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치 재편, 더 지켜봐야
[노동당 이용길 대표 인터뷰] “어렵지만 제 길 가고 있다”
    2013년 09월 11일 03: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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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길 노동당 대표와의 인터뷰는 9월 4일 오후 5시에 예정됐다. 그런데 우연히도 그날 그 시간이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되는 시간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인터뷰 시간을 조금 연기하여 진행하게 되었다. 진보신당 대표로 취임하여 노동당 대표로 있는, 원외 진보정당을 이끌고 있는 이용길 대표의 고민을 듣는 시간이었다. 정리는 장여진 기자가 맡았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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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권: 취임하신지 정확히 얼마나 됐나

이용길: 2월 2일부터니 7개월이 지났다. 벌써 반년이 넘었다.

정종권: 소회가 어떠한지

이용길: 홍세화 대표가 ‘간단치 않다’는 말을 자주했는데, 나도 참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당원들한테는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창당 이후 이런 저런 우여곡절 속에서도 많은 당원들이 탈당하기도 하고 침체되기도 했지만 절대 당원수를 보면 큰 변동이 있는 건 아니었다. 당비를 내건 안내건 당원들이 진보정치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 고맙다.

언젠가 당원들한테 이런 이야기를 한 적 있다. 당원들이 ‘힘들다’, ‘고단하다’고 말할 때 나는 ‘진보정당인 노동당이 힘들면 누가 힘들다는 거냐’라고 되묻는다. 노동자 민중들에게 새로운 정치활동을 하지 못하는 조건에서 우리가 힘들다는 이야기는 거꾸로 노동자 민중들의 삶이 더 힘들다는 것이고, 우리가 그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것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대표로서 당원들에게 고맙다는 생각과 우리가 진보정당을 만든 구체적인 그 이유와 역할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어 노동자 민중들에게는 죄송한 마음이다.

그럼에도 노동당 대표로서, 우리 당이 제 자리를 지키며 상당 부분 정당으로서의 자기 자리를 잡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그런 확신을 가지고 있다.

정종권: 이용길 대표와 홍세화 대표 체제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이용길: 다른 대표 체제까지는 모르더라도 홍 대표 체제 때는 마지막에 내가 2~3개월간 사무총장을 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사회연대 전략이나 진보정치재편 전략으로 진보좌파정당 건설 논의에서 밀알이 되겠다는 밀알론을 설파했다. 그런데 지난 대선 때나 그 이전에도 그랬지만 노동당이 자기 원칙과 중심성을 분명히 가지고 활동할 때 사회연대 전략도 구사될 수 있고 밀알의 역할도 할 수 있는 것이지, ‘우리가 모든 걸 내려놓겠다’는 방식은 아닌 것 같다. 지금은 노동당이 자기중심성과 전망을 정확히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홍 대표 체제 때와의 차이인 것 같다.

당명 개정 과정은 당 정체성 재확립 과정

정종권: 대표 임기 시작한 후 7월 21일 당대회를 통해 당명을 변경했다. 한 번은 실패했고 두 번째에 됐다. 당명 변경 과정을 어떻게 평가하며 그 의미를 어떻게 설정하나.

이용길: 공자께서는 정치가 무엇이냐, 할 때 이름 잘 짓는 일이라고 했다. 이름 짓는 게 참 힘들다고 느껴졌다.

당명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당원들 의사 반영을 위해 전수조사 등 가능하면 많은 당원들의 의사를 반영하려 했지만 그 과정에 대한 설계를 제대로 하지 못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

그래도 당명을 만드는 과정이 단순히 이름 하나 짓는 게 아니라 당의 정체성과 전망까지 토론하는 과정이 있었다. 원래는 강령 논의가 잘 되어서 강령에 입각한 당명을 정해야 할 텐데, 자연스럽게 논의 과정에서 당명 그 자체보다는 당명에 내재된 강령적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지금의 성과가 나온 것 같다.

의미가 있다면, 당의 노동 중심 진보정당 성격이라는 것이 강령에 구체적으로 적시되었다는 것이다. 과거 진보신당 때도 사회주의 강령이라 했지만 사회주의를 구체적으로 명기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개인의 이름을 강령에 쓴 적이 없는데 현재의 강령에는 전태일 열사를 적시했다. 전태일 열사의 정신이 우리의 정신이라는 것, 자본과 노동이 싸울 때 늘 우리는 노동의 편을 든다는 것이 명확히 명기되어 있다.

또 원칙적으로 우리 강령을 제대로 표현하는 당의 이름으로써 개정한 측면도 있지만 정세적 맥락에서도 당명 개정을 한 이유도 있다.

진보정당들이 여러 개이고 또 진보라는 단어 자체가 급격히 오염되면서 일반적인 추상명사로 썼던 진보를 사용하기에는 굉장히 불편했기 때문에 진보라는 단어에서 벗어나야 됐다. 그리고 다른 진보정당들과도 구별해야겠다는 정세적 판단도 있었다.

그 과정에서 토론과 논란도 있었지만 노동당으로 결정한 뒤에 당원 만족도라든가 당 밖의 평가 측면에서는 괜찮다고 본다. 언론 등에서도 노동당이 자기 정체성을 명확히 잘 담는 당명으로 개정했다고 평가한 거 보면 잘했다고 생각한다.

정종권: 녹색사회노동당이 원안으로 올라갔던 1차 당대회때나 노동당이 결정된 2차 당대회 전후로도, 자칫 노동당이라는 이름이 정규직 노동자나 조직노동 중심의 과거 민주노총 프레임에 갇힌다는 비판적 지적들이 당 내에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이용길: 당명 토론 과정에서 해소됐거나 합의된 게 있다고 본다. 지난 당직 선거에서 내가 노동 중심의 진보정치를 하겠다고 나서니 그런 지적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지적에서 시작된 토론 과정에서 노동당 당명이 노동 중심성의 오류나 민주노총의 정규직 남성노동자 중심이 아닌 비정규직과 미조직 노동 전반에 대한 의미로 합의됐다고 생각한다. 당명 논쟁 과정에서도 우리가 말하는 노동이 결국 비판 받을 점이 있으나 그것이 특정한 노동자 그룹이나 계층을 대표하거나 대변하는 것이 아닌 노동 전체를 대표하고 대변하겠다는 의미로 합의됐다고 본다.

또 소수자, 여성, 장애인 등이 배제되는 것 아니냐 라는 지적들도 있었지만 특히 장애인 관련 규정은 바로 적극적인 내용을 담아 당규로 제정됐다. 정책적으로 불신과 오해가 대부분 해소됐다고 본다. 이 과정에서 진보의제의 다양한 가치들을 재각성하는 계기가 됐고, 대표인 나조차도 부문위나 부문 의제에 대해 그동안 소홀했던 것은 아닌었는지 되돌아보고 다시 깨닫는 과정이었다.

정종권: 노동당이라는 당명이 말하자면 일각이 우려하던 조직노동 중심이나 민주노총 의존 개념이 아니라는 것이고, 그렇게 좁게 이해되는 노동 의제를 더 확장해야 한다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는 것인가

이용길: 그렇다. 대표인 나조차도 인식이 많이 확장됐다.

정종권: 노동을 노동중심성, 조직노동 등의 프레임으로 가두면 답이 없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다. 미조직 노동자들도 노동이고, 생태나 장애인 문제가 노동과 무관하지 않고, 이러한 여러 가치와 주체, 지향을 집약하는 단어가 노동이라는 생각이다.

이용길: 노동의제에 대한 사회적 편향성이 당 내 논쟁에도 반영된 것이라 본다. 노동의제라는 게 예전에는 민주노총을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 라는 것뿐이었는데 오히려 그 내용을 확장한 것이라 본다.

이용길 노동당 대표(사진 장여진)

이용길 노동당 대표(사진 장여진)

정종권: 단순하게 당명 하나 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여러 강령적 성격의 토론도 있었고, 노동에 대한 좁은 이해도 확장시킨 계기가 되었다고 당명 개정의 의미를 이해하면 되는 것인가?

이용길: 그런 의미에서 자기 전망을 밝히는 이름인 노동당으로 당명을 결정하고 나니깐 그에 대한 전망과 아이디어도 자연스럽게 생겼다. 처음 당명을 어떻게 알려야 하는지 고민하다보니, 누군가 노동의제를 치고 나서야 한다고 했고, 그래서 삼성 현대가 생각났다. 그래서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과 현대차 노동자들을 지지하는 현수막 2천여 개를 전국에 달게 됐다. 그리고 현수막 철거 문제와 관련해서 지역에서 정당 현수막이니 철거하지 말라고 싸우기도 하고. 결국 당명을 확정하면서 당원들의 일반적인 인식이 확장되는구나, 라는 걸 느꼈다.

지금 새롭게 시작하는 빨간 날 사업(노동자들, 특히 비정규직 영세사업장 노동자들도 공휴일을 제대로 쉴 수 있도록 하자는 사업)을 전면화하는 것도 노동당 당명을 확장시키기 위한 울산시당의 사업이었는데 이걸 당의 전국사업으로 받은 거다.

정종권: 북한의 조선노동당 아니냐 이런 비판과 문제제기도 받았을 것 같은데.

이용길: 당명 결정된 날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노동당 관련한 기사에 댓글 4~500개가 달리면서 논쟁이 벌어졌다. 거기서 일베 회원 같은 분들이 노동당이 웬 말이냐고 비판하면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북한 노동당과 다른 것이라고 설명해주고 뭐 그런 식의 논쟁들 덕분에 나름 흥행됐다고 생각한다.

진보정치 재편, 누구와 언제?….“아직 확답하기 어렵다”.

정종권: 이용길 대표가 출마할 때 주장한 것 중 하나가 ‘진보정치 재편과 재구성, 재건’, 이런 거였다. 이 약속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이 진척된 것이 있나?

이용길: 진보의 재구성은 진보신당 창당 시기부터의 주요 의제였다. 민주노동당에서 제대로 된 진보정치의 혁신이 안 되니 진보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뛰쳐나온 것이었다. 그래서 진보신당 창당의 중요한 화두였다. 촛불 당원들이 결합하면서 유의미한 정치 세력으로 가고 있었다. 그 이후 홍세화 대표 때 진보좌파정당 건설이라는 의제를 가지고 구체적으로 진보정치 재구성을 위한 사업을 집중적으로 해왔다. 그리고 올해는 재창당 과제를 어떻게든 상반기 중에 매듭지자고 한 것이다.

진보신당 재창당 내용 중에 진보의 재구성이라는 과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당의 과제로 이어져 온 것인데, 최근 진행됐던 걸 보면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평가는 일관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초기 진보신당에 새로운 당원도 입당하고 민주노동당에서 나왔던 문제의식을 재구성하기 위한 당원 학습도 하고 당의 방향도 제대로 정했어야 했는데, 소홀했다.

그 후 2011년 진보대통합과 관련한 논쟁이 1년여 동안 진행되면서 독자/통합 논쟁으로 비화되고 당의 일부가 이탈하기도 했다. 이후 2012년 사회당과 통합하는 과정도 있었지만 진보재편을 한다고만 했지, 자기중심성이 실종된 상태에서 대선까지 이어지다보니 제대로 하지 못했을 뿐더러 남는 장사를 못했다는 것이 솔직한 평가일 것이다. .

그런데 올해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올해 상반기 재창당 과정에서 진보정치 재구성이라는 것은 사실상 진보신당 중심으로의 조직 확대, 외연확대의 성격이 컸다. 예를 들면 진보정당들이나 진보정치세력들을 어떻게 할 거냐 보다는 재창당은 하는데 우리끼리만 바꾸는 게 어색하고 재창당하면 한 축의 응원단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를테면 노동쪽, 당시는 ‘제안자모임’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지만 진보신당의 재창당 과정에 함께 하는 것은 성사되지 못했다.

노동당은 진보정치의 재구성이라는 화두, 진보정치 재편을 통해 불균형한 진보세력을 정돈하는데 힘을 모으자고 지난 3월 9일 전국위에서 4가지 원칙(독자적 진보정당, 사회주의 이상과 원칙, 대중정당, 민주적 결정과 존중)을 전제로 입장 정리를 했다. 하지만 아까 말한 대로 아직은 성과 없이 답보 상태이다.

정종권: 진보정치의 내용적 재구성과 혁신이라는 것을 별개로 사고한다면, 결국 진보정치 재편은 누구와 함께 세력을 확장하든 재편하든 그 점에 대해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작년에는 총선 전에 사회당과의 통합했고, 올 상반기에는 제안자모임과의 결합을 모색했지만 실패했다고 하는데.

이용길: 사회당과의 통합이 1차 진보정치 재편이라고 하고 2차를 올해 상반기라고 보고 추진했는데 조직적, 가시적 성과 없이 진보신당만의 재창당으로 마무리 된 것이다.

정종권: 내용적 재구성이라는 건 낡은 진보와 단절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을 것이고, 진보정치 재편의 진척이 제대로 안 되는 건 현실의 이해관계와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일정하게 이해한다. 그럼에도 어디까지 재편을 함께 추진할 세력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이용길: 구체적 범위까지 이야기 해달라는 것인가? 오류와 전망을 동시에 평가하고 생각해야 한다는 건데 오늘 국회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도 그렇지만, 오늘(9월 4일) 아침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가 일간지와 인터뷰한 걸 보면 귀담아 들을 부분이 있다.

심 의원의 개별적 인터뷰라 보기보다는 당 원내대표이고 당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의 생각이 정의당의 이야기라 본다면 ‘통합진보당 문제에 대해 잘 몰라서 나왔다(분당했다)’, ‘진보대통합 목적 속에서 (통합을) 했지만 잘못됐으니 사과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이 문제, 종북과 패권주의의 문제는 이미 진보신당 창당할 때부터 제기되었던 문제였다.

노동당의 경우 그 문제에 대한 자기 입장을 가지고 버티던 상황이었고, 더욱이 그런 과거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3월 9일 전국위에서 진보정치 재편을 위한 4대 원칙을 만들게 된 것이다. 그런 기조를 가지고 함께 진보정치의 재구성을 추진하려는 것인데, 지금 당장 어느 세력들이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다.

원외정당으로서의 어려움과 한계

정종권: 원외정당으로서 정치적 수모나 서러움도 있을 것 같다. 특히 예전에는 진보정당이 한 두 개였는데 지금은 다수의 당으로 나누어져 존재감 자체가 많이 작아지고 있는 것 같다. 원외정당으로서 느끼는 어려움은 어느 정도이고, 이를 돌파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용길: 원외정당이어서 상대적으로 당의 정치력이 협소하다. 현재 진보정당이 4개가 있는데, 여기서 노동당이 원외정당이기 때문에 활동이 제대로 조명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지만 오히려 다른 당과 명확히 구별되는 점도 있는 것 같다.

통합진보당과 정의당에 국회의원이 각 6명, 5명이 있는데, 한 명도 없는 노동당과 원내 진보정당들이 (정치적 영향력이라는 점에서) 무슨 차별성이 있나는 생각도 든다. 국회의원 6명, 5명이 없기 때문에 현실정치가 취약한 부분도 있지만 그렇다고 5~6명의 국회의원을 만들기 위해 진보정치의 성원들이 고생하는 건 아니라는 점에서 구별된다.

우리가 10년, 20년 활동해서 제1당이나 집권당이 된 역사가 있나? 적어도 한 세대 정도는 갈 각오로 차분히 하자고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원내정당이 됐을 때의 태도는 제대로 정하지도 못하지 않았나. 하다못해 공직자 관리부분 같은 것도 말이다. 그래서 노동당에게는 거꾸로 이러한 부분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시기가 되고 있는 것 같다.

노동정치를 하는 것이 진보정당이라면 노동현장에서 의미 있는 정치적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나. 지난 6~7개월 동안 노동현장의 투쟁은 매우 지난했다. 철탑 농성한 동지들, 종탑에 올라간 동지들이 이제야 내려오고 있다.

그런데 정치적 영향력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노동당이 원내 정당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 문제에서 정치적 발언권이 적었나? 비록 원내 의석은 없지만 투쟁현장에서는 더 의미 있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용길2

이석기 사태, “사고방식과 발언 내용 전혀 동의 못해”

정종권: 이석기 의원 사태에 대한 소회는?

이용길: 이석기 의원의 발언은 평화와 한반도 비핵화 입장으로 볼 때 그 어느 하나도 부합되지 않는 주장이라 보인다. 하지만 내란예비음모죄라고 해서 국회에서도 체포동의안을 통과시킨 건데 국정원이 정치적 위기에 몰리자 아주 절묘한 반전을 만들기 위한 정략적인 것이었는데 체포동의안을 통과시켰던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정종권: 내란음모죄는 법리적 측면에서도 무리라고 하더라도, 이 사태에 대한 통합진보당 측의 해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왜곡과 날조, 짜깁기라고 반박부터 과한 발언이었지만 농담이었다는 등의 해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용길: 통합진보당은 해명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꾸 말이 바뀌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대응 방식 문제에 대해서는 통합진보당이 할 일이고 우리가 논평하는 것은 적절치 않는 것 같다.

오히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옹색하게 통합진보당으로 합류했다가 다시 분당해 정의당을 만들고 또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들에게 진지하게 사과한다고 했지만, 사실 노동당은 2008년 민주노동당에서 분당할 때부터 거기에 대한 (이석기 그룹) 정치적 판단을 일관되고 명확하게 했다는 측면이 있다.

녹색당은 우당, 정의당은 “…”

정종권: 노동당은 통합진보당이 진보정당이 아니라고 일정한 선을 그어왔는데 그렇다면 정의당이나 녹색당 등 다른 당과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하고 있나.

이용길: 녹색당은 우리당의 우당이다. 녹색당이 가지고 있는 탈핵 문제나 송전탑 투쟁 등은 노동당도 함께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정의당은 노동당과 같은 날 당명을 개정했는데 이후 천호선 대표가 당사를 방문해왔다. 서로 구체적인 연대 등에 대해 합의는 없었지만 연대사업 현장에서 같이 만나게 되는 수준이다.

정종권: 범노동 진영에서 새로운 진보정당건설 방향으로 여러 조직사업이나 고민들을 하고 있다. 노동당도 상반기 제안자모임과 같이 하려고 했는데 잘 안 된 것 같다.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도 노동정치 복원과 진보정당의 재구성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 노동당이 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통합진보당에 대해서는 진보정당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데, 정의당과 녹색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추상적인 답변으로 들린다.

이용길: 노동정치연석회의의 양경규 대표가 제안하기로는, 10월 중순 정도에 서로 구체안을 만들어가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 추석이다. 추석민심이 지방선거 민심과 이어지고, 연말에는 지방선거의 광역 후보들이 언론에 거론될 텐데, 10월 중순이면 노동당도 그렇고 정의당도 상당 부분 지방선거 준비가 진전된 상황일 것이다.

그래서 양경규 대표에게 노동당 내부의 고민과 정서를 고려해서 내용과 시기를 잘 제안해달라고 주문했다.

노동당의 지방선거 목표는 정당 지지율 3%

정종권: 지방선거 목표는 무엇인가?

이용길: 국고보조금도 없는 상황에서 당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이란 게 있지 않나. 우리는 최소 2~3%의 정당 지지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교두보로 2016년 총선 원내 진출을 확실히 해내자는 것이다. 지방선거에서 지역조직과 거점 공간을 확실히 만들고 정당 지지율도 방송토론에 나갈 수 있는 수준을 획득하려 한다.

정종권: 방송토론의 기준은 더 높고, 국고보조를 받는 정당이 되려면 정당 지지율 2%를 넘어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과 계획은 무엇인가?

이용길: 방향은 잡혀 있다. 하나는 지역거점 마련을 위해 현역 지방의원을 포함해 최대한 출마하고 지역과 중앙이 협력해서 당선자를 낸다는 것이 기본이다. 광역의원 다수 출마 전략이다. 그 광역 후보들의 출마 지지율이 전체의 2% 지지율을 달성하자는 것이다. 광역 비례 후보 16명을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를 출마시킨다는 전략도 고민하고 있다.

정종권: 광역의원 다수 출마 시켜 정당 지지율 3%(최소 2%) 획득을 목표로 한다는 것은 과거 사회당(청년진보당)이 2000년 서울 국회의원 지역구 48개구에 모두 출마시킨 전략과 유사하게 보인다. 하지만 비례후보 투표용지에는 노동당과 통합진보당, 정의당, 녹색당도 있을 텐데 거기서 차별화되고 흡인력 있는 경쟁력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지역구야 어떻게 조정될 수 있다고 보더라도 정당 득표에서 진보성향이 4개나 있는데 노동당이 3%를 얻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용길: 1차적으로 우리 노동당은 노동의제를 가지고 활동하고 이를 부각시킨다는 것이다. 그런 노동의제 중심의 활동으로 지지를 확장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4개의 진보정당들이 있는데 통합진보당 사태 이후 급격하게 3개의 진보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고 본다.

이를테면 노동당은 노동자 중심의 정당을 하려나 보다, 정의당은 천호선씨가 대표가 되니 상당부분 정의로운 당으로 가는 거로 비칠 테고, 또 통합진보당은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대중들에게 비춰지는 그들 나름의 모습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구도가 어느 정도 형성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더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본다. 노동중심성을 가지고 노동자들한테 정확한 메시지를 전하고 다가간다면 3% 돌파할 수 있다. 추상적 결의 수준으로 이해될 수도 있지만 우리 사회에 노동당 하나는 명맥을 유지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차별화된 정치활동을 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정종권: 광역의원 선거에서는 당 지지율 3%를 위해 다수 출마한다는 전략이라면 야권연대나 진보정당과의 연대에 대해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이해되는데, 맞나?

이용길: 지방선거에의 당 생존전략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정종권: 올 상반기 정의당 내부에서 사민주의 논쟁이 강하게 붙었었다. 노동당에서도 당명 개정과정에서 중간 탈락했지만 상위권에 사민당 당명이 제출되고 적지 않은 지지를 받기도 했다.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나?

이용길: 긴 토론 과정을 거쳐 정의당이나 노동당이 자기 당명을 확정한 것이다. 당명 개정 과정에서 강령과 노선 논쟁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어느 시기에는 노동당과 정의당이 서로 당명이 같아지는 당혹스러운 사태가 벌어질 위험도 있었다. 하지만 양당이 자연스럽게 내부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름대로 해결했다고 본다. 당 바깥의 대중들이 볼 때도 자기 정체성을 드러내는 당명인 것 같아 혼란도 없을 것 같다.

정종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이용길: 노동당 당원 동지들이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당원들에게 올바른 진보정치의 진지를 만들고, 향후 진보정치 성장의 교두보 역할을 한다는 자신감을 갖고 현재의 어려운 상태를 극복하자고 제안하고 싶다.

또 하나는 진보정치가 현실정치 속에서 제도권 내 국회의원 한 두 석의 문제로 일희일비할게 아니라 진보정치의 바른 성장과 전망에 대한 꿈을 갖고 치열하게 활동한다면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들도 노동당의 혁신과 노동당이 제기하는 여러 노동, 진보 의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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