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때 맑스주의보다
    더 영향력이 컸던 헨리 조지
    [책소개] 『사회문제의 경제학』(헨리 조지/ 돌베개)
        2013년 09월 06일 06:1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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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헨리 조지의 사상을 전체적으로 조망

    19세기 미국의 대표적 경제학자 헨리 조지의 가장 대중적인 고전인 <사회문제의 경제학>(원서 제목은 Social Problems)이 국내에 처음 번역 출간되었다.

    이 책은『진보와 빈곤』으로 일약 세계적 경제학자의 반열에 올랐으며 한때 마르크스보다 더 많은 추종자를 거느렸던 헨리 조지의 사상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기에 가장 좋은 저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적인 대문호 톨스토이로 하여금 인생 후반기 25년을 열렬한 조지스트로 살게 만든 책도 바로 이 책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매우 드문 형편이다. 헨리 조지의 사상이 넓게 퍼지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으려 한 미국의 대지주와 부호들의 농간에 의해 그는 20세기에 들어와 미국 경제학계에서 점점 잊힌 인물이 되어갔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1997년에 김윤상 교수가 <진보와 빈곤>을 번역하고, 2002년에 이정우 교수가 참여정부 초대 청와대 정책실장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헨리 조지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주류 경제학계에서는 여전히 헨리 조지의 사상을 외면하고 있으며 자연히 그의 이론을 깊이 있게 연구한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헨리 조지

    한국의 대표적인 조지스트로서 번역을 맡은 전강수 교수는 이 책의 장점을 크게 다음의 네 가지로 꼽는다.

    첫째, <진보와 빈곤> 보다 비교적 내용이 쉽고 다루는 주제의 범위가 넓다. 사회발전의 법칙, 정치의 부패, 독점의 발달, 실업과 과잉생산, 기술혁신, 재정 운용의 오류, 정부의 역할, 농촌문제, 문제해결 방안 등 실로 광범위한 주제들이 다뤄진다.

    둘째, 사람이 있고 삶이 있는 경제학 서술의 모본模本이라 할 만하다.

    셋째, 130년 전에 쓰였는데도 그 내용은 현대 사회에 여전히 적실성을 지니고 있다.

    넷째, 이 책에서는 헨리 조지 본인의 사회사상이 완성된 형태로 표현되고 있다. 이러한 장점으로 이 책은 <진보와 빈곤>, <노동 빈곤과 토지 정의>와 더불어 헨리 조지의 명저 트리오 중 한 권으로 꼽힌다.

    이전의 모든 혁명을 뛰어넘는 위대한 사회개혁의 길

    헨리 조지의 사상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토지공개념’과 그에 따른 ‘토지가치세제’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노태우 정부 시절 토지공개념이 도입되어 1989년 국제적 기준의 공공임대주택이 처음 공급된 바 있으며, 이는 노무현 정부 때 실질적인 정점을 찍었다가 이명박 정부를 거치며 크게 후퇴한 상태다.

    토지가치세제는 모든 조세를 토지가치에 의한 지대地代로 일원화함으로써 토지사유제에 의한 폐해와 부패를 근절하고 토지이용률을 높여 사회 전체의 부를 증진시키는 제도다. 이에 대해 헨리 조지는 다음과 같이 역설한다.

    모든 과세를 토지가치에 부과되는 조세에 집중시킨 후 지대의 대부분을 징수할 수 있을 정도로 무겁게 과세하여 공동의 목적을 위해 쓰는 것은 모든 개혁 중에서 가장 위대하고 가장 근본적인 개혁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으로 말미암아 다른 모든 개혁이 쉬워지고, 그것이 빠지면 다른 어떤 개혁도 소용이 없다. 이 주제에 대해 한 번도 공부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단순한 세제개편을 가지고 모든 개혁 중에서 가장 위대하고 가장 큰 영향을 끼칠 개혁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터무니없게 보일 것이다. 하지만 앞 장들에서 내가 밝힌 일련의 생각을 잘 따라온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 간단한 제안 속에 가장 위대한 사회혁명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것이다. 이 혁명에 비하면 프랑스의 구체제를 무너뜨린 혁명이나 미국 남부의 노예제도를 타파한 혁명은 아무것도 아니다. (본문 265쪽)

    제반 사회문제의 원인과 해법을 쉽고 명쾌하게 설명

    헨리 조지는 이 책에서 다양한 사회문제의 원인과 그 근본 해법을 매우 쉬운 언어로 간명하게 풀어나간다.

    그가 7장에 <진보와 빈곤>을 읽다가 이해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제빵사 이야기를 쓴 것을 보면, 헨리 조지는 그 책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일반 대중이 읽기에는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사회문제의 경제학』을 쓸 때는 경제학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도 읽을 수 있도록 평이하게 쓴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 책은 <진보와 빈곤>에 비해 다루는 주제의 범위가 넓다. 다루는 주제의 범위가 넓어지면 논의가 산만해지고 옅어지기 쉬운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다. 기본 관점은 흔들림 없이 유지되고 있고 논의의 수준은 오히려 깊어지고 있다.

    헨리 조지는 자연과학은 성큼성큼 전진하는 반면 정치과학의 발전은 매우 느리며, 사회문제를 처리하는 데 발휘되는 지능이 개인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물질적 목적을 달성하는 데 발휘되는 지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모든 악의 근원이라고 보았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 다수의 지능이 필요하며 지적 능력뿐 아니라 종교적 감성에서 나오는 생명력과 인간의 고통에 대한 동정심에서 나오는 따뜻함 위에서 이기심을 초월해 반드시 정의를 추구해야만 한다고 설파한다.

    모든 사회문제의 바탕에는 사회적 불의가 자리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불평등한 분배문제가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 불평등한 분배문제를 일소하기 위해서는 “세련된 형태의 노예제도”인 토지사유제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수적이다. 헨리 조지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를 위협하는 어려움의 주요 원인은 부의 분배에서 불평등이 증가한다는 데 있다. 현대의 모든 발명은 이 현상을 심화시키는 작용을 하고 있으며, 의회권력에 기대어 성립한 독점기업의 존재와 정치적 부패 또한 이런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 원인은 분명히 다른 데 있다. 우리가 인간과 지구(인간의 거처이자 작업장이자 창고다)의 관계 즉, 노동과 자연자원의 관계와 관련하여 만든 사회제도가 문제다. 땅이 모든 물리적 구조물의 터전이듯이 토지제도는 모든 사회조직의 기초를 이루며 사회조직의 성격과 발달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

    우리의 근본 실수는 토지를 사유재산으로 취급한 데 있다. 현대 문명은 이 잘못된 기초 위에 세워졌기 때문에, 물질적 진보가 진행됨에 따라 가공할 만한 불평등이 생기는 걸 피할 수가 없다. 이 불평등은 결국에는 현대 문명을 파멸시킬 것이다. 사람은 토지가 없이는 생존할 수가 없는 존재다. 사람의 육체는 토지에서 나왔고 사람이 획득하거나 만드는 모든 물건도 토지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한 나라의 토지를 소유하는 것은 그 나라의 사람들을 소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본문 247~248쪽)

    공고한 갑을 사회의 추악한 진실과 나날이 심화되는 전세대란 앞에서 그저 무력할 수밖에 없는 다수 대중에게 헨리 조지의 명쾌한 혜안은 희망의 등대 그 자체다. 더불어 한때 적극적으로 토지공개념을 도입했던 과거 정부들의 부동산 정책을 더욱 심화·확대해나가기 위해서라도 정파적 이기심을 초월한 장기적인 근본 대책의 수립이 절실히 요구되는 현재, 이 책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헨리 조지의 말대로 “문명이 진보하기 위해서는 사회문제의 처리에 더 많은 지능이 투입되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은 소수가 아니라 다수의 지능이라야 한다. 정치를 정치인에게만 맡겨둘 수는 없다. 또 정치경제학을 대학교수들에게만 맡겨둘 수도 없다. 국민들이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행동할 수 있는 것은 국민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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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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