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산콜센터 파업 돌입하나
        2013년 08월 13일 02: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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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다산콜센터가 10일부터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를 하루 앞두고 있다.

    희망연대노조 다산콜센터지부는 13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의 직접고용과 불합리한 근무체계 개선 등을 촉구하고 있지만, 교섭권과 체결권을 위임받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수용불가 입장을 밝혀 단체행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산콜센터는 효성itx, MPC, ktcs라는 3개 민간위탁업체를 통해 운영하고 있으며, 다산콜센터지부는 지난해 9월 노조를 설립해 근무여건 개선, 서울시의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효성itx, MPC는 경총에 교섭권과 체결권을 위임한 상태이며, ktcs는 복수노조를 악용해 노조를 탄압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4월 중순부터 시작된 경총과의 교섭에서 사측은 임금인상 요구에 대해 “0.9% 삭감하는 것이 맞으나 근로자들의 생활고를 고려하여 2013년 임금은 동결하겠다”며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다산콜센터 노동자의 상담모습(방송화면 캡쳐)

    다산콜센터 노동자의 상담모습(방송화면 캡쳐)

    다산콜센터, 어떤 곳인가

    다산콜센터는 서울시 통합민원 안내 창구로 시, 구정 업무, 교통 안내 등 서울시와 관련된 거의 모든 업무를 안내하는 곳으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설립해 올해로 6년째를 맞이한다.

    365일 쉬지 않고 24시간 내내 상담을 받고 있으며, 시나 구청 공무원들조차 복잡한 업무는 다산콜센터에 전화해 안내를 받을 정도로, 서울시 각 구청 업무의 네트워킹을 담당하는 곳이다.

    하지만 상담사들의 노동조건은 매우 열악한 상태이다. 서울시가 콜센터를 민간위탁업체에 맡기면서 업체간의 경쟁이 심화됐고, 이는 곧 노동자들을 ‘쥐어짜는’ 식의 근무 여건을 제공하게 됐다.

    상담사들은 하루 평균 100~200개의 콜을 받는데, 각 콜에 대해 평가를 받고 매달 등급에 따라 성과급을 책정받는 실정이다. 기본급은 최저임금 수준인데 이 성과급에 따라 임금 차이가 크게 20만원까지 차이가 난다. 그런데도 ‘기본 배점’이라는 것이 있어 1시간에 무조건 소화해야 할 전화가 15~17건이다. 이 때문에 화장실을 제 때 가지 못해 방광염에 걸리는 상담사도 많아 처음 노조를 결성할 때 요구했던 것이 ‘휴게시간 보장’이기도 했다.

    이번에 노조가 요구하는 것은 임금인상 20%, 서울시의 직접고용이다. 하지만 위탁업체들은 임금단체협상에서 “서울시의 예산 한계”를 이유로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가 직접고용 해야 문제 해결 가능

    이 때문에 노조는 서울시의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다산콜센터 노조는 기자회견에서 “위탁업체 간 경쟁을 유도하는 다산콜센터 운영시스템의 피해는 고스란히 상담사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며 “시가 나서서 상담사들을 직접 고용하고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진영 희망연대노조 사무국장 또한 “다산콜센터 상담사들의 문제는 여성 계약직 노동자들의 근속 불안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단순히 한 콜센터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30만~40만명에 이르는 상담사들의 문제”라며 서울시의 결단을 촉구했다.

    노동당 서울시당(위원장 김일웅)은 이날 논평을 내고 “다산콜센터를 사실상 운영하고 있는 서울시는 지금까지 다산콜센터 노동조합의 요구에 대해 단순한 ‘노사관계’로 치부하면서, 자신들은 제3자라고 발뺌해왔다”며 “하지만 운영비용과 관리감독, 그리고 평가도 서울시로부터 받는 다산콜센터 업무의 진짜 사장은 박원순 시장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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