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뜬다
    2일 출범 선언 예정… “주 100시간 노동, 산재 본인 처리”
        2013년 07월 01일 03:53 오후

    Print Friendly

    6월22일 전국 98개 서비스센터 노동자 중 일부가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금속노조 가입을 준비해 왔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는 1만 명 수준이라고 한다.

    준비위원회는 노조 가입 등 활동을 위해 모 포털서비스 스마트폰용 카페를 개설했다. 6월30일 현재 1천 명 넘게 가입했고, 계속 가입 노동자가 늘고 있다. 이 모바일 카페는 모임 당 가입자 수 제한이 있었으나 해당 포털사이트에서 5천 명까지 가입할 수 있게 조정한 상태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지난 2010년 삼성전자에서 분리하면서 노동조건이 더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잔업과 휴일수당, 낮은 기본급, 성수기 여름 주 100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 턱없이 부족한 출장비와 산업재해 개인처리 등 열악한 노동조건에 처해있다.

    삼성노동자

    “고층 아파트 벽에 달려 있는 에어컨 실외기를 목숨 걸고 수리하는데 위험수당은 고작 1만8천원.”(사진제공=삼성전자서비스지회 준비위)

    “주5일제 근무, 주말 가족 캠핑 소원”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삶은 1987년 노동자대투쟁 이전과 같다. 이 노동자들이 금속노조에 가입할 수밖에 없는 절절한 사연이 모바일 카페에 줄을 잇고 있다.

    “20년 넘도록 주말 건당 수수료 7천3백원을 받았다. 일이 많을 때는 죽을 것 같이 힘들고, 일이 없을 때는 굶어 죽을 것 같다.”

    “아침 8시 출근, 밤 10시 퇴근, 주말에도 일한다. 성수기 여름에 주 100시간 이상 일한다.”

    “시간외 수당과 휴일수당은 제대로 받지 못 한다.”

    “7시30분에 출근해 신제품 교육 받고, 저녁 8시에 석회와 교육을 받는다. 근무시간 내 교육받자고 얘기했다가 미친 놈 취급 받았다.”

    “고층 아파트 벽에 달려 있는 에어컨 실외기를 목숨 걸고 수리하는데 위험수당은 고작 1만8천원.”

    “출장서비스를 다닐 때 차량유지비와 통신비 모두 개인돈으로 처리한다. 고객이 수리가 마음에 안 들면 쥐꼬리만한 수수료도 받지 못 한다. 출장 시 회사 차량 이용하게 해달라고 했더니 거부당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가장 큰 소원은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서 벗어나 “주5일 근무하고 주말에 가족들과 캠핑”가는 것이라고 한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준비위원회가 뜬 계기는 지난 6월 부산 동래센터에서 시간외 수당과 휴일수당, 자재 당직 등 각종 수당을 제대로 지급하도록 협약서를 쓴 것에 대한 원청의 보복 때문이었다.

    삼성전자서비스 원청은 이 업체를 폐업하고 두 노동자를 해고했다. 6월12일 위정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준비위원장과 다른 한 노동자가 문자로 해고통보를 받았다.

    “불법파견 혹은 위장도급 혐의 짙다”

    금속노조, 민주당,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민변) 노동위원회 등은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전자서비스가 전자제품 A/S와 판매를 담당하는 서비스센터를 설립해 운영하면서 밖에서 보기에 독립업체로 보이는 협력업체(GPA)를 통해 인력을 위장으로 고용했고, 이들에 대해 도급계약의 강제조항을 통해 노무관리를 직접 하면서 원청인 삼성전자서비스는 법의 책임으로부터 빠져 나가는 명백한 위법행위라고 지적했다.

    삼성공문

    삼성전자서비스는 불법파견, 위장도급 혐의를 부정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준비위 제공)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에 따르면 원청인 삼성전자서비스는 98개 업체의 ‘슈퍼갑’으로 모든 인사와 경영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수료 배분을 본사가 직접 관리하고 손실시 불이익 △인력도 하절기(성수기) 수준에 맞추도록 강요 △노동자들의 일일근태와 실적 직접 관리하고 인력충원 서약서와 각종 대책서 작성 보고 △모든 업무의 전달은 본사에서 받고 처리방법, 처리현황, 결재까지 모두 본사 전산망을 통해 관리 △입사 시 ‘삼성 경영이념과 삼성인의 정신’ 교육 등을 받는 등 불법파견과 위장도급 혐의가 매우 짙다.

    법률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도급을 위장한 ‘바지사장’ 협력업체를 중간에 두고 서비스 노동자들을 관리한 것에 가까워 ‘묵시적 근로계약’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에 소속한 노동자들의 고용주는 업체가 아니라 삼성전자서비스 라는 뜻이다.

    노동부는 이런 의혹에 즉각 조사를 실시하지 않아 의혹을 사고 있다. 6월17일 금속노조, 민변, 민주당 등이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위장도급 의혹을 제기하자 노동부는 6월24일부터 한 달 간 수시 감독으로 40여명의 근로감독관을 투입했다.

    노동자들의 특별근로감독을 요구에 대해 노동부는 “특별감독은 법 위반 사항이 있거나 요건이 충족할 때 실시하기 때문에 수시감독 결과를 보고 진행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노동부가 수시 감독에 나서기 전날 6월23일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사장들에게 “협력업체가 자체 실적을 포함해 활동사항, 일일 근태보고 등을 삼성전자 본사 직원에게 보내지 말라”는 내용의 전자우편을 보냈다고 <한겨레>가 보도했다.

    6월 27일자 <경향신문>이 보도한 협력업체 사장이 쓴 편지에 따르면 “싱글이라는 내부망으로 보내는 모든 지시사항이나 업무 메일을 모두 지우라 하면서 본사 SV(차장급 간부)들이 방문해 협력사 사장, 경리, 팀장 전산을 강제로 로그인해 삭제”했다고 폭로했다.

    여러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하고 있는 ‘삼성전자서비스위장도급 공동대책위원회’는 6월25일 삼성전자서비스의 위장도급과 불법파견에 대해 적법한 조치를 취해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하고, 삼성전자서비스를 근로기준법 위반혐의로 고발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위장도급 의혹 등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수년간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참을 수 없어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7월2일 금속노조 가입을 선언하고, 노동3권을 가진 노동조합으로써 본격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기사제휴=금속노동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