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노조를 때려잡아야"
        2013년 09월 26일 01:0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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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저녁(25일), 집에서 혼자 울산의 모방송국 뉴스를 보다가 갑자기 머리가 삐쭉 일어서는 장면을 보며 화들짝 놀랐다.

    ‘혹시 내가 잘못 봤나?’ 싶어서 아침에 출근하기 전 그 방송국의 아침 뉴스를 다시 보면서 그 대목을 영상으로 녹음을 했다. 내가 잘못 본 것이 아니었다

    새누리당 김무성의 발언이었다. 김무성이 울산을 방문해서 새누리당 당원들 모아놓고 이렇게 떠든다. “임금은 두 배로 받고, 생산성은 1/2도 안 되는 이런 현대자동차 귀족노조가 옳다고 생각하십니가?”라고 묻자 새누리당 당원들이 박수를 치며 “아니오”라고 답한다. 이어서 김무성은 모가지 핏대를 올려 강조한다. “이 시점에 (현대자동차 노조) 두드려 잡지 않으면 경제발전 안 됩니다”

    김무성 (1)

    김무성 발언을 시청자에게 그대로 내보내는 방송 화면

    “이번 기회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을 두드려 잡자”

    대한민국 국회의원 김무성(부산 영도), 박근혜 대통령 좌장이라는 김무성, 박근혜 대통령 선거총괄본부장을 지낸 김무성이 대한민국 헌법 제33조에서 보장된 노동3권에 근거해서 합법적으로 결성되었고,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지부)을 아예 “두드려 잡자”고 선동질을 하고 있다. 그의 이런 발언이 공중파를 통해서 안방에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었다.

    지금 김무성은 “친일미화, 이승만 정권 찬양”이라는 역사 교과서 왜곡을 앞장서 선동질하면서 그 애비 김용주의 친일 행각을 연장시키고 있다. 김무성은 스스로 보수진영 대표 주자임을 부각시키며 새누리당 당권 장악은 물론이고, 차기 대통령주자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런 김무성이 이 시기에 울산에 와서 현대자동차 노조를 개무시하고”두드려 잡자”고 깔아뭉개는 의도는 현대자동차 노조에 대한 사회적인 반대 여론을 더욱더 증폭시켜 투쟁하는 민주노조를 고립-말살 시키고, 반대로 자본과 그들에 결탁하는 보수세력들의 지지를 등에 업기 위한 정치적 수작(?)일 것이다.

    김무성의 정치놀음에서 공격 대상으로 낙인찍힌 현대자동차 노조(지부)는 어찌 대응 할 것인가? 이대로 당하고 있을 것인가? 아니다. 이대로 당하고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김무성이 노동자의 헌법적 권리마저 부정하며 “현대차 노조(지부)를 두드려 잡자”고 설쳐대는 불법선동과 현대차 노조(지부)와 4만5천명 조합원들의 명예를 개무시하고 짓밟아버린 그의 망발에 대해서 반드시 응징하고, 그 책임을 지워야 한다.

    지부장부터 노조(지부) 간부들이 앞장서고, 4만5천 조합원들이 한 목소리로 김무성을 규탄하고(규탄 보도자료, 기자회견, 선전전, 항의방문, 규탄집회, SNS를 동원한 집중공격등), 현자노조(지부)와 조합원들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공개적인 사과를 받아내고, 그리고 정치적-사법적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

    헌법의 기본정신(노동3권)조차 개무시하면서 합법적인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지부)을 “두드려 잡자”고 설쳐대는 저 김무성은 누구인가? 그의 아비는 대표적인 친일파로 알려져 있다. 보라.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하다.

    “1941년 그(김용주)는 임전보국단이라는 친일조직 대구 지부 결성식에서 ‘황군에게 감사의 전보를 보내자’라고 제의하고 그 자리에 모인 대구지역 대표적 친일파들은 만장일치로 찬성하고 실제 전보를 보냅니다. 김무성의 아버지 김용주는 일제 강점기 포항에서 경북도회 의원, 조선 임전보국단 대구지부 상임이사를 지낸 자입니다. 임전보국단은 대동아전쟁을 옹호하고 조선인의 전쟁 참여를 독려하던 친일 단체이지요.

    그런 인간이 해방되고 주일공사가 되고… 승승장구했습니다. 아들 김무성이란 자는 집권여당의 실세 가운데 실세로 득의양양입니다. 방상훈조선일보사장의 고모가 김무성의 어머니며, 조선일보가 외가. 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배다른 외삼촌 이다.”

    (Daum 아고라 김무성 아버지 친일행각 내용 중)

    ‘어쩌다가 현대자동차지부가 저런 잡것들에게 정치적 먹잇감이 되었을까?’

    최근 몇 년 동안 계속되는 자본의 “귀족노조” 공세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확장, “뼈 빠지게 일 해 줬는데 떡고물은 현대자동차 정규직들만 챙긴다”는 여론 공세에 상당부분 공감대가 높아지고 있는 부품업체 노동조자, 비정규직 노동자들, “벌초하러 갔다가 친척들에게도 현대차 노조 욕만 바가지로 얻어먹었다”는 조합원의 하소연,,,,,

    우리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비정규직 법 개악에 반대한 총파업, 노동법 개악저지 총파업, 한미 FTA반대 총파업, 국내 자동차 해외매각저지 총파업, 비정규직 정규직화 연대투쟁, 부품사 노동자들에 대한 연대투쟁 공동사업, 정규직-비정규직 완성사 부품사 노동자를 하나로 묶은 산별노조 사업, 노동자가 앞장서는 진보정치 사업, 지역사회 약자를 위한 노조의 조직적 사회봉사 확대…. 이 모든 사업들이 너무나 정당했는데…..

    언제부터 우리는 “내 몫”, “우리 꺼’ 챙기느라 이런 사업들을 점점 외면했고, 우리(현대자동차 지부)가 그럴수록 “배부른 귀족노조”라는 자본의 조롱이 점점 사회적 공감대로 확장 되었고, 같은 노동자들끼리도 현대자동차 정규직노동자들에 대한 단결과 연대의 믿음이 점점 멀어져 가게 만들었다.

    ‘지금의 우리(현대자동차 지부)를 고립된 섬에 가둬버린 현실, 이러한 현실을 우리 스스로가 자초한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김무성 같은 친일파 후손마저 방송에 대놓고 “현대자동차 노조를 두드려 잡자”고 회를 치는 현실에 대해서 김무성에 대한 단호하고 강력한 응징을 전개하는 것과 동시에 저놈들이 저렇게 기고만장하게 설쳐댈 수 있도록 만든 오늘날 현대차 노조의 처지에 대해서 나부터 무엇을 잘못했는지, 반성하고 바른 길을 찾는 기회로 삼아야 할 듯…..

    어젯밤 늦게까지 잠들기가 어려웠다.

    밤늦도록 집에서 혼자 앉아 태화루를 마시면서 몇 번이고 어금니를 깨물어야 했다.

    ‘이러다가 진짜로 현대자동차 민주노조 운동은 망하는 것 아닌가???’ 솔직히 두렵다.

    필자소개
    전 현대자동차노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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