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환수 또 재연기 요청?
미국은 한국의 MD 참여, 무기 판매의 호기로 생각해
    2013년 10월 01일 04:2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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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일부터 열리는 한미안보협의회(SCM) 회의와 그에 앞서 열린 9월 30일 한미군사위원회(MCM) 회의에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재연기 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되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군 소식통은 30일 “한미는 실무적 차원에서 북한의 핵이 가시적인 위협이라고 평가하고 전작권 전환시기의 ‘재점검’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것이 곧 한미 군부 차원에서는 전작권 재연기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과도하다.

워싱턴포스트(WP)가 30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와 의회 일각에서 한국이 2015년말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연기해달라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대해 실망감과 싫증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듯이, 미국에서는 아직 공감대를 넓게 형성하고 있지는 못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29일(현지시간) 방한 도중 기내 회견을 갖고 전작권 전환 재연기 논의에 대해 “최종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상황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전작권 전환을 위해 한국군이 갖춰야 할 역량에 대해 “미사일방어(MD)는 분명히 아주 큰 부분”이라면서 “정보·감시·정찰(ISR)과 지휘통제·통신·컴퓨터(4I)도 한국 측과 공조하는 중요한 분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즉 이번 SCM 등에서 최종 결론을 내리지는 않되, 한국 정부 측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전작권 전환 재연기를 빌미로 미국 측의 핵심 이익인 한국의 MD 참여와 거기에서의 역할 확대 등을 반대급부로 얻어내려고 하는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전작권 환수 촉구 기자회견 자료사진(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전작권 환수 촉구 기자회견 자료사진(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전작권 환수 재연기와 MD 참여는 최악의 선택

이명박 정부 시절 한 차례 연기한 전작권 환수를 2015년 말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한 박근혜 정부가 입장을 스스로 철회하고 재연기를 추진하는 것은 각종 복지공약 후퇴에 이은 국민 기망의 또 하나의 사례이다. 심지어 이는 아버지인 박정희 대통령이 추진했던 자주국방 정신과도 상충하는 것이기도 하다.

헤이글 미 국방장관의 전작권 전환을 위한 한국군 역량으로서 MD 관련 발언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헤이글 장관이 언급한 MD는 미국의 MD 계획이 아니라 우리 군이 추진 중인 KAMD(한국형 미사일 방어) 계획”이라고 마사지를 했다.

그러나 헤이글이 이미 굳이 추진되고 있는 KAMD를 언급할 이유는 없다. 때문에 조선일보도 전문가들의 말이라며 그동안 미 정부나 군 고위 관계자들의 행태를 볼 때 헤이글 장관의 발언은 미 MD를 염두에 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MD 관련 한국의 참여는 각종 첨단 레이더의 도입과 미군 레이더의 전진 배치 등으로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중국과의 관계, 천문학적인 재원 소요 등의 이유 때문에 공식화하거나 본격적인 참여는 자제되고 있는 것.

그런데 최근 미군과 미국 방산업체들이 한국형 미사일 방어를 위해서도 패트리엇의 개량형인 PAC-3 미사일로는 부족하다며 이보다 훨씬 사거리가 긴 지상 배치 THAAD(고고도 요격미사일), 이지스함 배치 SM-3 미사일 등의 배치 필요성을 부쩍 강조하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 측은 미국 주도 MD에 대한 한국측 기여가 단지 탐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요격미사일까지 자기 돈을 들여 배치하는 데까지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의 안보를 강화시키기 보다는 우리 돈을 써가며 미국의 안보를 강화하는데 일조하는 데 불과하며, 오히려 미국의 MD 강화와 전진 배치에 크게 신경을 쓰고 있는 중국의 반발을 불러 우리의 안보와 외교를 오히려 악화시킬 가능성이 다분하다.

비정상에서 미래지향적 관계로의 변화 문제

한국의 수구적 보수진영이 전작권 환수를 반대하는 것은 이것이 그들이 좌파로 규정하는 노무현 정권의 반미적 정책의 결과라고 보는 것에 일차적으로 기인한다. 그러나 작전통제권 환수는 주권 국가라면 당연히 추진해야한다는 판단과 요구 속에 이미 노태우 정권 때 추진된 것이다.

그것이 한미 군부의 반발과 북핵 등의 요인에 부딪혀 평시작전통제권 환수로만 제한되었다가, 노무현 정권에서 미국의 해외주둔군 전략적 유연성 제고 및 주둔국 방위의 주둔국화(주둔 미군의 부담 최소화) 등과 맞물려 합의에 이른 것이다.

즉 이것은 길게 보자면 닉슨 독트린 이후 짧게 잡아도 부시 행정부 이후 추진된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의 유지 속에서도 부담의 최소화, 동맹의 성격 변환’ 전략과 한국의 방위에서 자주성 제고와 한반도 안보 문제에서 위상 강화 욕구가 맞물린 결과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즉, 1950년 전쟁이 발발하자 한국의 힘만으로 한국을 지킬 수 없는 상황에서 전시작전권을 양도했던 비정상의 상태에서 한국의 힘이 제고됨과 함께 정상적 상태로 변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작권을 가지면서도 동맹을 유지하거나 미군이 철수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미영 동맹, 미일 동맹 등 미국의 여타 동맹에서 보듯이 일반적인 사례에 불과하다.

또한 정전체제라는 비정상의 상황에서 평화체제로의 전환에 있어 한국이 북한 및 주변국에 무시당하지 않고 능동적, 주체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도 전작권 환수는 필수적 요소이다.

세계적 체제에서 자주성을 제고시키는 것이 어떤 것이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겠지만, 2007년 정상회담 회의록에서 보듯이 북한은 한국의 자주적 의지가 너무 부족한 것 아니냐, 그것이 한반도 문제를 푸는 데 있어서도 편향으로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탈미나 반미가 자주화는 아니라는, 평화를 구조화시키고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 과정을 통해 자주성을 제고할 것이라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뜻이 옳다고 할지라도 한국의 전작권 부재 상황이 북한의 북미 평화협상 주장 등에 이용당한 측면을 이제는 극복해야 한다.

‘평화체제 진전 이후에도 미군이 철수하지 않고 주둔할 것이냐’, ‘남북 통일이 진전되더라도 중국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남한 땅에만 주둔할 것이냐’ 등의 문제가 제기되겠지만, 현재의 남북한 간 적대적 대치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을 미래의 변화된 환경에 그대로 투영할 수는 없는 것이다.

오늘은 10월 1일 국군의 날이기도 하다. 각종 첨단무기를 자랑하면서도 한국군만으로는 한국을 방어할 수 없다고, 그것도 전시가 되면 작전통제권을 미국이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태다. 북한의 총GNI에 맞먹는 국방비를 쓰면서도 한국군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인식한다면 자기 비하이거나, 만약 그것이 아니라면 군과 정부의 무능과 부패를 자기 고백하는 것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가 진정 한반도에서 신뢰를 진전시키고, 동북아에서 평화를 구조화하는 데 능동적 역할을 하고자 하고 그럴 능력이 한국에게 있다고 자신한다면, 전작권을 예정대로 환수하는 약속을 그대로 실천해 가야만 한다.

필자소개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문제를 연구하는 정책가이며, 진보정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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