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의 네오 파시스트 정당,
    황금새벽당 대표와 의원들 체포돼
        2013년 09월 29일 03: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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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에서 가장 폭력적인 정치세력이라는 그리스 황금새벽당의 지도자가 지난 토요일(28일 현지시간) 밤에 범죄조직을 이끈 혐의로 체포되어 법정에 섰다. 황금새벽당 대표 니코스 미칼로리아코스와 그의 당 핵심 지도부가 체포된 것이다.

    이날 정부는 반테러 부대의 긴급 작전을 통해 미칼로리아코스와 5명의 국회의원들을 체포했다. 또 경찰관계자 한 명를 포함하여 15명의 고참 활동가들도 범죄조직 구성원으로 폭력교사 혐의로 체포됐다. 검찰은 9페이지에 이르는 영장에서 살인, 금품강요, 자금세탁의 혐의로 이들 극우파들을 기소했다.

    그리스에서 군사정권이 끝나고 민간정부로 복귀한 1974년 이후 현직 국회의원들이 집단적으로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체포된 의원들은 유죄가 선고되기 전까지 의원직이 유지된다

    작전을 지휘한 공공질서부 장관인 니코스 덴디아스는 이 단속을 “그리스와 유럽의 역사적인 날”로 규정했다. 이 작전은 이날 새벽녘에 진행되었으며 오직 세 명의 안보 관계자들만이 사전에 알고 있었던 극비작전이었다.

    덴디아스 장관은 “황금새벽당은 민주주주의 인내를 시험하려 했다”고 말하며, 당의 불법적인 활동에 대한 조사를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25개의 반테러 부대를 통해 당의 부대표인 크리스토스 파파스를 체포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리스의 거리에서 테러를 자행하며 경찰조직으로 위장한 폭력조직을 운영한 지휘부의 성원으로 기소되었다.

    그 외에도 정부는 최소한 11명의 다른 연루자들도 추적 중이라고 말하며 “명백하고 뚜렷한 증거”가 전화통화 감청과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미칼로리아코스는 이날 오전 7시경 자신의 집에서 체포됐다. 경찰관계자는 많은 무기들이 단속 과정에서 발견되었다고 밝혔으며, 미칼로리아코스의 집에서도 세 자루의 불법 총이 발견되었고 탄토실험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백 명의 황금새벽당 지지자들이 아테네 경찰서 밖에 집결하여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그동안 이 당은 극악한 폭력을 조장한다고 비판을 받아왔으며 인권조직들은 이 당이 그리스가 긴축재정으로 경제위기에 몰린 지난 3년간 유색인종 이민자들에 대해 저질러진 수백 건의 폭력 행위에 책임이 있다고 고발해왔다. 뿐만 아니라 동성애자들이나 좌파 활동가들에 대한 수많은 폭력행위에도 연루된 것으로 비판받았다.

    이번 달에 발생한 반파시스트 진영에서 저명한 힙합 음악가인 파블로스 피사스에 대한 살인사건은 결국 광범위한 국민적 분노를 일으켰고 정부는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또한 황금새벽당은 군사부대를 창설하고 군 특수부대 지휘관들의 도움을 받아 훈련을 하였으며 경찰과도 공모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정부는 황금새벽당의 활동 전반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나치 문양과 비슷한 문양을 상징으로 삼는 이 정당은 지난 7월에는 자선행사장에서 나치 찬양가를 연주해 국내외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으며, 유럽인권위원회는 올해 초 그리스를 방문한 조사에서 인종차별 폭력 사건에 황금새벽당 당원들이 연루된 것을 확인하고 그리스 정부에 이 정당을 제재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번 달에는 황금새벽당 당원들이 야구방망이로 공산당원들을 구타해 9명이 중상을 입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또 작년에는 황금새벽당의 대변인인 일리아스 카시디아리스가 생방송 TV토론 중에 시리자와 공산당 소속의 좌파 여성 정치인 2명에 대해 물을 뿌리고 뺨을 때리고 폭행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황금새벽당

    나치 문양과 유사한 황금새벽당의 문양

    폭생

    황금새벽당은 미칼로이아코스 당수가 1980년 극우성향의 잡지를 만든 것에서 시작해 1993년 정당으로 등록해 정치활동에 나섰다. 극단적인 노선을 내건 황금새벽당이 그리스 정계에서 급부상한 것은 구제금융에 따른 혹독한 긴축조치에 민심이 돌아섰기 때문이다.

    이 정당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5.3%의 득표율로 아테네 시의회에 진출한 것을 발판으로 지난해 총선에서 전국 7%의 득표율을 차지하면서 300석 정원의 의회에서 18석을 가져가 처음으로 원내에 진출했다.

    사마라스 총리의 불안한 연립정권은 이 단호한 태도로 인해 여론의 박수를 받고 있으며 여론조사에서는 황금새벽당의 지지도가 급락하고 총리의 보수적인 신민주당에 대한 지지도가 약간 올랐다. 현지 언론이 지난 20~23일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황금새벽당 지지도는 지난 6월의 10.8%에서 4%포인트 하락한 6.8%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여당인 신민당(21%)과 급진좌파연합 시리자(19.2%)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야당인 급진적 좌파세력 시리자의 지도자 알렉시스 치프라스는 지난주 그 당은 “법의 틀 밖이 아니라 법의 틀 내에서 처리되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주 미칼로리아코스는 18명의 당 국회의원을 사퇴시켜 조기총선을 하게 하겠다고 정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들이 사퇴해도 조기총선이 아닌 보궐선거로 충분하고 선거에서 야당이 18석을 모두 가져가더라도 연정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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