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히 실패할 것 같았던
사랑스런 꿈이 현실이 된 이야기
[책소개]《빅스톤갭의 작은 책방》(웬디 웰치/ 책세상)
    2013년 07월 13일 12:5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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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8천 권의 책이 작은 마을을 소생시키다!

행복한 삶이란 무엇일까? 성장과 속도를 강요당하고, 자신이 삶의 주인이 되지 못하는 ‘피로사회’를 떠나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삶의 공간을 바꾸고 새로운 인생을 사는 이들의 사연은 어느새 TV 다큐멘터리와 출판시장의 트렌드가 되었다. 도시를 떠나는 사람들의 삶의 양상도 ‘귀농’에서 ‘지식 노동자들의 귀촌’으로 점점 진화하고 있다. 도시에 남은 사람들은 그런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반쯤은 희망이 섞인 부러움의 시선으로, 반쯤은 회의에 찬 시선으로.

여기, 안락한 삶을 보장해주는 근사한 직장과 편리한 도시의 삶을 내려놓고 과감히 다른 선택을 한 부부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웬디 웰치와 잭 벡은 언젠가 작은 책방을 내는 것이 꿈이었던 애서가 부부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은 ‘독사 굴’ 같은 직장을 때려치우고 애팔래치아 산맥이 자리한 작은 산골 마을 빅스톤갭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거기서 뜻밖의 기회와 맞닥뜨리고, 오랫동안 품어온 꿈을 실현해보기로 결심한다.

무엇이 이 충동적이고 대책 없는 낙관주의자들을 가로막았을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촉발된 경기 침체와, 죽어가는 지역 공동체 그리고 전자책의 공습이 그것이다. 게다가 두 사람은 책방을 어떻게 운영하는지도 전혀 모른다!

그러나 열거하자면 끝도 없는 난관에도 불구하고, 이들 부부는 산골 주민들의 도움으로, 그리고 책에 대한 끝없는 애정을 연료 삼아 책방 운영에 성공하고, 나아가 지역 공동체를 살리는 데에도 큰 몫을 한다.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은 사람과 책에 관한 이야기이자, 사람과 책의 힘으로 죽어가는 한 마을을 활기로 가득 채운 실화의 기록이며, 무엇보다도 ‘다른 삶의 가능성’을 꿈꾸는 이들에게 무한한 영감을 제공해주는 책이다.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에는 한 부부의 귀촌 성공기 이상의 다양한 레퍼런스가 담겨 있다. 이 책은 오랫동안 품어왔던 꿈을 이룬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자기계발서이기도 하고, 헌책방을 개업하고 성공적으로 운영하기까지의 과정과 마케팅 비법이 담긴 경제경영서이기도 하고, 지역 공동체와 인간성의 회복 그리고 소상인 부흥과 건전한 소비를 역설하는 사회과학서이기도 하고, 책과 독서의 가치를 일깨우는 문학서이기도 하다.

도시에서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은 또다른 삶의 가능성을 제시해주는 희망의 보고서로 다가갈 것이다. 웬디와 잭 부부의 이야기는 행복을 찾아 언젠가 떠날 우리에게 용기를 북돋워주는 격려에 다름 아니다.

이 책에 실린 페르시아 시인 하피즈의 말처럼, “행복은 당신의 이름을 들은 순간부터 당신을 찾아 거리를 헤매며 뛰어다니고 있”다. 이제 그 행복을 찾아 떠날 시간이다.

작은 책방

좌충우돌 애서가 부부의 웃음과 눈물, 그리고 감동의 기록

주중에는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주말에는 소규모 공연에서 노래를 부르고 이야기 구연을 하며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스코틀랜드 출신 남편과 미국인 아내가 있다. 나이차가 20년이나 나는 이 부부는 아이가 없는 덕에 한곳에 오래 정착하지 않고 이 나라 저 나라 옮겨 다니며 몇 년씩 사는 생활을 계속한다.

그러다가 아내 웬디가 마지막 직장에서 경쟁과 암투에 치여 영혼이 피폐해질 무렵, 부부는 사표를 던지고 버지니아 주 애팔래치아 산맥이 자리한 산골로 바람을 쐬러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마음에 쏙 드는 낡은 에드워드풍 저택을 충동적으로 매입하고, 저택 2층에 살면서 1층에는 오랫동안 꿈꾸어왔던 헌책방을 열겠다는 원대한 계획에 착수한다. 이렇게 해서, 지역 출신의 문인인 존 폭스 주니어의 작품 이름을 딴 ‘테일스 오브 론섬 파인’이라는 이름의 헌책방이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모든 애서가의 꿈인 ‘자기만의 책방을 여는 것’은 대형 서점과 인터넷서점과 전자책이 시장을 장악한 오늘날에는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가 되었다. 21세기에 자영 서점을 열어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호황을 누리고 있는 대도시에서조차 수월한 일이 아니다.

하물며 인구 5천이 될까 말까 한 산골 마을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마을 사람들은 책방 하나 없는 마을에 헌책방이 생긴다는 것에 반가워하면서도 뒤에서는 ‘미친 짓’이라고 수군댄다.

문제는 또 있다. 돈은 떨어져가는데 막상 책방을 개업하려니 ‘물건’이 턱없이 부족하다. 웬디는 당장 헌책 사냥에 나선다. 그리고 책 기증도 무분별하게 받아서 집은 순식간에 고물상이 된다. 천신만고 끝에 마침내 두 사람은 책방을 열지만, 마을 주민들은 책방이 일 년 안에 문을 닫을 거라고 믿는다.

실제로 웬디 부부는 개업 날을 제외하고는 고전을 면치 못한다. 책방의 존재가 너무 안 알려진 탓이다. 이웃들은 친절한 얼굴로 이들을 도와주면서도 여섯 달 안에 책방이 망한다는 데 돈을 건다. 그러나 웬디와 잭은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의 대형 할인매장 앞에서 몰래 전단지를 나눠주는 방법으로 광고를 하고 동분서주해 책방을 기사회생시킨다.

그러나 하나의 문제를 풀고 나면 다른 문제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귀한 초판본이랍시고 벌레가 쏠거나 개가 뜯어먹은 책을 비싼 값에 팔러 오는 손님들을 상대해야 하고, 아무도 찾지 않는 철 지난 베스트셀러 한 자루와 희귀본 한 권을 맞바꾸려는 도둑놈 심보를 가진 손님들과도 싸워 이겨야 한다.

그러나 웬디와 잭은 이런 일련의 시련을 겪는 와중에도 책방을 근근이 유지하면서 돈 안 들이고 광고하는 법, 헌책 마니아들에게 신뢰를 얻는 법 등등 많은 노하우와 교훈을 얻는다.

새로운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해 열기 시작한 작은 모임들은 이들 부부의 헌책방을 마을의 문화회관 같은 장소로 만들어준다. 글쓰기 모임, 뜨개질 모임, 소규모 콘서트 따위의 작지만 알찬 행사들은 이렇다 할 문화 활동을 할 수 없는 무료한 폐광촌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책방은 어느덧 마을 사람들의 사랑방 같은 곳이 된다.

한편으로 폐광으로 경제가 무너진 작은 마을의 특유의 폐쇄성과 배타성, 그리고 ‘이렇게 별 볼일 없는 곳에 기어들어 오다니 당신들도 별 볼일 없는 사람들이다’ 같은 냉소주의는 여전하다. 그러나 그와 같은 냉소와 폐쇄적인 분위기도 잠시잠깐 머물고 떠나버리는 도시 사람들에게 상처받은 산골 주민들의 자기방어 기제였음을 깨달은 웬디 부부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빅스톤갭에 머물겠다는 의지를 증명해 보이고, 불화로 서로 등을 돌리게 될 뻔한 주민들과의 위기를 무사히 넘게 된다.

웬디 부부의 책방은 점점 입소문을 타고 더 많은 손님을 끌어들인다. 헌책방이라는 장소가 지니는 특성 때문에, 책방에는 가지각색의 사연을 지닌 이들이 모여든다.

소중한 이가 세상을 떠난 사람들, 연인 혹은 배우자와 이별한 사람들이 책을 기증하거나 팔기 위해 그들을 찾아오고, 그곳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의 상처를 치유받는다.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 특성 때문에 화마에 모든 것을 잃은 이들이 다시 장서를 마련하기 위해 책방을 찾는 사연, 치매 어머니를 돌보는 현실을 잠시나마 잊기 위해 스릴러소설을 찾는 여인의 이야기, 웨스턴 코너에 잘못 꽂혀 있던 성애소설을 사간 후 새로운 장르의 문학에 눈을 뜬 남자의 익살스러운 에피소드, 치매로 세상을 쓴 한 여인의 장서로 그녀의 생애를 유추해보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까지, ‘테일스 오브 론섬 파인’ 책방은 마을의 온갖 사연을 함께 나누는, ‘책으로 마음을 달래는 선술집’과도 같은 곳이 되어간다.

웬디와 잭은 자영 서점들과의 연대를 위해 미국 중남부 지역의 헌책방 순례를 다니고, 그곳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기도 한다. 인터넷서점과 대형 체인 서점이라는 넘을 수 없는 벽과 전자책의 빠른 확산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비전과 아이디어 그리고 인간의 온기라는 무기로 개성 넘치는 공간을 꾸려나간다면 자영 서점도 굳건하게 버텨나갈 수 있겠다는 사례들을 목격한다.

이후 이어지는 ‘헌책방 주인의 추천 도서 목록’과 ‘명작 반열에 오르지 말았어야 할 명작 10선’은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해주는 이 책의 백미다. 웬디 부부와 헌책방을 함께 꾸려나가는 스태프들이 뽑은 추천 목록에는 우리가 익히 아는 <분노의 포도> <허영의 시장> 같은 고전들은 물론, 아직 번역 소개되지 않은 작품들도 다수 소개되어 있어 애서가들의 눈길을 붙잡는다.

헌책방 글쓰기 모임의 회원들이 뽑은 ‘명작 반열에 오르지 말았어야 할 명작 10선’은 고전을 삐딱하게 바라보는 시선과 유머가 돋보이는 목록이다. 누구나 명작으로 치켜세우는 <모비 딕>이나 <안나 카레니나>와 같은 작품들을 두고 글쓰기 모임 회원들이 벌인 난상토론을 읽다 보면 왠지 모를 후련함과 함께 공감의 웃음을 터뜨릴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마을 사람들이 웬디 부부의 헌책방 ‘테일스 오브 론섬 파인’을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곳으로 여기기 시작하면서 그들 부부는 서서히 마을의 주민으로 받아들여지고, 그들의 책방은 어느덧 빅스톤갭의 없어서는 안 될 명물로 자리 잡게 된다.

어느 겨울날 한 손님이 그들 부부에게 선물하고 간 최상급 스카치위스키에 동봉된 쪽지가 그것을 증명해준다.

“친애하는 잭과 웬디, 당신들이 나타나기 전에는 우리가 뭘 하고 지냈는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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