 군데가 언론에 오르게 됐습니다. 원래는 거기를 조사하려고 했는데, 삼성이라는 조직이 어떻습니까? 문제 있는 데만 조사하다보면 문제가 되니까… 고용부에서 찍은 것은 동래하고 포항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삼성에서는 두 군데, 두 군데는 삼성에서 저희가 제대로 하는 데로 삼성에서 추천하겠다. 그겁니다”라고 말한다.

    녹취록 내용을 살펴보면 원래 문제가 된 지역과 비교적 문제가 없는 지역을 혼합하는 것으로 조사 대상이 바뀌게 되었고, 남인천도 이런 맥락에서 감독 대상이 됐다는 것이 오 모 대표 발언의 핵심이다.

    은 의원은 고용부로부터 삼성전자서비스 수시감독결과보고서에 대해서도 △조사기획단계에서부터 조사대상 센터를 인위적으로 조정해 위장도급 내지 불법파견 문제가 충분히 확인될 수 없도록 한 점 △수시근로감독 과정에서 위장도급 내지 불법파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필수적 사실 조사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점 △기존의 법원 판례 등으로 볼 때 충분히 위장도급 내지 불법파견의 판단 요소로 인정될 수 있는 부분을 판단의 인정기준으로 삼지 않은 점 등 심각한 문제가 발견됐다며 ‘총체적 부실수사’라고 지적했다.

    은 의원은 “고용부는 이번 수시감독에서 총 17개 항목에 대해 삼성전자서비스의 위장도급 등에 관한 조사를 벌였지만 이들 항목 중 14개 항목에서 조사 자체가 불충분하거나 조사를 통해 인지된 사실관계를 과소평가하는 등 방식으로 부실하게 수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용부는 관련 책임자를 찾아 책임을 묻고 삼성전자 불법파견에 대한 재수사를 함으로써 당사자들 사이의 법적 관계를 명확하게 해야 할 것”이라며 “또 현재 제기되는 고용부에 대한 사회적 의혹에 대해 충실히 회답하는 노력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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