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선수들의 이동, 가능할까
    [야구좋아] 4강을 노리는 팀들의 외국인 선수 활용 전략
        2013년 07월 26일 02:2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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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도 후반기가 시작됐다. 그 말은 곧 전반기의 성적을 가지고 각 팀이 4강에 대한 주판알을 튕기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스포츠가 야구라지만, 현실적 성적 앞에 어느 정도 손익을 본격적으로 따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모습은 곧 외국인 선수 교체로 나타났다. 4강에 베팅할 팀들이 슬슬 강수를 두기 시작한 것이다.

    퇴출설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외국인 선수는 사실 LG의 에이스 역할을 맡아온 벤자민 주키치였다. 외국인 선발에 있어 그간 그리 녹녹치 않았던 LG가 간만에 수확한 보배였고, 2012년만 평가할 때에는 모두가 인정하는 리그 에이스였다. 실제로, 수도권에 위치한 A팀의 중심타자는 “(류)현진이 때보다 사실 주키치가 까다로울 때가 더 많았다”라고 했다.

    LG의 외국인 투수 벤자민 주키치

    LG의 외국인 투수 벤자민 주키치

    문제는 그러나 거기까지. 스프링 캠프에서 잔부상에 시달리며 훈련양이 적었다. 주키치의 투구폼은 훈련양에 비례할 때 가치를 드러낸다. 3년차 한국생활을 하게 되었고, 기대는 컸지만 딱 거기까지인 모습을 현재 보여주었다.

    올 해 남긴 성적은 4승 6패 평균자책점 5.70. 문제는 올 시즌 LG는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의 그 LG가 아닌, 선두싸움을 하고 있는 강팀 LG라는데 있다. 최근 복수의 팀들이 주키치에 LG의 유망주를 묶어 트레이드를 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키치가 지금 부진하다고 해서 그가 그간 보여주었던 기량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이었다.

    KIA의 앤서니와 삼성의 로드리게스

    KIA의 앤서니 르루, 삼성의 아네우리 로드리게스는 7월 24일 웨이버 공시되었다. 이 중 앤서니는 작년에도 퇴출 기로에 서기도 했지만 최종성적 11승 13패 평균자책점 3.88로 선발로 결과적으로는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그 덕택에 재계약은 물론, 한국 문화에도 누구보다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마무리를 맡아본 적이 없지만, 팀에서 마무리가 없다는 판단하에 구단과 면담을 가졌고 그것을 극복하는 모습을 누구보다 많이 보여주었다. 여론도 앤서니가 마무리를 맡아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실제로 KIA 구단에서는 앤서니가 마무리를 맡으면서 마무리 투수로서의 인센티브 세부 계약을 별도로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앤서니가 한국 무대에서 뛰고 싶어하는 열망을 알기에 일부 구단에 문의하기도 했다. 즉, 앤서니와 유망주군을 묶어 타 팀의 외국인 선수와 트레이드를 물밑에서 진행하고 있다는 설까지 나돌았던 것이다. 참고로 앤서니는 웨이버 공시 되자마자 분노하며 구단의 입장에 대단히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서니와 로드리게스를 웨이버 공시를 했지만, 이 두 팀의 외국인 선수 수급 전망은 현재로서 답하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바로 카리대. 에스마일린 카리다드와 계약을 서둘러 진행했다고 알려졌지만, 만족스러운 선수를 뽑았다는 분위기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능력 있는 외국인 선수 담당 에이전트들이 국내 프로구단과 몸값 조율에 있어 확실히 ‘갑’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그렇다. 쓸 만한 외국인 선수들은 9월 메이저리그의 확대 엔트리를 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급한 쪽은 한국 프로구단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메이저리그에 올라갔을 경우 보전받을 수 있는 최저 연봉은 50만 달러에 조금 못 미친다. 국내 프로 구단들이 교체 외국인 선수 영입에 있어 주저하는대신 타 팀 외국인 선수와 트레이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그래서 이상하지 않다. 한화의 대니 바티스타와 다나 이브랜드는 보여지는 성적에 비해 상위권 팀에 가면 더 좋은 성적을 보여줄 것이라는 평가도 최근 들어 고개를 들었다.

    바티스타는 한화에서 마무리로 뛰면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으며, KIA는 마무리 문제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한화는 유망주군 자체가 부족하다. 김응룡 한화 감독과 선동렬 KIA 감독은 해태와 삼성 양 구단에서 오랜 기간 함께 했다. 사제로 지내며 속내도 터놓는 사이라 이런 움직임은 충분히 가능할 수도 있다는 계산이다. KIA는 1군 감독들이 인정하는 눈에 띄는 유망주들이 몇 있다.

    물론, 한화 김응룡 감독이 25일 “바티스타를 원하는 팀에게서 유망주를 받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 미뤄볼 때, KIA와의 트레이드 이야기가 원활하지 못했다는 의견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사실 이 이야기와 별개로 KIA의 선동렬 감독은 올 시즌에도 4강을 가지 못했을 경우 자리 보전이 위태롭다. 올 시즌 FA 최대어로 불렸던 롯데의 김주찬을 웃돈까지 주며 영입한 것은 선감독에게 기대하는 구단의 입장을 잘 보여준 사례다. 송은범 트레이드에 이어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로 구단 입장에서 선감독에게 다시 한 번 힘을 실어주며 올 시즌 4강 입성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줄 것으로도 예상되지만, 외국인 선수 없이 남은 시즌을 꾸려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의 이브랜드, 어떻게 될 것인가.

    한화에게 흥미로운 부분은 이브랜드에도 관심이 있는 구단들이 더러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사실 한 타이밍 늦었다는 분석이다. 다나 이브랜드는 삼성에서 영입하려 했던 선수. 이브랜드에 대해 성적에 비해 좋은 평가가 연이어 나오는 것은 한국 무대에 대한 엄청난 공부와 긍정적인 마인드, 성실성 때문이었다. 내야 수비는 물론, 강팀에서 노련한 포수와 호흡을 맞춘다면 이브랜드에 대해 가졌던 기대치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는 그래서 설득력 있게 들린다.

    한화와 외국인 선수 세 명을 보유해 상위권 팀들에게서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 문의가 있었던 NC는 아직 아직 말이 없다. 수준급 외국인 구하기는 이제 정말 쉽지 않기에 벌어진 현상이다. 트레이드 마감은 7월 31일, 1주일도 남지 않은 시간 안에서 어떤 결정이 이뤄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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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좋아'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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