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심판이 죽었다
[야구좋아] 오심에 스스로 무너지는 심판의 권위
    2013년 07월 03일 02:0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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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 오늘도 (스트라익) 존이 정신을 못 차리네” KIA 이순철 수석 코치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최근 삼성전에서다. 선동렬 감독도 일침을 가했다.

팬들의 분노가 한계를 넘어선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 되어버렸다. 쓰레기통이 경기장 안으로 떨어지는 일, 만취한 팬들이 펜스를 넘는 일. 경기장은 아비규환이 된다. 그 아비규환 속에 심판은 그렇게 있곤 했다.

물론 심하다고 할 정도의 불상사들은 10여 년 전 혹은 그 이전에나 종종 야구장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심지어 팀 버스가 불타오르는 일까지 있었지만, 사실 요즘은 거의 찾기 힘들지 않나.

가족 관람이 보편화되고, 팬들의 관람수준 역시 흘러간 시간만큼 높아졌다는 반증이다.

과거 팔 빠지게 던졌던 혹사의 시기를 지나 투수 분업화가 정착되었고, 다양하고 세세하게 짜여지는 작전까지. 국제대회에서도 야구 강국 중 하나로 이름을 알렸고, 처음 프로야구에서 직접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케이스도 생겼다. 점점 문화의식적인 부분으로 눈길이 돌아가는 것은 그래서 이상한 일이 아니다.

때문에 선진화된 프로야구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할 지금 시점에서도 우리는 가끔 헷갈리곤 한다.

프로야구 방송장면 캡처

프로야구 방송장면 캡처

심판들의 오심 문제는 그 중 최근 들어 가장 많이 거론된다. 물론 선수들도 홈런왕 강속구가 아니고, 심판들도 컴퓨터는 아니다. 심판의 판정은 분명 게임의 일부다. 완벽한 게임이 없듯이 완벽한 판정만을 강요할 수는 분명 없다.

하지만 그 판정이 너무 어이없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권위가 중요한 것은 맞지만, 그 권위가 그들 스스로의 판정에 의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 슬프면서도 애잔하다.

사실 야구 발전과 맞물려, 판정 능력이 아닌, 오심 능력만 눈에 띄게 발전하는 모습은 이채로운 것은 사실이다. 아니, 어쩌면 야구를 바라보는 눈이 많아졌기에 오심에만 예민해졌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난 6월 15일 잠실 넥센-LG전의 2루 오심에, 23일 문학 롯데-SK전에는 아예 바뀐 룰을 심판이 모르는 뉘앙스의 상황까지 벌어지자 점점 심판 옹호 의견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프로의식이 없는 아이러니한 모습이었다.

KBO와 심판위원회는 사과하고 주의하겠다고 말을 했지만,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29일 대구 KIA-삼성전만 해도 그렇다. 9회말 2아웃, KIA가 2점 앞선 상황 아웃 카운트 하나면 경기가 끝이었다.

그 상황에서 1루 주자 삼성 정형식은 도루를 시도했지만, 김선빈의 태그가 빨랐다. 경기는 이대로 끝나는가 싶었지만 그 순간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닌 상황이 벌어졌다.

판정은 아웃이 아니었다. 끝났어야 할 경기가 계속되었다. 이후 삼성은 역전에 성공했고, KIA는 다 이긴 게임을 놓쳤다. 단순한 역전이라면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는 명제에 충실한 명경기. 그러나 모두에게 찝찝함과 분노만 선사한 채 이 게임은 복기되었다.

올 시즌 이미 오심으로 난리가 났던 전례가 있지만, 과연 바뀐 것이 무언지 묻고 싶다. 적어도 법은 몇 번이고 항소라도 하며 문제제기에 있어 조금 더 치밀한 고민이 이뤄진다.

하지만 야구는 이제까지 그러지 못했다. 끝난 경기를 되돌릴 수도 없는 것이지만, 어쩌면 야구 그 룰 자체에 대해 가볍게 생각한 누군가들의 생각 때문은 아닐까 라고 생각이 든다.

분명 심판은 가능한 한 정확해야 한다. 프로야구에서 선수가 프로라면 심판도 프로여야 한다. 선수 위에 군림할 줄만 알고, 자신의 판정에 책임질 줄 모르는 심판은 신뢰받을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경기를 지배하는 것은 선수들이지 심판도 오심도 아니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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