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해야 할 한국 현대사
    [책소개] 『산골대통령 한국을 지배하다』(임영태/ 유리창)
        2013년 07월 20일 01:0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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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의 인터넷 댓글을 통한 조직적 선거 개입, 정부 여당의 NLL 발언 왜곡 논란 등으로 정치권이 시끄럽다. 국민도 분노했다. 촛불집회를 열어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를 목이 터져라 외치지만, 정부는 말이 없고 언론은 민심을 전하지 않는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과거에서 배우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한국사를 더 이상 가르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 열광할 뿐인 아이들은 3.1절을 ‘삼점일절’로 읽을 정도로, 한국전쟁을 ‘북침’이라고 대답할 정도로-‘북한에서 침략한 전쟁’이라는 뜻으로 대답했다지만- 우리 역사교육은 그 밑천을 드러내고 말았다.

    ‘살아 있는 한국 현대사’ 시리즈는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1945년부터 박정희가 시해당한 1979년까지의 역사를 다룬다.

    1945년부터 1959년까지 다룬 첫 권은 <산골 대통령 한국을 지배하다 – 이승만시대, 가혹한 경찰국가>, 1960년부터 1979년까지 다룬 둘째 권은 <국민을 위한 권력은 없다 – 개발독재, 병영국가>이다.

    1959년생인 저자 임영태에게 이승만 시대는 곧 아버지가 겪은 시대이고, 박정희 시대는 저자 자신의 감수성 풍부한 어린 시절이다. 정부는 한국사를 안 해도 그만인 선택과목으로 괄시하지만, 저자는 ‘기성세대가 겪은 일을 후대에게 상세하게 알려줄 의무와 책임’을 느끼고 이 책을 집필했다.

    산골대통령

    <이승만 시대, 가혹한 경찰국가> 주요내용

    ‘살아있는 한국 현대사’ 1권이다. 저자는 이 시대를 ‘과대반공국가의 가혹한 폭력의 시대’라고 정의했다. ‘산골대통령과 관제 민의대가 지배한 사회’라고 규정했다. 이념 대립과 분단, 전쟁 속에서 국민은 국가폭력의 가련한 희생자가 되었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며 국민의 인권을 억압하는 독재자의 길을 걸었다.

    먼저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한 원인을 살펴보고, 영어 열풍의 원조가 된 미군정과 통역정치,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한 카이로선언과 포츠담협정, 그리고 해방 후 여운형이 주도한 건국준비위원회, 국민 분열의 씨앗이 된 신탁통치 분쟁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미군정의 벌거벗은 속살을 드러낸 10월 민중 항쟁, 제주도를 피로 물들인 4·3사건, 한국 사회 갈등의 원형이 된 여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친다.

    단독정부 수립, 대한민국 초대 헌법을 살피고, 헌법 위에 군림하면서 우리 사회를 지배한 국가보안법, 이승만과 김구, 혁명의 예방을 위한 농지개혁 등을 다룬다.

    동족상잔의 비극 한국전쟁을 자세히 설명하고, 국민을 버리고 간 정부가 국민을 심판하는 도강파와 잔류파, 인간의 광기를 여실히 드러낸 민간인 학살, 지옥보다 심한 참상을 연출한 국민방위군사건의 진실을 파헤친다.

    민주주의를 시궁창에 빠뜨린 부산 정치 파동, 경찰국가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산골 대통령과 민의 대통령, 원조 경제와 관료 자본주의, 50년대의 심각한 실업 문제도 중요하게 설명한다.

    국민들이 ‘정말 못 살겠다’고 마음속으로 소리친 1956년 대선, 그리고 몰락을 향한 질주가 시작되는 사사오입 개헌, 언론 필화 사건, 조봉암과 진보당 사건의 진실도 볼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임영태는 전문 연구자가 아니고 일반 연구자이다. 학생운동과 사회운동에 젊은 시절을 헌신하고, 뜻한바 있어 현대사 연구에 매진해왔다. ‘기성세대의 경험을 후대에게 알려줄 의무와 책임’이 있다는 것. 그것이 기성세대의 자기성찰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그의 저술은 강단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그만큼 쉽고 대중적이라는 것. 실제로 이 책은 민주적 시민의식과 건강한 역사의식을 가지기를 바라는 그의 20대 초중반 자녀를 1차 독자로 상정하고 집필했다.

    사실 40대, 50대도 자기가 실제로 겪은 일이 아니면 현대사에 대해 무지하기 쉽다. 그래서 한국현대사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귀동냥 정도로 약간 아는 사람이 읽어도 쉽게 이해하도록 배려했다. 현대사 연구 초보자들에게는 각권 300개 전후의 각주를 통해 더 읽을거리, 더 생각할 거리를 던져줘, 한국 현대사 연구에 본격 입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좌우의 이념적 편향을 뛰어넘고 사실에 기초한 현대사 이해의 교본 역할이 되도록 했으며, 정치사, 정사에만 얽매이지 않고 우리 국민의 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 사건을 함께 생각해보도록 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현대사와 함께 자신이 겪어온 삶을 돌아보고 성찰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역사적 인물 뿐 아니라 자기 주변의 평범한 보통사람들이 현대사를 어떻게 겪어왔는지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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