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의 중심 세우는 게 중요"
    정의당 천호선 대표, 민주노총 신승철 신임 위원장 예방
        2013년 07월 24일 02: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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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이 정의당 신임 대표단 예방 자리에서 진보정당들과의 관계에 대해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며 민주노총이 자기 중심을 잡을 것임을 밝혔다.

    24일 오후 1시 민주노총 위원장실에서 신승철 위원장은 천호선 정의당 대표에게 노동현안이 심각함을 강조하며 “지금 매우 교묘하고 교활하게 노조 죽이기가 시작됐다. 취임 직후 불가피하게 싸워할 사안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 신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진보정당의 분열로 어려운 시간을 겪었다. 지금도 여전히 현장에 그 여파가 미치고 있다”며 “민주노총 입장에서는 기존 진보정치에 대한 평가와 반성 속에서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을 새롭게 모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개인적 견해로는 민주노총이 지역 거점, 생활 중심의 활동을 분명하게 하지 않으면 진보정당의 흥망성쇠에 따라 민주노총의 정치세력화도 일희일비하게 된다”며 “진보정당과의 관계 설정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민주노총이 현장의 생활거점 정치활동에 주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민주노총에 대한 진보정당의 비판적 시선과 관련해서도 “노동진영이 큰 힘과 역량이 있어서 진보정당에게 이래라 저래라 한다고 오해하는데, 그게 아니다. 오히려 민주노총이 중립지대나 완충지대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신승철 위원장과 천호선 대표(사진=장여진)

    신승철 위원장과 천호선 대표(사진=장여진)

    이에 천호선 대표는 “저희가 이제 과도기가 끝났다”면서 “수습하고 정리할 시간이 남아있다. 당명에서 진보를 뺐지만, 진보정치나 노동을 소홀하겠다는 뜻은 아니며, 오히려 더 넓게 노동자들을 대변하고 노동계와 폭넓은 관계맺기에 나설 것이다.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또 천 대표는 “진보정당들이 갈라져 있기는 하지만 노동문제에 대해서는 반드시 연대하고 협력하여 함께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 선의의 경쟁과 연대가 축적되어 가면서 새로운 길을 열겠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제가 후보 시절에 지금의 진보정치 분열을 극복할 방안으로 (진보)연합정당 의견을 제출했다”라며 “우리 조직내에서 먼저 논의가 되고 방침이 결정되면 (진보정당과의 연대가) 자연스러워지는데, 당에서 먼저 정치방침 이야기를 꺼내면 여러 가지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민주노총에 인사를 오셨기 때문에 좋은 이야기만 드려야 하는데 저희 조직이 처한 상황 때문에 제 고민을 가감없이 전하는 게 오히려 편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이야기를 드린 것”이라며 “감정이 상하시거나 기분 나빠하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천 대표는 신 위원장의 이같은 말에 “전혀 기분 나쁘지 않다”며 “정당 간 먼저 논의하는게 아니라 노동자 내부에서 먼저 의견이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다. 옛날처럼 기계적, 관성적 연대는 혼날 일”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안철수 신당과 어떻게 할꺼냐는 질문을 수 없이 받았지만 우리 기조는 “‘우리는 그냥 간다’이다. 국민적 요구나 상황의 요구가 있다면 할 수 있다”며 “이걸 먼저 노동에서 만들어준다면 우리가 맞추고 따라갈 수 있다고 보고 그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승철 위원장의 오늘 이같은 발언들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에 대해 신중하고 충분한 논의를 거칠 것이며 진보정당들의 갈등과 경쟁에 흔들리지 않고 노동의 자기 중심을 잡아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위해 민주노총은 현재 정치위원장 인선을 서두르고 이전보다 정치위원회의 위상을 격상시켜 민주노총의 정치세력화 문제에 있어 내부 정리를 최우선으로 할 예정이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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