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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스개발로 고통받는 버마민중 외면
    [에정칼럼] 주민과 환경이 아닌 대기업의 사보를 보는 듯
        2013년 07월 23일 02:0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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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서 구독 중이던 한겨레신문을 끊어야 하지 않나 하고 얼마 전부터 망설이고 있었다. 몇 년 전부터 한겨레신문이 불편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보인 오로지 정권교체와 민주당에 대한 일방적 지지 편향은 녹색/진보정치 지지자의 한 사람으로서 서운함을 넘어 더 이상 ‘나의’ 신문은 아니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또한,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보인 ‘탈핵’에 대한 미온적 대응에 크게 실망한 점도 작용했다.

    오랫동안 함께 한 정으로 망설이고 있던 터에 7월 22일자 경제면에 실린 “우리가 가스 뽑았다. 13년만의 결실”이라는 제하의 버마 차욱퓨발 기사를 보고 구독중단을 결심했다.

    이 현장기사에 따르면, 미국 등이 시추를 포기하고 20년간 방치한 버마 가스전을 대우인터내셔널이 고생 끝에 개발에 성공했고, 지난 15일 아침부터 파이프라인을 통해 중국으로 수출해, 앞으로 30년간 매년 3~4,000억원의 이익을 거둘 것이란다. 사진까지 곁들인 긴 기사는 포스코가 인수한 대우인터내셔널의 사보를 보는 듯 했다.

    특히 기사는 주민과 환경단체가 사업 초기부터 비판했지만, 대우인터가 2006년부터 365만달러의 사회공헌 사업을 진행해 “현지 주민들과 공존을 모색하고 있다”고 마무리 한다. (한겨레 기사보기 링크)

    한겨레 해당 기사의 인터넷판 캡처

    한겨레 해당 기사의 인터넷판 캡처

    버마 가스개발 현장까지 가서(누구 돈으로 갔을까?), 기사에 인용한 인터뷰는 대우인터 전무와 부사장 멘트가 전부이고(왜 버마까지 갔을까?), 현지 주민이나 NGO 등 비판적 목소리는 아예 등장하지 않는다(의도적 배제는 아닐까?). 기사는 대우인터의 일방적 홍보를 기사화하고, 반대의견을 배제함으로써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스 개발과정에서의 강제이주, 강제노동, 성폭력, 환경파괴, 생존권 붕괴 등 자원개발의 추악한 이면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다.

    왜곡-1 “프랑스․미국 등의 메이저 자원개발회사들이 빈손으로 돌아갔다.”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한국정부는 한 축으로는 원전확대정책을, 다른 축으로 해외자원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왔다. 특히, 김대중, 노무현 정부부터 본격화된 해외에너지개발 진출 붐은 이명박 정부에 와서 만개했다. 역대 정부는 석유가스개발을 공기업과 사기업을 불문하고 정책적으로 재정적으로 지원해왔고, 외교역량을 집중해 왔다.

    그러나, 해외자원개발은 기업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독재정권과 손을 잡고 정치적 차원의 인권침해를 방조하는 등의 간접적 인권침해가 자행된다. 또한, 자원개발 속성상 대규모 환경파괴와 인근 주민의 생존권 침해를 수반하기 쉽다. 대우인터가 개발에 성공한 버마 슈에가스개발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프랑스의 토탈과 미국의 유노칼은 버마 천연가스의 파이프라인 시설보안을 위해 군사정권의 군대투입을 합의했다. 버마 군인들은 주민들에게 강제노동, 강제이주를 강요했으며, 폭력행사, 부녀자 강간을 자행했다.

    피해주민들은 유노칼에 대해 손해배상소송을 미국법원에 제기하였고, 2005년 3월 유노칼은 주민들과 “생활조건, 의료보장 그리고 교육을 개선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수송관 지역 주민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2천만 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하기로 했다. 2005년 11월 토탈 역시 영향을 받는 수송관 지역 사람들에게 보상하기 위해 2.5백만 파운드 가량의 연대기금에 합의했다. 실상 토탈과 유노칼은 인권침해에 대한 법적책임이 인정되었고, 국제사회의 비판에 직면해 사업을 철수한 것이다.

    한겨레 기사는 프랑스와 미국 기업이 포기한 지역에 대우인터가 각고의 고생과 노력 속에 개발에 성공한 것처럼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다.

    왜곡-2 “현지 주민들과 공존을 모색하고 있다”

    지구의 권리(ERI)에 따르면, 야다나와 예타곤 파이프라인을 통해 태국으로 수출되는 천연가스로 2007년 충 수출량 중 45%에 해당하는데, 군사정권은 예산의 40%를 군사비로 사용하며, 건강에 1.2~1.5%, 교육에 4~5%를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버마에 외국 자본이 증가하는 것과 함께 자원이 집중되어 있는 산악, 해안, 국경지대에는 소수 민족들이 산다. 무분별한 개발과정에서 버마 ‘국민’의 30~40%인 134개가 넘는 소수 민족들은 인권침해와 환경파괴로 삶의 터전을 빼앗긴다.

    특히 ILO 등 국제사회는 오래 전부터 버마내의 강제노동에 대한 심각성을 강조해 왔으며, 한국정부를 비롯한 회원국들에게 강제노동을 지원 또는 방조하지 않을 것을 주장해 왔다. 대우인터가 버마 군부에 재래식 무기를 밀매하다 형사 처벌을 받은 사건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지난 2009년 가스개발이 진행된 버마 아라칸주에 대한 에정연구소와 ERI 등의 연수 결과에 따르면, 현지 주민들이 개발이익의 사회 환원과 일자리 창출에 대해 애초 기대했던 것과 달리 그 어떠한 혜택을 누릴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이 대부분의 주민들이 이러한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다는 상황이며, 설사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문제점을 발설할 경우 군사정권에 의해 가해질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현실이다.

    당시 아라칸 청년학생회의(AASYC) 사무국장 아웅 맘 우씨는 “정부는 군대에 충분한 식량을 지급하지 않아 군인들은 주민들의 토지와 가축을 강탈하고 있으며, 강간과 강제노동, 폭행을 포함한 엄청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항변했다. 한겨레 기사는 국제사회와 현지주민들의 버마가스개발에 대한 우려를 외면하고 있다.

    [공동성명] 버마 슈에가스개발에 대한 제2차 국제공동행동의 날 (2006.4.18.)

    (생략) 버마활동가들은 슈에가스개발 관련지역에 벌써 군부대 증가와 아라칸주 서부에 예상 수송관 루트에 근접한 지역에 토지몰수와 강제 노동 등 인권침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슈에가스개발 지역은 버마중앙정부로부터 방치된 저개발 지역으로서 대부분의 마을은 전기가 부족하다. 지역주민들은 고기잡이나 쌀농사로 살아가고 있고 이 지역에는 아직도 산과 방글라데시 북부 국경을 따라 넓은 원시림이 남아있다. 살고 있는 지역에서 상당한 매장량의 가스가 발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주민은 이 그 가스를 사용할 수도 없고 자원에 대한 자기결정권도 없다. 예상 가스파이프라인 루트와 수반되는 군사기반시설은 수세기의 공동체를 쫓아내거나, 남아있는 산림마저도 파괴시킬 것이다. (생략)

    전문보기http://action.or.kr/blog/92275)

    왜곡-3 “한국의 국외 자원개발 탐사 성공률은 10%에 불과하다”

    정부는 자주개발율을 높이겠다는 정책적 목표를 가지고 있다. 에정연구소의 이정필이 ‘종이로 만든 석유’라고 일갈했듯이(관련기사 ), 정부는 국내에 수입되는 전체 도입량 중 해외 광구에서 한국기업의 참여지분에 해당하는 생산량을 자주개발로 설정한다.

    그러나, 해외자원개발에 성공하더라도, 그 석유․가스는 국내에 도입되지 않고, 기업의 판매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적합한 국가에 넘긴다. 이번 역시, 정부의 특혜성 자금(성공불융자)으로 개발에 성공했지만, 대우인터는 중국으로 파이프라인을 통해 가스를 수출한다. 성공불융자란 자원개발에 실패할 경우 갚지 않아도 되는 조건으로 지원되는 자금(예산)이다.

    정부는 해외자원개발을 위해 공식적인 외교라인을 통해 자원외교를 펼치고, 막대한 혈세를 동원하여 재벌특혜성 성공불융자를 쏟아 붓는다. 한겨레기사는 대우인터의 가스개발인 정부의 특혜성 예산지원(성공불융자)으로 개발한 사실 외면하고 있다.

    한겨레는 버마 현지에 자기들만 간 것도 아니고, 한겨레에만 기사가 난 것도 아니라고 항변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서, 한겨레 기사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1960년대 미국의 한 반전․평화운동가의 말을 흉내 내자면, “나의 구독중단이 한겨레를 바꿀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한겨레도 나를 바꿀 수 없다.”

    필자소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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