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99도다!
[서평] 『100℃- 뜨거운 기억, 6월민주항쟁』(최규석/ 창비)
    2013년 07월 06일 12:4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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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계속 가열한다면 온도는 점점 올라갈 것이다. 겉으로는 몇 도인지 티가 나지는 않아 모르지만, 언젠가 100℃에 다다르면 그제서야 물은 끓어오를 것이다.

사람은 사회 밖에서는 살 수 없다. 현재 더 이상 사회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공간은 남지 않았을 뿐더러, 사회에서 익힌 것 혹은 사회에서 영향을 받은 것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개인은 사회에서 벗어나는 것을 선택할 수 없으며, 심지어 대부분의 경우에는 자신이 사는 사회를 선택할 수 없다.

개인의 생활은 사화 내부의 다양한 움직임에 대해서 더 커진다. 개인은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것들과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리고 사회가 개인에게 가하는 이 영향중에는 때때로 옳지 않은 방식으로 다른 누군가의 것을 나눠 주거나, 가져간다. 옳지 않다고 얘기하기로 마음을 먹는다면 옳지 않은 상황을 부조리한 상황으로 잘 인식하고 있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이 특정 부조리를 접했을 때, 처음부터 상황에 대해서 부조리라며 부정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여러 상황과의 비교, 다른 이의 시선을 통해서 재인식 등 특정 계기를 통해서 현 상황을 다시 돌이켜 본다. 그 도중 자신이 겪고 있는 불편 혹은 책임이 부당한 것인가에 대한 성찰 끝에 상황을 부조리로 접하는 것이 가능하다.

부조리를 접할 때 개인이 할 수 있는 선택 중 하나는 부조리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위의 지위로 올라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가능 여부를 떠나서도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방법이다.

다른 선택지는 부조리를 수용하는 것이다. 실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조리들에 대해서 부당하지만 당연한 무언가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방법은 결국 문제를 포기하고 잊는 것 이므로 지속적으로 부조리를 더 강화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선택지는 부조리를 깨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다.

부조리를 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선택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사회 혹은 부조리에 대한 공부이다. 부조리가 어떤 종류의 상황에서 어떻게 생겼고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야만 한다. 부조리에 관해 전부를 아는 것은 불가능하면서도, 아는 것 역시 전부는 아니다.

그 뒤에는 행동이 이어져야한다. 사회를 바꾸고자 하는 행동이 없으면서 부조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자조나 자위 이상으로 남기 힘들다. 부조리를 깨고자 행동을 한다면 결국 사회를 바꿔야 한다.

하지만 사회는 특정한 물질이 아닌 하나의 큰 집합이다. 사회라는 이름의 다양한 삶의 방향을 지닌 개인들의 집합은 전체적인 변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전체적인 변화 경향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서는 결국 각 개인들의 삶의 방향을 바꿔야만 한다.

하지만 어떤 상황을 부조리로 해석하는 사람이 있다면 동시에, 부조리라 인식함에도 다른 대안이 없기에 현 상황을 유지해야한다고 하거나 심지어 잘못됨을 부정하고 현 상황이 옳다고 믿는 사람 역시 있다. 각 개인이 상황에 대해서 인식하는 바는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과 생각이 다른 개인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할 수도 없으며, 강요하는 방식으로는 생각이 다르다며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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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운동은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와 설득을 하는 과정이다. 운동이 만약에 사회를 바꿔야하는 것을 향한다면, 운동의 방향은 결국에 자신의 생각과 가까운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운동은 결국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통해서 자신 혹은 타인의 생각을 바꿔 나가는 과정일 것이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는 과정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사회 변화의 처음과 끝은 아닐 것이다. 수없이 누군가에게서 다른 누군가로 이야기가 이어지는 속에 결국 옳고 그름의 여부와 별개로 갈등이 해소될 수 없는 상황들이 있다. 그리고 갈등이 물리적으로 가시화가 된다. 갈등은 가시화 된 이후, 사회적으로 더 높은 권력을 지닌 사람을 꺾기 위해서 이미 깔려있는 권력을 뒤집을 수 있는 영향력을 끼칠 정도의 사람을 모아내야 한다.

그리고 많은 함께함으로써 생기는 힘이 사회 속에 박힌 권력을 뒤집었을 때, 결국 부당한 권력 관계는 붕괴한다. 결국 수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그 마지막에 수많은 사람이 함께하는 행동으로 사회는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행동은 언제 올지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다만, 언젠가 오리라 믿으며, 또 그 상황을 더 앞당기기 위한 노력들을 자신의 자리에서 하는 수 밖에 없다.

전체 물의 온도가 몇 도이든 그 중에는 끓는 물에 가까운 운동에너지를 갖는 분자는 항상 일정 비율 이상 있다. 만약에 그 분자가 주변의 분자에 에너지를 덜어 옆의 분자들의 에너지를 같이 올리지 않는다면, 그 분자 하나만이 단순히 증발할 뿐이다. 물을 계속 가열하는 중, 그 중에서 먼저 달아오른 분자가 옆 분자에 온도를 차츰 전달하는 과정에서 결국 모든 물이 끓어오르게 될 것이다.

필자소개
학생. 연세대 노수석 생활도서관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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