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그룹 노사관계
    파행의 주인공 윤여철 부회장!
    현대자동차를 '불법파견'의 대명사로 만든 윤여철
        2013년 08월 29일 10:3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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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노사협상이 타결되지 못하고, 노동쟁의가 진행 중이다. 현대차 노사관계의 파행과 문제들을 낳은 대표적인 사측 인사인 윤여철 현대차그룹 부회장을 비판하는 박유기 현대차노조 전 위원장의 블로그 글을 게재한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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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만큼은 생명을 건다는 심정으로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다.”
    “파업에 밀려 노조 요구를 수용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
    “노조의 잘못된 습관을 영영 고치기 힘들어지는 만큼 단호하게 원칙적 대응할 것”
    “나는 이미 죽었다가 다시 산 사람이다. 지금 죽어도 호상”이라며 “죽는다는 각오로 대처할 각오가 돼 있다” (2013.08.20 매일경제 윤여철 인터뷰)

    며칠 전, 매일경제신문에 실린 현대자동차 윤여철 부회장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서 “참, 윤여철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현대자동차노동조합 위원장 시절인 2007년 1월, 성과금 문제로 노사 간에 강경하게 대립할 때 윤여철 당시 사장은 언론에 대놓고 “여태까지 잘못된 관행을 적어도 이번에는 끊어야 한다. 끝까지 가겠다.”(2007년 1월 9일 모방송국 인터뷰)는 선전포고를 했다.

    당시 나는 그의 발언을 듣고 “그래 한번 끝까지 가보자 어떤 놈이 뒈지나?” 머 그런 감정까지도 차 오른 적이 있었다. 물론 당시 파업을 감행한 것이 그 감정 탓은 아니었지만.

    “노조 파업에 밀려 요구를 수용하는 일은 없다”

    그러면 올해 현대자동차 단체교섭은 어떻게 되나? 노조가 이미 파업을 시작했으니 요구안을 하나도 안 들어주겠다는 것인가?

    “지금 죽어도 호상이다”

    이건 뭐 70년, 80년대 뒷골목에서 껌이나 씹고, 침이나 퉤퉤 뱉던 양아치들이나 내뱉던 은어수준인데, 참, 대한민국 재벌 2위라는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이 언론에 대놓고 고작 이정도 저급한 언어를 내 뱉다니.

    그러니 노동현장에서는 “그래 지금 죽어도 호상이라니 호상 치러줘라. xxx” 이런 소리가 바로 터져 나오는 것은 아닌가? 이따위로 조합원과 노조를 자극하는 저의가 무엇인지?

    월권행위로 단체협상에 혼선을 부추기는 윤여철!

    노사 간에 ‘신의 성실’의 원칙에 입각해서 정당하게 단체교섭이 진행 중인 지금, 회사 측의 교섭대표로 윤갑한 사장이 교섭을 책임지고 교섭에 임하고 있는 마당에, 부회장이라는 사람이 “노조의 요구안 이것저것 다 못 들어 준다. 파업에 밀려서 들어 주는 일 없다. 나는 지금 죽어도 호상이다. 죽는다는 각오로 대처한다.”고 외부에 대고 확성기를 켜고 있다.

    이렇게 떠들어 버리면 윤갑한 사장은 교섭장에 들어와서 윤여철 부회장의 ‘결기’를 꺾을 수도 없고 참, 어쩌라는 것인가? 이러니 “어떤 놈이 회사 측 교섭 대표고? 윤여철 부회장이 대표 노릇하고 싶으면 윤갑한 사장 내 보내고, 본인이 직접 교섭 테이블에 나서든가? 뒷전에 앉아서 교섭에 대해 궁시렁거리지 말고!” 라는 볼멘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이다.

    윤여철 부회장.

    지금 “목숨 걸고 노동조합 때려잡겠다.”는 식으로 덤비는데, 정말 현대자동차 노사관계가 이 지경에 이르는데 그의 책임은 없는가? 내가 보기에 현대자동차 노사관계가 이 지경에 빠져버린 책임 중 상당 부분은 윤여철 부회장에게 있다.

    그의 족적을 살펴보자. 그는 2004년 현대자동차 노무관리 지원담당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진급했고, 2005년 9월 사장, 2008년 11월 노무관리총괄 부회장으로 승승장구했던 인물이다. 2004년 하반기부터 윤여철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으로 입성하여 현대자동차 노사관계에서 본격적인 노무관리 역할을 맡았다. 그가 울산공장에 입성한 뒤 지난 10년간을 돌아보자.

    이중 취업규칙을 만들어 간부사원의 불만을 폭발시킨 윤여철!

    윤여철 부회장이 울산공장에 입성하던 시기인 2004년 하반기 현대자동차 관리직 사원들은 느닷없이 ‘간부사원 취업규칙’이라는 문건에 서명을 강요(?)받는다. 내용도 정확히 파악할 시간도 없었고, 그래서 그 규칙이 미래에 나의 회사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분간도 못하고 서명을 했다.

    그런데 간부사원 취업규칙을 틀어쥐고 이를 근거로 회사측은 연봉제 체제에서 고과점수에 따른 임금차등을 강화했고, PIP교육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관리직 사원들을 해고의 공포로 몰아넣었다.

    그리고 임금과 해고의 결정권이 고과에 있음을 주지시키면서 간부사원들을 줄 세우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현장에 관리직들을 상시로 동원되는 ‘구사대’ 노릇을 강요하기에 이른다.

    민방위까지 졸업한 관리직들을 ‘기동대’ 조직으로 편성해 파업 현장에 구사대로 투입하고, 주야 24시간 회사 건물 지키느라 보초를 세우고, 한겨울 밤 버스 안에서 벌벌 떨면서 밤샘 대기를 시키고, 희망버스가 왔을 때도 방패막이로 앞장 세웠다.

    현대자동차주식회사를 이끌어가야 한 중추기능 조직인 관리직들은 한국 2위 기업 현대자동차 간부라는 자부심은 고사하고 인간의 존엄마저 땅바닥으로 떨어진 상태다. 누구의 때문인가?

    2004년 울산공장에 입성해서, 악질 노무관리 전문팀 소위 독수리 5형제를 판매에서 울산공장으로 끌어들여 각 공장 지원실(팀)장으로 배치하여 공장 내 정보와 조직을 장악하여 지휘`통솔해온 윤여철. 그의 책임이 아닌가?

     독수리

    (사진설명: 2011년 10월 27일 연세대학교 학술정보원 6층, 장기원 국제회의실에서 윤여철 부회장이 강연을 하는 장면, 화면에 띄워진 글씨가 “윤여철과 독수리 5형제” 뭔 이야기를 했을까? 혹, “내가 독수리 5형제를 이끌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입성해서 조직을 완전히 장악했다” 뭐 이런 자랑 아닐까. ㅎㅎㅎ)

    현대자동차를 불법파견의 대명사로 만든 윤여철

    2004년 12월 노동부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아산공장,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9,234명이 ‘불법파견’ 공정에 투입되었다.”는 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윤여철과 회사는 이를 부정했고, 지난 10년 동안 “불법파견 비정규직 노동자를 법대로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비정규직 노조의 요구에 대해서 관리직과 용역깡패들을 동원해서 무차별적인 폭력으로 대응해 왔다.

    급기야 2010년 7월 22일 대법원에서 최병승에 대해 “불법파견이 맞다.”는 판결에도 “그것은 개인의 판결일 뿐이다.”고 우기며 2013년 8월 현재까지 불법파견 문제에 대해 그 어떤 합리적 대안을 내놓고 있지 않고 있다.

    그 결과 현대자동차가 10년간 한국사회 비정규직문제의 대표적 표상, 불법파견의 대명사로 치부되면서 대외적으로 기업 이미지를 깎아 먹었다. 대법원의 불법파견 판정조차 묵살하면서 ‘법위에 군림하는 재벌 정몽구’라는 조롱까지 받도록 만들었던 책임자가 누구였단 말인가?

    지난 10년 동안 현대자동차 노무관리를 총괄해왔던 윤여철부회장 아닌가!

    불필요한 노사갈등 대량생산의 종결자 윤여철

    불과 며칠 전 회사가 작성한 문건이 발각되어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었는데, 그 문건을 살펴보면 현대자동차 노무관리 행태와 그 수준이 얼마나 천박한 수준인지, 단박에 알 수 있다.

    대의원대회를 앞두고 관리직들을 동원해서 해당 부서 대의원들 만나서 소위 ‘선무작업'(회유)을 시키는 것이다. 각 공장 지원실에서는 관리직들이 일일이 대의원들을 만나서 작업한 그 선무작업 보고서를 취합하여 본관으로 보고한다.

    정상적으로 노-사가 회의실에 앉아서 현안 문제에 대한 소통과 협의와 교섭과 협상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노조 간부나 현장에서 노사관계에 영향력을 끼치는 활동가(소위 O/L그룹)들을 대상으로 선별해서 그들을 술집이나 식당으로 불러내서 술잔을 권하며 회사의 논리를 주입하고, 회유 협박하는 그런 방식의 후진적인 노무관리가 21세기 현대자동차 노무관리의 정형이 되어있다.

    이러니 헌법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이 규정한 노사관계의 공정한 ‘원칙’이 무너지는 것이다. 술집에서 노조간부 꼬드겨 회사 입장을 관철시키려는 노무관리가 어찌 투명하고, 공정하고, 대등한 노사관계가 되겠는가?

    각 공장의 지원실을 통해 관리자들에게 책임할당처럼 부여하는 MTM(맨투맨 관리방법) 방식의 노무관리는 실제 엄청난 비용을 들어가게 만들었고(과거, 윤여철 이전 현대자동차 노무관리를 했던 고위간부의 말을 통해서도 노무관리 비용이 엄청나게 늘었음을 들을 수 있다), 현장 곳곳에서 노사 간의 비공식-비공개 야합과 거래가 횡횡하면서 노-사간 갈등과 대립은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이다.

    노동조합의 파업이 벌어지면 다짜고짜, 무조건 ‘노동조합 탓’으로 돌리고 언론과 방송들이 그렇게 국민들을 대상으로 여론몰이를 한다. 상식적인 논리로,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것이다. 하물며 노사관계에서 발생되는 마찰과 갈등이 어찌 어느 일방만의 책임이겠는가?

    정몽구회장의 ‘황제경영’으로 대변되고 있는 현대자동차주식회사 노사관계를 다룰 때, 제발 회사의 잘못은 없는지? 황제의 눈에 들어 본인의 부귀영달을 위해 노사관계를 악용하는 자는 없는지 꼼꼼하게 살펴보는 언론을 보고 싶다.

    보시라! 2013년 8월 26일 현재. 타 그룹이나 사업장들은 2013년 임금 및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단체교섭이 대부분 마무리 되었다. 그런데 유독 현대차, 기아차, 모비스, 다이모스, 현대제철 등등. 현대자동차그룹 노사의 단체교섭만이 교착상태에 빠져있고, 파업까지 벌어지고 있다.

    “지금 죽어도 호상이다. 죽는다는 각오로 노조에 대응한다.”라고 노조에 선전포고를 하면서 정몽구 회장에게 충성을 맹세하여 자기만 살아남는 독선과 아집의 처세술(?)을 선보이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노무관리총괄 윤여철부회장. 나는 그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는다.

    필자소개
    전 현대자동차노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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