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와 시진핑의 '다른' 꿈
[중국과 중국인]중국의 관심은 한국의 미·일 편향 정책의 전환 여부
    2013년 07월 01일 09:3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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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4일 간의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다. 2012년 11월말 시진핑이 총서기직에 오르면서 공산당이라는 조직의 목표와는 동 떨어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실현’이라는 중국의 꿈(中国梦)을 주창한 것처럼, 박근혜 대통령 역시 자신의 ‘북핵 절대 불허’ 정책을 중국이 받아들이게 하겠다는 꿈같은 목표를 갖고 중국을 방문했다.

외형상의 접대는 그럴 듯했다. 정치적으로는 시진핑에 이어 당 서열 2~3위인 리커챵 총리와 장더쟝(张德江) 전인대 위원장과 잇달아 접견하고 ‘한ㆍ중 미래비전 공동성명(中韩面向未来联合声明)’을 발표했으며, 72명의 대규모 사절단을 이끌고 간 경제 분야에서는 경제협력 강화와 국제금융위기 등의 외부적 경제위험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또 통신, 에너지, 환경, 기후변화 등 미래 영역에서도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동시에 관영 언론매체를 통해 박근혜의 인간적인 면과 중국에 대한 관심을 소개하는 등 성의를 표시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북핵 절대 불허’라는 꿈을 중국이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서는 외교정책, 특히 중국이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의 한국의 대미정책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즉 중국의 대북한 정책의 실질적인 변화는 현재도 또 앞으로도 한미관계, 특히 미국의 대중국 봉쇄 또는 견제 정책에 어느 정도 호응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국제무대에서의 영향력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지만 유일 패권을 지속하려는 미국은 앞으로 유일한 경쟁 상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에 대해 정치-경제-군사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통해, 군사적으로는 미-일-호주로 이어지는 태평양 방어선을 중심으로, 외교적으로는 미얀마, 베트남, 인도 등 역사적으로 중국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던 국가들에 대한 지원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물론 중국은 이러한 미국의 다방면의 견제를 돌파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으며 북한이 한반도에서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정책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해 온 것도 사실이고 또 현재는 국제정치 그리고 동북아에서 지속적인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최근 지속되어 온 북한의 지나친 자기중심적 행동으로 과거에 비해 중국에 있어서 북한의 완충지대 역할이 감소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중국에 대한 견제가 또 남북한의 대결이 종식되지 않는 한 중국에게 북한이 완전히 불필요한 존재가 될 가능성은 극히 적다.

박과 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최근 중국의 북한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 과거와 비교하면 상당히 변화하고 있지만, 반대로 경제적으로는 북한에 대한 민간인 관광확대, 노동인력 중국진출 확대 등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꽉 막힌 북한의 숨통을 틔어주고 있다.

반대로 한국은 여전히 미국 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미-중 사이에서 그나마 균형 잡힌 외교정책을 펼치려고 노력했을 뿐 이명박 집권 후부터는 철저하게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외교-군사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천안함 사건 이후 북한의 침략 대비를 명목으로 미국 해군을 중국의 앞마당까지 끌어들여 진행한 군사훈련에 중국이 보인 격한 반응을 박근혜 정부는 되새겨봐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중국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대미 일변도 정책으로 인해 명목상으로는 한국과 중국이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라는 낮지 않은 수준의 외교관계를 맺고 있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어떤 전략적 목표를 함께 세우거나 구체적인 실천도 진행할 수 없었다.

오히려 중국은 부상하는 국제적 위상에 걸맞게 북한에 대한 별로 실효성 없는 외교적 제제조치에는 참여하면서도 민간을 통한 경제적 지원으로 북한에 출구를 열어 주면서 경제 분야에서 북한의 중국 의존도는 더 심해졌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가 대북 문제에 있어서 최소한의 중국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한반도 더 나아가 동북아 문제에서 있어서 중국의 정책에 대한 최소한의 지지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 대미관계의 조정이 필요하다.

이익이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는 국가 간 관계에서 주고받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규칙이다. 한 쪽에 다 주면서 다른 한 쪽에 손을 내미는 것은 염치없는 짓이기도 하고 순진한 짓이기도 하다.

미국 방문 때 보다 더 많은 경제사절단을 대동하고 일본에 앞서 중국을 방문한 것이 이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충분히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실천해 볼 가치가 있다.

그러나 이번의 중국 방문이 단지 북한을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중국에 대한 한국 정부의 일방적인 요구에 그친다면 화려한 만찬 뒤에 뒤처리나 하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다.

많은 중국 언론들은 북핵 문제에 대한 양국의 공조보다는 벌써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미국 방문 때 보다 많은 경제 사절단과 일본보다 앞서 이뤄진 사실에서 한국외교의 대전환과 한미일의 균열을 예측하고 또 일본과의 역사문제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공동 대응 및 동북아에서 한중간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이후의 실천으로 이들의 꿈과 기대에 답해야 할 것이다.

필자소개
중국의 현대정치를 전공한 연구자. 한국 진보정당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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