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 아픈 것 가지고
    장난질하는 자들의 협정, TPP
    [정보공유와 지적재산권]특허, 받기는 쉬워도 취소는 어렵게
        2013년 08월 14일 10:2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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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PP 관련 앞의 연계 기사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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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허기간 늘리기

    트립스협정에서는 특허출원 후 20년간 특허권을 보호하도록 한다. 특허출원 후 특허심사과정을 거쳐야 특허 등록을 할 수 있고, 의약품의 경우 식약처같은 보건당국으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아야 판매를 할 수 있다.

    초국적제약회사들은 특허심사기간과 의약품시판허가기간을 ‘불합리한 지연’으로 보고 그만큼 특허기간을 늘려야한다고 주장해왔다. 한미FTA에도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되었다.

    우리나라는 1987년에 미국의 요구에 따라 특허기간 연장제도를 도입하여 의약품시판허가기간에 따른 특허기간 연장은 이미 가능하였다.

    신규의약품에 대해 시판허가기간만큼 연장할 수 있고, 최대 연장기간은 5년이다. 특허심사기간에 따른 특허기간 연장은 한미FTA로 인해 특허법 제92조의 2(등록지연에 따른 특허권의 존속기간의 연장)가 신설되었다. 특허권의 설정 등록이 특허출원일부터 4년 또는 심사청구일부터 3년보다 길어지는 경우 그 길어진 기간만큼 해당 특허권의 보호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TPP(미국안)은 한미FTA와 내용은 동일하나 연장기간이 다르다. 한미FTA가 특허심사청구후 3년이 지난 경우 특허기간을 연장해줄 수 있도록 한데 비해 TPP(미국안)은 2년이 지난 경우에 가능하도록 하여 특허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조건을 더 열었다. 특허기간이 늘어나는 만큼 값싼 제네릭 출시를 못하게 되므로 의약품 비용에 대한 부담이 늘어난다.

    특허 받기는 쉽게, 특허 취소는 어렵게

    트립스협정 제32조(취소 또는 몰수)는 사유를 제한하지 않고 “특허의 취소 또는 몰수 결정에 대하여는 사법심사의 기회가 주어”지도록 한다. 하지만 한미FTA와 TPP(미국안)은 몇몇 경우로 사유를 제한하고, 사전이의신청을 하지 못하도록 하여 특허를 받기는 쉽도록, 취소하기는 어렵도록 만들었다.

    각국은 특허를 무효화할 수 있는 제도로 사전이의신청(pre-grant opposition), 사후이의신청(post-grant opposition), 특허무효심판제도를 두고 있다.

    이의신청제도는 제3자가 특허에 반대할 수 있는 제도로써 특허심사관에 의한 심사의 불완전성을 보완하고 심사의 공정성을 도모하여 특허시스템의 남용을 막고 특허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마련된 제도이다. 출원공고 후와 특허등록 후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특허등록 전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사전이의신청제도를 둘수록 부실하거나 불량한 특허를 걸러낼 기회가 많아진다.

    TPP(미국안)에 비판적인 법학자들은 미국이 사전이의신청제도의 폐지를 요구한 것은 인도를 겨냥한 것이라고 비판한다. 인도는 누구나 사전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사후이의신청은 이해관계자들이 제기할 수 있다.

    인도의 ‘글리벡’ 특허를 둘러싼 소송에서처럼 실제로 인도의 환자단체들은 특허 “에버그리닝”전략을 막기 위해 사전이의신청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고, WHO UNDP UNAIDS는 인도의 사례를 들어 의약품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이의신청제도를 권하고 있다.

    제네릭 의약품 생산을 촉구하는 캠페인(사진=IPLeft)

    제네릭 의약품 생산을 촉구하는 캠페인(사진=IPLeft)

    우리나라에서 특허의 무효화는 특허무효심판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1997년 특허법을 개정하여 사전이의신청제도를 사후이의신청제도로 전환하였다가 2006년에는 사후이의신청제도마저 폐지하고 특허무효심판제도에 통합시켰다. 한미FTA로 인해 사전이의신청제도를 재도입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의약품 자료독점권도 “에버그리닝”

    자료독점권은 의약품 판매승인을 받을 때 제출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안전성, 유효성에 관한 임상시험자료를 제네릭(복제약) 제조회사가 사용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제네릭 출시를 지연시켜 오리지널 의약품의 독점을 부여해주는 것이다.

    자료독점권은 특허권에 비해 독점기간이 짧지만, 그 효과가 같고 훨씬 간편한 절차를 거쳐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초국적제약회사들은 개발도상국에서는 일반적으로 특허보다는 자료독점권을 통해 독점을 획득해왔다.

    자료독점권이 부여되면 특허가 없는 혹은 특허가 만료된 의약품일지라도 판매독점권이 생기게 되어 제네릭 생산과 수출을 못하게 되고, 심지어 강제실시와 같은 특허권의 공공적 사용도 못하게 된다.

    초국적제약회사와 선진국들은 트립스협정 제39조(미공개정보의 보호)가 자료독점권과 같다고 해석을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트립스협정은 ‘신규화학물질’의 ‘미공개 정보’를 ‘불공정한 상업적 사용으로부터 보호’하도록 한 반면 한미FTA와 TPP(미국안)은 미공개, 공개 구분없이 임상시험정보를 제네릭 제조회사에게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다. 그리고 ‘신규화학물질’이 아니라 ‘신규의약품’에 대해 자료독점권을 보장하도록 하여 그 적용대상을 넓혔다.

    한미FTA와 TPP(미국안)은 신규의약품을 “그 당사국의 영역에서 이전에 의약품으로 허가된 적이 없는 적어도 하나의 신규화학물질을 포함한 제품”으로 정의했다.

    게다가 기존 약에 변화를 준 의약품에 대해서도 최소 3년의 자료독점권을 허용하여 자료독점권의 “에버그리닝”이 가능할 수 있다. 기존약에 염이나 이성체를 변화시킨 경우, 제형을 바꾸거나 혼합을 했을 경우, 용량이나 용법이 바뀐 경우 그리고 다른 효능이 추가된 경우에 그 변화에 대한 임상시험을 하게 되는데, 자료독점권이 부여된다.

    한국의 예를 들면 초국적제약회사 MSD가 판매하는 고지혈증 치료제 ‘조코’와 ‘바이토린’이 있다. 바이토린은 조코의 주성분인 심바스타틴에 에제티미브를 혼합한 약이고 효과면에서도 비등비등하다. 초국적제약회사 MSD는 조코의 특허만료가 다가오자 바이토린을 출시했는데 바이토린에 대해서도 6년간의 자료독점권이 부여되었다. 바이토린은 특허권도 있다. 한국에서는 초국적제약회사들이 특허권을 통해 충분히 독점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자료독점권으로 인한 폐해가 잘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TPP협상에 있어 미 의회 의원들의 최대관심사는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자료독점 기간을 TPP에 포함시킬지 여부이다. TPP에 미국의 법과 기준을 반영해야한다며 12년의 자료독점권을 포함시키자는 입장이다.

    TPP협상에 있어 미 의회 의원들이 유독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자료독점기간을 강조하는 이유는 한미FTA체결후 변화된 미국법이기 때문이다. 미 상원 재무위원회 간사인 해치 의원 등은 2009년 7월에 바이오의약품에 대해 12년간의 자료독점권을 보장하도록 ‘특허보호와 저렴한 치료 법(Patient Protection and Affordable Care Act)’의 일부인 ‘바이오의약품 약가경쟁과 혁신 법(Biologics Price Competition and Innovation Act)’ 개정안을 상원에 제출하였고, 2010년에 통과되었다.

    바이오의약품은 생물학적제제라고도 하는데, 유기물을 원료로 해서 만든 의약품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아스피린 같은 약은 화학 성분을 결합해서 만든 화학의약품이다. 바이오의약품은 화학의약품에 비해 훨씬 복잡하고 분자량이 커서 화학의약품과는 별도로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이 있다. 대표적인 바이오의약품으로는 백신, 인슐린, 성장 호르몬 등이 있다.

     우리나라는 신약 시판 후 4년 또는 6년간 부작용 발생 정도를 모니터링하고 안전성․유효성을 재검토하기 위해 신약재심사제도를 91년에 도입하였다. 그런데 이 부작용모니터링제도가 자료독점권과 결합하게 된 이유는 86년까지 거슬러올라간다.

    86년 지적재산권에 관한 한미양해각서를 통해 물질특허제도를 도입하면서 미국에게만 소급적용해주는 특혜를 주자 유럽도 특혜를 달라며 5년간 지리한 협상을 벌인 결과 91년에 한EC실무회의에서 합의에 이르렀다.

    주요 합의내용 중 하나가 신약재심사제도이다. 95년부터 허가될 신약에 대해서는 최초 판매허가 후 6년간 후발업자에 의한 허가신청은 후발업자 스스로 임상시험자료를 수반하는 경우에만 허용되도록 함으로써 복제품 생산을 어렵도록 하였다.

    EC는 합의의 댓가로 지적재산권 문제의 미타결을 이유로 88년 1월부터 정지시킨 한국에 대한 일반특혜관세를 92년 1월부터 복원시키고, 한국 제약업계 종사자를 연 30명 이내로 EC 제약업계에 대한 연수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 이제는 한미FTA로 인해 자료독점권제도를 폐지할 수 없게 되었다.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12년 자료독점권은 한미FTA체결 후에 미국에 도입되었기 때문에 한미FTA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

    허가-특허 연계제도의 골자는 특허권자가 식약청에 특허권을 등재해놓으면 특허등재된 의약품과 같거나 비슷한 의약품의 허가신청시 이를 특허권자에게 ‘통보’하고, 특허침해여부와 상관없이 제네릭의약품의 시판을 일정 기간 ‘자동정지’시키는 제도이다.

    허가-특허 연계제도 도입 전에는 식약청은 의약품의 허가단계에서 특허침해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안전성․유효성기준만으로 심사한다. 특허권자가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하면 그때서야 허가를 취소할 수 있었다.

    TPP(미국안)은 한미FTA보다 더욱 구체적으로 미국의 제도와 유사하게 구현할 것을 요구한다. 미국의 경우나 한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부실특허가 많아지면서 의약품 특허침해소송이나 특허무효심판에서 제네릭 발매회사의 승소율은 꽤 높다. 게다가 사전이의신청 등 특허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를 없애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특허침해나 특허무효를 가려내기 전에 특허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제네릭을 허가해주지 않고, 제네릭 발매회사가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제네릭의 시판이 지연되어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특허권자에게 배상을 받을 수 없다.

    국내제약사가 블록버스터 의약품같이 시장 규모가 큰 특허약에 대해서는 특허소송으로 맞서볼 엄두를 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아예 포기할 것을 감안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진다. 따라서 비싼 약값에 대한 부담은 의약품을 필요로 하는 환자나 국민건강보험공단 즉, 전 국민이 감당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강제실시를 허락받더라도 제네릭 시판허가를 받을 때 자동정지기간동안 시판을 금지당할 우려가 있다.

    허가-특허 연계의 더 큰 문제점은 특허의 “에버그리닝 전략”를 부추기는 동기가 된다는 점이다. 또한 특허권자는 제네릭의약품의 출시를 지연시키기 위해 특허소송에서 법원의 판결이 나기 전에 보상을 해주고 합의를 유도하기도 한다. 이런 ‘역지불 합의(Pay-for-delay)’는 미국에서 큰 문제거리이다.

    회계연도 2014 예산에 대한 미 대통령 제안(President’s FY 2014 budget proposal)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역지불 합의 금지를 제안했고, 역지불 합의가 없어지면 연방 보건 프로그램에서 10년에 걸쳐 110억달러(약 123조원)를 절감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역지불 합의를 하지 않고 제네릭을 출시한다면 메디케이드나 메디케어와 같은 연방 보건 프로그램에서 의약품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GSK와 동아제약이 이러한 담합을 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과징금을 부과받은 적이 있다. 두 기업은 담합을 하지 않았다며, 공정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담합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동아제약이 GSK의 항구토제 ‘조프란’의 개량신약을 출시하지 않는 대신, GSK측으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받는 이른바 한국형 ‘역지불 합의’ 사례를 인정한 것이다. 허가-특허 연계는 ‘역지불합의’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

    [출처: 참세상. 원문은http://www.malaysia-chronicle.com/ 화면캡처]

    출처: 참세상. 원문은http://www.malaysia-chronicle.com

    ‘투명성’의 함정

    TPP(미국안)도 별도의 의약품 챕터를 제안하였는데 그 구성과 내용이 한미FTA와 거의 동일하다. 의약품 챕터의 주요목적은 의약품 등재와 약값을 결정하는 제도, 법, 정책을 초국적제약자본에 유리하게 바꾸고, 미국의 개입과 사전허락을 공식화하는 것이다.

    한미FTA 제5.3조(투명성)은 ‘의약품, 의료기기 관련 법, 제도, 규정, 절차 등의 모든 조치를 사전에 공표하고, 이해관계인과 다른 쪽 당사국이 인지할 수 있도록 하여 의견제시기회를 제공’하도록 한다.

    의견제시 기회를 둔 목적이 무엇일까? 한미FTA가 발효하기 전에도 미국과 유럽은 다양한 수단을 통해 우리나라의 제도변화를 끌어내었다. 앞서 얘기한 자료독점권도 그렇고. 또한 초국적제약회사들도 로비를 통해 제도변화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우리는 ‘부당하다’거나 ‘횡포’라고 주장할 수 있었다. 이태복 전 복지부 장관은 2002년 장관 퇴임사에서 약값 인하 정책을 펼치다 “다국적 제약회사의 압력으로 경질되었다”고 말한 바 있다.

    FTA에 의약품 챕터가 포함되기 전에는 의약품에 관한 정책 및 제도는 각국의 상황에 맞게 운영하는 영역으로 인식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즉 주권으로 이해되었다. 그러므로 이태복 전 장관 퇴임에 대해서도 ‘압력’, ‘경질’ 등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약값 인하 정책을 수립할 때 초국적제약회사와 미국의 의견제시(?)를 통해 압력을 받는 게 당연하게 되었다. 그리고 한국에는 초국적제약회사들이 대부분 진출해있는 반면 해외진출한 국내제약회사는 별로 없다. ‘투명성’조항은 한국의 의약품.의료기기 관련 규제를 미국과 초국적제약회사의 손바닥 위에 두겠다는 것과 같다.

    특히 약가결정에 대해서는 ‘독립적 검토 절차’를 두도록 하였다. 독립적 검토절차를 둔 이유는 제약회사가 약가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미국측은 한국정부가 마련한 독립적 검토절차가 한미FTA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의약품의료기기위원회와 분쟁해결절차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이용하여 독립적 검토절차를 한미FTA에 부합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독립적 검토 절차에 대해서 한미 양국간에 몇가지 이견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원래의 약가결정을 바꿀 수 있느냐이다. 독립적 검토절차에 따른 결과는 참고자료로만 활용되기 때문에 원래의 결정을 다시 번복하는 등 정부를 구속하는 효력은 없다는 것이 복지부의 입장이지만 미국은 그렇게 보지 않고 있다.

    한미FTA에 ‘독립적 검토절차(independent review process)’로 되어있던 것이 TPP(미국안)에는 ‘독립적 검토 또는 항소를 위한 기회(opportunity for independent appeal or review)’로 수정되었다. 이것이 무슨 요구를 내포하는 것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미국에는 적용안해

    한미FTA 의약품 챕터 제5.8(정의)에는 “당사국 중앙정부가 운영하는 보건의료 프로그램이라 함은 이 장이 적용되는 사안에 관하여 당사국 중앙정부의 보건의료 당국이 결정을 내리는 보건의료프로그램을 말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여기에 각주를 달아 “메디케이드는 미합중국에서의 지역정부 보건의료 프로그램이며, 중앙정부프로그램이 아니다”고 하였다.

    그리고 제5.2(혁신에의 접근)에서 ‘당사국 중앙정부가 운영하는 보건의료프로그램’이란 문구에 각주를 달아 “의약품 처방집 개발 및 관리는 정부조달에 관여하는 보건의료 기관에 대하여는 의약품 정부조달의 한 측면으로 간주된다. 이 장보다는 제17장(정부조달)이 의약품의 정부조달에 적용된다”고 하였다.

    이처럼 각주를 통해 미국의 공적의료보장제도를 제외하여 의약품 및 의료기기 챕터는 대부분 한국에만 적용되는 셈이다. 즉 의약품 챕터의 핵심조항인 ‘투명성’조항과 ‘혁신에의 접근’조항은 대부분 “당사국 중앙정부가 운영하는 보건 의료 프로그램에 따라 의약품, 의료기기의 등재와 급여액을 정하는 경우”에 적용되기 때문에 메디케이드 등에는 적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각주들은 메디케이드와 정부가 직접 의약품을 구입하여 공급하는 프로그램은 각각 주정부 프로그램과 정부조달로 취급하여 적용대상에서 제외시켰지만 다른 프로그램들이 적용될 가능성 때문에 미국에서도 비판을 받았다. 미국은 국민건강보험제도와 같은 공적의료보장제도가 없고 일부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공적의료보장제도가 있다.

    보훈부, 국방부 등이 의약품을 구입하여 제공하는 프로그램들, 메디케이드, 메디케어, 340b프로그램 등 미국의 공적의료보장제도가 ‘중앙정부프로그램’인지, 의약품 챕터의 적용대상인지를 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2011년 6월 1일에 버몬트 주지사 Peter Shumlin는 오바마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한미FTA 의약품 챕터에서 두 개의 각주를 넣어 정부가 직접 의약품을 구입하여 공급하는 프로그램(VA, GSA)과 메디케이드는 적용대상에서 제외되었지만 340b프로그램과 메디케어 Part B는 한미FTA에 의해 직접적으로 위협을 받게 되었다”며 “TPP에 의약품 가격결정과 상환프로그램에 관한 규정을 포함하는 것은 340B, 메디케어 Part B, 메디케이드의 약가통제에 대한 도전을 허용할 수 있으므로 TPP와 미래의 다른 무역협정이 이 프로그램들을 제한해서는 안된다”고 촉구하였다.

    TPP(미국안)에서는 중앙정부프로그램과 주정부프로그램의 구분에 관한 각주를 달았는데 빈칸으로 남겨두었다.

    특허약의 약값은 얼마?

    한미FTA 제 5.2조(혁신에의 접근)에서 “의약품 또는 의료기기의 급여액을 당사국이 결정할 때 경쟁적 시장도출가격에 기초하지 않는 경우 특허 의약품,의료기기의 가치를 자국이 제공하는 급여액에 있어 적절히 인정”하도록 했다. TPP(미국안) X.3(d)에서도 같은 내용이 담겨있다.

    이 조항은 특허의약품을 혁신적인 약으로 취급하고 그에 걸맞게 비싼 약값을 보장해야하는 것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많다. 특허의약품과 혁신적 의약품은 그 기준이 다를 수 있고, 특허약이 모두 획기적인 치료효과를 갖는 것도 아니고 기존약보다 효과가 더 나아진 것도 아니다.

    더욱이 초국적제약회사들은 기존약에 사소한 변형을 가하여 특허를 얻는 “에버그리닝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리고 ”경쟁적 시장도출가격“에 대한 정의가 없고, 많은 국가들에서 제약회사들은 실거래가격을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국정부가 어떤 해석을 들고 어떤 요구를 할지 알 수 없다.

     이외에도 지적재산권 집행(enforcement)관련 조항들 중 특히 국경조치(border measure)를 우려한다. 실제 유럽의 세관에서 인도산 제네릭을 위조품(혹은 지적재산권 침해물품)으로 의심하여 압류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리고 ISD(투자자국가중재)도 걱정거리다. 캐나다정부는 이미 작년 11월에 특허적격성을 이유로 초국적제약회사 릴리로부터 ISD를 당했다. 제약회사가 독점을 유지하기위해 ISD를 활용한 첫 사례이다. TPP에 참여하고 있는 호주정부도 2011년말에 금연정책을 이유로 담배회사에 의해 ISD를 당한바 있다. 앞서 얘기한 조항들로 인해 당장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고, 긴 시간에 걸쳐 나타날 수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피해를 줄이거나 속도를 늦추는 것도 초국적제약회사한테 달렸다는 것이다. 초국적제약회사가 언제 투자자국가중재(ISD)를 꺼내들지, ‘투명성’조항을 또 어떻게 해석할지, 특허권을 강조할지 자료독점권을 강조할지 알 수 없다.

    초국적제약회사들에게 보장된 수단은 매우 많아지는 반면, 환자나 국민 혹은 정부는 그나마 트립스 유연성(TRIPs flexibilities)으로 방어해왔던 것을 잃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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