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
    9월말 10월초 총파업 예고
    교육부 “학비 제도 개선 어렵다”...노조 “더 이상 기다릴 수도 참을 수도 없다”
        2013년 07월 29일 05: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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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호봉제와 교육공무직을 쟁취하기 위한 9말 10초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들은 지난 6월 초부터 모진 장마와 폭염을 뚫고 서울 도심에서 노숙과 철야, 단식농성 등을 벌이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약속했고, 서남수 교육부장관은 학교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처우개선 종합대책을 수립하겠다고 청와대에 보고한 바 있다.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에 대책을 보고하겠다고 4월과 6월 임시국회에서 거듭 약속한 서 장관은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도, 7월 법안심사소위에서도 결국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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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노동과 세계

    정부중앙청사 정문과 후문 앞에서 교육부를 에워싼 채 농성투쟁을 벌이고 있는 공공운수노조 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부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박근혜정부가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를 계속 무시할 경우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 지난해 보다 훨씬 강력하고 끈질긴 총파업으로 맞서겠다고 경고했다.

    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부는 29일 오전 10시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은 더 이상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우롱하지 말라”고 말하고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기다릴 수도 없고 참을 수도 없다”면서 “정부가 변명과 거짓말로 일관하는 이상 우리는 강력한 총파업 투쟁을 준비할 수밖에 없으며, 이후 학교에서 발생한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우롱해 온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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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엽서들. 사진=노동과세계. 학비본부는 또 “박근혜 정부가 계속 우리 요구를 무시한다면 2학기 중에 작년보다 훨씬 강력하고 끈질긴 총파업으로 맞설 것”이라고 밝히고 “우리는 노동자들의 단결된 힘으로 호봉제와 교육공무직, 고용안정을 쟁취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부는 학교비정규직 처우개선 종합대책을 방기하는 박근혜 대통령을 규탄하며 호봉제를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엽서 900장(1차분)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노조 조합원 6,000여 명이 지난 6월 한 달 간 여의도 국회 앞에서 농성과 릴레이 단식을 진행하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엽서쓰기 운동을 벌였다. <아래 글 참조>

    공공운수노조 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부는 지난 6월 3일부터 30일까지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철야노숙과 릴레이단식 농성을 진행하다가, 7월 1일부터 교육부 앞 농성으로 전환했다. 이들은 출근시간과 중식시간, 퇴근시간을 기해 선전전을 벌이는 한편 1인시위, 촛불집회 등을 통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절한 염원인 호봉제 도입과 교육공무직 법안 제정을 위한 투쟁을 잇고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도 26일 같은 장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교육부의 발표를 기대하며 지난 7월 초로 예정했던 총파업을 연기했는데, 교육부가 또다시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의 절절한 염원을 저버렸다”면서 “우리는 더 이상 인내할 수 없다”고 부르짖었다.

    이들은 “우리 학비노조는 부정한 방법으로 대통령에 당선되고, 거짓공약으로 국민을 기만한 박근혜 대통령 퇴진투쟁을 전 조직적 차원에서 전 지역에서 총력을 기울여 진행할 것이며, 다가오는 9,10월 전국적 규모의 총파업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학교비정규직노조는 박금자 위원장을 비롯한 여성 임원과 지부장 등 7명 삭발에 이어 지난 20일 학교비정규직 처우개선 5대 요구를 담은 기본계획을 촉구하며 전국 1천 간부가 집결해 결의대회와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노조 임원과 전국 시도 지부장 25명은 이날부터 교육부 정문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전개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년을 일하다 10년을 일하나 똑같은 임금을 받는다. 일할수록 차별이 심화되는 임금체계를 적용받고 있다. 연봉제 철폐와 호봉제 도입을 요구하며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절박한 투쟁을 벌여오고 있다.

    교육부는 수차례 ‘근속을 반영한 보수체계’ 도입을 공언했지만 5월에 발표하겠다던 계획을 6월에 국회에서 보고한다고 미루더니 또다시 7월 말에 발표하겠다며 연기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박한 투쟁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부처 간 협의 문제로 인해 학교 비정규직 제도 개선이 어렵다”며 노동자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엽서>

    급식실에서 일하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초록이 가득한 여름, 국정운영에 노고가 많으신 박근혜 대통령님 안녕하세요?
    많은 국민들의 바람에 귀 기울이시느라 늘 바쁘신 줄 알지만 저희 학교 급식실의 열악한 사정도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근무하는 급식실은 여섯 명의 조리원이 육백여명의 중학생을 급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년에는 학생 수 감축으로 인해 한 명을 감원해야 한다고 합니다.
    한참 일할 수 있는 시기에 이렇게 불안한 고용상태에서도 열악한 환경을 견디며 일하고 있습니다. 또 학교급식을 많은 학생들의 한 두 끼 식사를 영영상태, 맛, 위생까지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쓰며 일해야 하므로 숙련된 기술과 정성이 필요하지만 십년을 일하나 일년을 근무하나 같은 급여를 받고 있습니다. 일반 회사나 병원 급식실 등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하루종일 땀에 젖어 일하지만 아이들에게 질 좋은 또 안전한 급식을 하기 위해 오늘도 분주한 학교 급식실 조리원들이 일한 만큼의 댓가를 받고 고용불안 없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학교 비정규직이 호봉제와 교육공무직 법제화에 관심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덥고 습한 여름 건강하시길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행정실무사로 일하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대통령님 안녕하세요.
    올해로 15년차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행정실무사입니다.
    월급은 얼마 안 되지만 15년 동안 결근 한 번 안하고 최선을 다해 일했다고 자부합니다.
    비정규직이라고 차 심부름부터 모든 잡다한 일까지도 맡아 하였습니다.
    업무분장 할 때도 불만 한 번 못하고 주어진 일을 다 했습니다.
    일은 정식직원보다 많이 하고 급여는 제일 적게 받는 게 저희 비정규직의 실정입니다.
    대통령님 저희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한 달 근무한 사람이나 10년 20년 근무한 사람이나 급여가 같다는 게 참으로 이해하기 힘듭니다.
    호봉제가 실현되어야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고 봅니다.
    꼭 좀 저희 비정규직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시는 대통령님이 되어 주세요.
    안녕히 계세요. 행정실무사 0 0 0 드림

    서울의 20대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서 학교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20대 청년입니다.
    제가 지금 5년을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데요. 월급이 고작 90만원 정도입니다.
    저는 급식비를 내면 월급이 얼마되지 않아 급식비를 못내고 점심조차 굶으며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습니다. 저희도 같은 학교에서 일하는 근로자입니다.
    아이들이 인성과 지식, 예절 등을 배우는 학교에서 차별화를 먼저 배우고 있다는 사실 아십니까? 밥값도 지원 못받고 있는 저희 학교비정규직 분들은 정규직화(교육공무직)를 반드시 실행시켜 주세요.
    앞으로 남은 시간 교육의 현장, 학교에서 인간대접 받고 살고 싶습니다.

    <기사제휴=노동과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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