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의 '슈퍼 갑' 횡포
[기고] 불법수사와 인권유린 지속되는데 우리 정부는 뭘 하나?
    2013년 07월 03일 10:5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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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14일 송탄 미공군기지(K-55) 정문 앞에서 한국외국인관광시설협회 회원 및 시민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불법 수사와 인권 유린 규탄 및 생존권 사수를 위한 결의대회가 진행됐다.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오프 리미트’(off-limit, 미군 장병 해당 업소 출입금지 조치)가 철폐될 때까지 무기한으로 농성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2일 현재 19일째 매일 오후 3시와 6시에 두 차례로 나눠서 집회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수 십 년간 미군 51전투비행단 소속 헌병대 수사관들이 미군부대 정문 앞에서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업주를 부대 안으로 불러 조사하고 오프 리미트를 일방적으로 내린 것이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되었다.

이는 명백한 불법 행위이자 주권 침해이다. ‘한미주둔군 지위협정’(SOFA 소파) 어디에도 미군이 우리나라 사람을 부대 안으로 불러 조사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가 없다.

더욱이 미 헌병대 수사관들은 2평 크기의 밀폐된 공간에서 조사를 진행했으며 해당 상인에게는 미 헌병대 조사실에서 수사를 진행한다는 통지도 하지 않은 채, 그냥 만나서 사건 협조만 해주면 된다는 식으로 통보했다.

이곳에 불려 들어간 상인들은 부대 밖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으나, 수사관들에게 협조 하지 않으면 오프 리미트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부대 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오프 리미트’를 당하면 3개월에서 무기한 영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그야 말로 ‘슈퍼 갑’의 횡포에 이들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대한민국 국민의 인권이 철저히 무시된 것이다.

또한 미 51전투비행단은 미군과 미군 관계자들로만 구성된 ‘미 군기조정위원회’를 열어 한국인 상인에게 출석 명령을 내리고 있다. 그리고 이 군기조정위원회에서 해당 업주들에게 ‘오프 리미트’ 여부를 결정한다.

이 또한 한미주둔군 지위협정(SOFA 소파) 어디에서도 근거를 찾아볼 수 없는 월권을 미군 부대에서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군기조정위원회’는 우리나라로 이야기 하자면, ‘군사재판’에 해당된다. 이러한 군사재판에 군인이 아닌 민간인이 참석해서 조사를 받아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심지어 한국인 변호사 등의 입회 아래 법률적 자문이나 조언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미군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그 불법성과 인권 침해가 심각하다.

이렇듯 대한민국 국민의 주권을 무시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오프 리미트는 당연히 폐지되어야 한다. 또한 미 당국은 군기조정위원회에 우리나라 국민을 출석시키는 월권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

그러나 미군 측은 오히려 평택시 신장동 일대에 집회 기간 동안 오프 리미트를 내리고 군기조정위원회 참석을 거부한 상인들을 대상으로도 오프 리미트를 자행해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부대 안에서 한국인에 대한 일 대 일 심문조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했다가 해당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수사에 임한 것이라는 궁색한 변명을 내 놓아 여러 시민들에게 공분을 산 게 전부이다.

지금까지 오프 리미트로 인한 폐해가 수 십 년간 지속되었고, 이해 격분한 상인들에 의해 집회가 열리면 그때마다 미 당국과 우리나라 관계 당국은 사과와 대책 마련을 약속하며 유야무야 넘어갔던 일이 수차례 반복되었다.

이제는 제발 더 이상 미군 측에 의해 우리나라 사람에 대한 주권과 인권 침해가 자행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 평택시 등 관계 당국은 나서서 재발 방지 대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 또 다시 이번 사건에 구렁이 담 넘어가듯 대응해서는 안 된다.

필자소개
진보신당 평택안성당협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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