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노동자의 임금, 궁금하나?
        2013년 07월 03일 02:4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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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현대자동차 노사간 단체교섭을 앞두고 회사측에서 매년 노동조합에 통보하는 조합원(종업원) 임금기초자료를 간단하게 분석해본다.

    2013년 3월 19일 기준으로 작성된 임금기초자료에서 통계에 각각의 수당과 상여금, 성과금, 일시금 등은 2012년 기준으로 평균값을 산출하였다.

    현대자동차지부(노동조합) 조합원의 평균 근속년수 약 20년, 부양가족 4인 정도가 되는데, 아래 표는 평균값으로 기본금, 통상금, 월할임금, 평균임금, 총액임금을 정리한 것이다.

    임금구성(그림)

    수년 전부터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연봉이 9,000만원에 이르자 현대차 노조(지부)가 파업이라도 할라치면 ‘조선, 중앙, 동아’부터 자본 언론들이 게거품을 물고, “고임금 노동자, 귀족노동자들의 배부른 투쟁”이라고 길길이 날뛰는 꼴을 보게 된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내에서 그동안 정책 분야에 몸 담았던 몇몇 동지들도 우리끼리 모여서 “앞으로 우리는 고액연봉자, 귀족노동자가 아닙니다.”, “잔업특근이 어쩌고, 저쩌고…. 이런 변명같은 소리를 하지말자”고 약속(?)한 기억이 있다.

    그래서 변명을 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내 생각은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평균 연봉이 9천2백만원인데, 이는 대한민국에서 삼선전자 다음으로 국내 2위 기업이라는 현대자동차(주)에서 20년을 근속했고, 4인 가족을 부양하는 노동자가 1년 동안 평균 2,500시간의 장시간 노동을 했다면 당연히 받아야 할 임금이라고 본다’

    위 표에서 확인할수 있는 것은 현대자동차의 임금구조가 너무나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기업의 경영성과와 연동해서 매년 교섭을 통해 확정하는 일시금, 성과금은 경영 실적이 어려우면 당장 없어질 임금이고, 생휴-년차-월차휴가도 사용 정도에 따른 변동성이 높고, 시간외 수당의 경우 시장 상황이 어려우면 특근, 철야, 잔업 등이 중단되기 때문에 언제든지 없어질 수 있는 임금들이다.

    그나마 단체협약을 통해서 고정적으로 받을수 있는 임금은 통상임금과 상여금이다. 위 표에서 나타나듯이 통상임금+상여금(월할)을 합한 ‘월할임금’이 3,937,172원으로서 총액 임금의 절반 수준인 51%에 머물고있다.

    이것은 기업경영 상황이 어려워질 경우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임금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한가지 더, 위 표에서 나타나듯이 현대자동차에서 가장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기술직(생산직) 노동자들의 월 임금 총액 중 시간외 수당(연장근로, 철야작업, 휴일특근)이 무려 1,632,639원나 된다.

    임금 구성에서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임금 규모가 낮고, 변동성 임금이 많다보니 “일 할 수 있을 때 죽도록 일해서 한푼이라도 더 벌어놓자”라는 심리가 작동하면서 전세계 최장시간 노동에 허덕이면서, 매월 4~6명의 동료 노동자가 죽어나가는 모습을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면서도 잔업과 특근에 매달리는 것이다.

    결국,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을 근절하고, 그만큼 일자리를 나눠서, 청년실업자들의 일자리를 만들고, 불법적으로 사용되고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려면 근본적으로 불안정한 현대자동차 임금 구조를 바꿔, 안정적인 임금을 보장하는 월급제로 바꿔야 한다.

    노동자 개개인의 임금 중 절반 이상이 경영성과와 교섭력, 장시간 노동으로 채워지는 이런 임금 체계에서 사회적으로 아무리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을 “돈의 노예, 귀족노동자, 배부른 노동자”라고 손가락질해봐야 뭔 소용이겠는가?

    특히 1998년 1만명 이상의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이 쫒겨나는 것을 직접 목격했던 노동자들이, 당장 기업의 흥망에 따라 임금이 반토막이 날지, 언제 짤릴지, 모르는 불안 심리에서 벗어나도록 임금과 고용 안정에 대한 제도적인 보장을 못해 주면서 그 노동자만 탓 할 일이 아니지 싶다.

    2013년 단체교섭에서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완전 월급제'(전 직군 통상금 26% 고정 O/T수당)가 그래서 더욱더 중요한 것이다.

    필자소개
    전 현대자동차노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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